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89년~91년

신병교육대11 - 가스실에서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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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을 쥐어 뜯는 처절함이 있다.

누굴 위한 눈물인지도 모르는

애절함이 무섭게 쏟아내린다.

 

기껏해야 세평 네평 남짓

푸른 천막, 흰 연기

그 속에 묻힌 훈련병들은

섧게 울고 있다.

울다가 울다가

몸안 마지막 수분까지 쥐어짜려는 듯

아예 힘겨운 통곡을 하고

그리고 제 분을 이기지 못한

발악

 

이십 수년간 소화시켜 왔던 모든

깨끗함과 그렇지 못한 것들이 치오르고

다시 그 위에 뒹구는

제 모습을 보며

허공에 쏟아내는 언어들

 

이건 내가 아니다.

이건 나일 수 없다.

 

예서 나갈 수만 있다면

나가 한 모금 깨끗한 공기를

맘껏 들이킬 수 있다면

들어줄 이 없는 절규

독항 개스의 작용으로

눈물처럼 쏟아지는 감성

 

물러날 수 없는 여기는 개스실

호흡의 고통이 괴로운 슬픔이라면

흘러낸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도

결코 아프지 않다.

 

그렇게 이제사 시작하는 군생활

앞으로 살아가야 하는 긴 세월

그 황량한 개스실에서

가슴을 쥐어짜는 처절함으로

모르는 누구를 위한 눈물처럼

끝까지 살아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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