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국문소설,판소리

구운몽(주해)

New-Mountain(새뫼) 2015. 4. 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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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운 몽 /김만중

 

 

천하 명산이 다셧시 잇스니 동의는 동악 태산이오 셔의는 셔악 화산이오 남의는 남악 형산이오 북의는 북악 항산이오 가온대난 즁악 슝샨니라. 오악 듕의 오직 형산 가쟝 즁국의 멀어 구의샨이 그 남긔 잇고 동졍강이 그 북의 잇고 소샹강물이 그 샴면의 둘너시니 졔일 슈려한 곳이라.

그 가온대 튝융,쟈개, 쳔쥬, 셕늠, 년화 다셧 봉이 가장 노푸니 슈목이 샴녈1)하고 운무 엄예2)하니 쳔긔 확낭하고 일색이 쳥명치 아니하면 사람이 그 방불을 서슬보지 못하더라. 진나라 때예 션녀 위부인이 옥황샹졔 명을 바다 션동과 옥녀를 거나니고 이 뫼희 와 직킈니 신령한 일과 긔이한 거동은 다 층양치 못할너라. 당나라 시졀의 한 노승이 이셔 셔역 쳔츅국의셔 와 년화봉 샨슈 경개을 사랑하야 졔자 오육백 인을 다리고 년화봉 샹의 볍당을 크게 지어시니 혹왈 육여화샹니오 혹왈 육관대사라. 그 대새 대승법3)으로 즁생을 가라치고 귀신을 졔어하니 사람이 다 공경하야 생불이 셰샹의 낫다 일컷더라. 무슈한 졔자 즁의 셩진이라 하난 즁이 샴쟝 졍문4)을 몰을거시 업고 총명지혜 당하리 업스니 대새 극히 사랑하야 닙던 옷과 먹던 바리셰5)를 셩진의게 전코자 하더라. 대새 매일 모든 졔자와 더브러 불법을 강논하더니 동졍 룡왕이 화하야 백의노인이 되여 법셕의 참예하여 경문를 듯난지라 대새 제자를 불너 왈

"나난 늙고 병드러 산문 밧긔 나지 못하년지 십여년이니 너의 제자 듕의 뉘나를 위하야 슈부의 드러가 뇽왕끠 회사6)하고 도라올고"

셩진이 재배 왈

"소재 비록 불민7)하오나 명을 밧자와 가리이다"

대새 대희하야 셩진을 명하여 보내시니 셩진이 칠근가사를 떨처 닙고 뉵환장을 둘너 집고 표연이 동졍을 향하야 가니라 이윽하여 문 직큰 도인이 대새끠 고하야 왈

"남악 위부인이 팔개 션녀를 보내여 문밧긔 왓나니다"

대새 명하야 브르시니 팔션녀 차례로 드러와 녜하고 꾸러 안자 부인의 말삼을 살와 왈

"대사난 산 셔편의 잇고 나난 산 동편 잇셔 샹게 머지 아이하오대 자연 다사8)하와 한변도 법셕의 나아가 경문을 듯삽지 못하오니 처인의 도9)도 업삽고 또한 교인하난 의10)도 업삽기예 시비을 보내여 안부을 믓삽고 겸하야 쳔화션과와 칠보문금으로 구구한 졍셩을 표하나니다"

하고 각각 선과 보패로써 눈 우희 노픠 드러 대새끠 드린대 대새 친히 바다써 시자를 쥬어 불젼의 공양하고 또 합쟝하야 샤례 왈

"노승이 므슨 공덕이 잇관대 이러듯 샹션의 셩궤11)를 밧난고"

하여 인하야 큰 대연를 베플어 팔션녀를 대졉하여 보내니라.

