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고마움에 대하여 - 눈오는 바닷가에서

New-Mountain(새뫼) 2019. 2. 2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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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움에 대하여

 - 눈오는 바닷가에서

  


한참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다 보았다.

물 밀려나간 바닷가에서

모래 위에 박혀져 있는

흐릿한 내 삶의 자취들.

나를 앞서거니 혹은 내가 앞서거니

깊게 패이는 힘도 떨어지고

작정한 방향도 정확하지 못하게

함께 걷고 있었다.

그래도 또각또각

딛는 대로 흔적은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면

그게 고마웠다.


조금더 걷다가 문득

뒤를 돌아다 보았다.

눈 쌓이는 바닷가에서

모래 위에 박혀져 있는 

흐릿한 내 삶의 흔적들.

눈오는 대로 덮이고 거기 또 덮였다.

눈밭인지 모래밭인지

가는 길인지, 돌아오는 길인지

오십은 정말 지천명인지를

생각하며 걷고 있었다.

그래도 뚜벅뚜벅

걸음처럼 글자가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면

그게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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