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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사진을 찍으며
- 뒷줄 끝에 계신 분
옆을 보지 말고 앞을 보세요.
남기기 위한 것일까, 남겨기지 위한 것일까.
어색한 몸짓으로 사람들의 오와 열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 주변을 이 시간과 묶어 가늠해 보았다.
함께 지금 사진을 찍어야 하는 인연이 있으리라.
어제 나란히 앉아 같이 밥을 먹었거나
몇일 전 사소한 언쟁으로 얼굴을 붉혔거나
말 한번 섞지 않고 그냥그냥 지내 왔으리라.
그런 저런 이들과 어색한 나까지 어울렸다.
훗날 그 어느 날은 또 어떨까.
혹 색 바랜 사진을 우연히 들여 보게 된다면
그 안에서 가늠해 볼 것을 무엇일까.
이제는 내게서 잊혀진 앞의 사람.
지금쯤 나를 잊어 버렸을 옆의 사람.
이름도 얼굴도 추억도 생각나지 않을 뒤의 누구와
조금이라도 덜 나이 먹은 어색한 나까지 어울렸어라.
사진 속의 그 때를 기억하거나 잊고 싶어할까.
사진 속의 사람들을 그리워하거나 잊고 싶어할까.
- 뒷줄 끝에 계신 분
너무 심각해요. 웃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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