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5년 즈음

서울, 그 찬란한 아침에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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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장 후보 누구누구의 입성은 신문지로 바지뒷켠에 꾸겨두고 용감하게 전장하듯 앞으로. 또 하루다. 버스 정류장 한켠 간밤 누가 배앝아 놓은 오물뭉치에 쯧쯧 어찌 저리 마신담 야유할 수 있는 여유가 자랑스럽다. 똑 같은 방향의 좌석과 입석 버스가 나란히 달려오면 호기있게 좌석으로 뛰어오르지.빈 자리 없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흔들리는 풍경 사이로 아 벌써 유월이구나, 유월이구나.퍼어렇게 멍들어가는 서울을 본다.정말 푸르다.하늘도 가로수도.올 연말에 끝난다는, 아직 끝나지 않은 지하철 공사장에는 인부들이 한줄로 인원 점검이라도 받을량 서 있고 그 옆으로 차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서 있다. 시계를 보며, 차 앞유리를 힐낏힐낏 넘겨다 보며. 요 틈에 화장이라도 고치려는 한 아가씨의 정성은 차라리 애교스럽다. 한창 베스트셀러 책 표지를 자랑스레 앞으로 두고. 드디어 움직인다. 반사적인 시선들은 다시 시계 위로. 하지만 붉은 신호등 앞에서 다시 차량은 멈춰 서고. 운전기사 신경질스럽게 틀어놓은 라디오 방송은 어디어디 구간 정체 매우 심합니다 어쩌구 아침은 벌써 한쪽으로 찬란하게 쏠려 가는데 여기는 어디인가.여기는 어디인가. 얼마만큼이나 왔나, 어디까지 가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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