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자전거 출근길에

New-Mountain(새뫼) 2019. 5. 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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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출근길에

 

오르막이 있는 길이지만 기어 하나 풀면 벅차지 않고

내리막도 있는 길이지만 브레이크 없이도 위험하지 않습니다.

올라가는 만큼만 내려가는 길이고

내려가면 조금은 다시 올라가야 하겠지요.

그렇게 힘겨움이 편안하게 되는 길입니다. 일상처럼.

 

가끔은 깜빡이는 신호등 앞에 멈춰 서서

걷혀가는 아침 안개의 서늘함이나

이젠 시들어가는 철쭉의 아쉬움이나

때 이른 아카시아 향내의 어색함까지

잠시 고르는 호흡과 섞을 수 있는 길입니다.

 

지나치는 차들은 빠르지만 곧 사라져 내 길은 늦지 않고

걷는 이들을 조심 피하기에 내 속도는 자랑이 되지 않습니다.

엊저녁에 갔던 길을 가는 것이고

가게 되면 오늘 저녁 다시 지나게 되겠지요.

그렇게 감당하며 익혀가는 길입니다. 일상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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