팔션녀 대새끠 하직하고 산문 밧긔 나와 셔로 손를 잡고 니르되

"이 남악쳔샨 일슈 일샨이 다 우리집 졍계12)러니 뉵환대새 거쳐 긔거하신 후로난 변동 홍구 동계 인우기딕여 연화봉 승경13)을 지쳑의 두고 귀경치 못하연지 오랜지라. 이졔 우리 부인의 명을 바다 이 따희 와시니 쳔재일시14). 또 츈색이 아리답고 산일이 져무지 아니하어시니 이 됴흔 때을 밋쳐 져 노푼 대 올나 흥을 타며 시을 읇퍼 다소 풍경을 구경하고 도라가 궁듕의 쟈량하미 엇더하뇨"

하고 서로 손을 잇글고 완보셔행15)하야 올나 폭포의 나아 흐음가 보고 물을 됴차 날려 셕교샹16)의 쉬여시니 이때 졍히 춘샴월이라. 화초는 만발하고 운하17)는 자옥하대 봄 새소래예 츈흥이 호탕하고 물색이 사람을 만류하난 듯 하니 팔션녀 자연 심신이 산란하고 츈흥이 감발하여 참아 떠나지 못하야 셕교의 걸안자 좌우 경치을 희롱하니 낭낭한 욱음은 물소래예 화하고 연연한 홍쟝은 물 가온대 됴은하야 의연이 일폭 미인되로하면 손아래 남가탄지라. 왼갓 희롱하며 떠날 줄 몰르더니.

이때예 셩진이 동정의 가 믈결을 헤치고 슈졍궁의 드러가니 뇽왕이 대희하여 치니 문무졔신을 거나리고 궁문 밧긔 나 마자 드러가 좌를 졍한 후의 셩진이 복지하여 대사의 말샴을 낫낫 알왼대 용왕이 공경 사례하고 잔채을 크게 배셜하야 셩진을 대졉할새 션관션채18)난 인간 음식과 갓지 아니 하더라. 용왕이 잔을 들어 셩진계 샴배를 권하여 왈

"이 슐이 좃치 못하나 인간 슐과는 다른지라 과인의 권하난 졍을 생각하라"

셩진이 재배 왈

"슐은 광약19)이라. 불가20)의 큰 경게온이 감이 먹지 못하리로소이다"

용왕이 지셩으로 권하이 셩진 감이 사양치 못하야 샴배슐을 먹은 후의 용왕게 하직하고 수궁셔 발행하야 연화봉을 행하더니 연화산 하의 당도하니 취기 대발하야 호련 생각하야 왈

"사부 만일 내으 취면을 보면 일졍 즁죄하리라"

하고 가사을 버셔 모래우의 놋코 손으로 쳥강슈를 쥐며 낫 슷더니 문듯 기히한 행내 바람길으 진동하니 마음이 자연 호탕하니라. 셩진이 고히 여겨 왈

"이 행내난 예사 초목으 행내 아니로다. 이 산즁으 무샴 기이한 거시 잇도다"

하고 다시 의관을 졍졔하고 길을 차자 올라 가더니 잇때 팔션여 셕교샹으 안자는지라. 셩진이 뉵환장 놋코 합장 재배 왈

"모든 보살님은 잠간 소승으 말샴을 들으소셔. 쳔승은 연화도장 뉵관대사으 졔자로셔 사부으 명을 밧자와 용궁으 갓삽더니 이 조분 다리 우의 모든 보살님이 안자 계시니 쳔승21)이 갈 길이 업셔 비나니다. 잠간 올마 안자셔 길을 빌이소셔"

팔션여 답배 왈

"쳡등은 남악 위부인으 시녀옵더니 부인으 명을 바다 연화도장 뉵관대사계 문안하옵고 도라오난 길으 이 다리 우으 잠간 쉬어삽더니 요예문에 하여시되 남자는 왼편으로 가고 여자는 올흔편으로 간다 하오니 쳡등은 몬져 와 안자사오니 원컨대 화샹은 다른 길을 구하옵소셔"

하거늘 셩진이 답 왈

"물은 깁삽고 다른 길이 업사오니 어대로 가라 하신잇가"

션여 답 왈

"옛날 달마존자라 하난 대사는 역고닙을 타고도 대해을 뉵지갓치 왕내하여시니 화샹이 진실노 뉵관대사의 졔자실진댄 반다시 신통한 도슐이 잇슬거시니 엇지 이갓턴 조고만한 물을 건네기을 염여하시며 안여자로 더부러 길을 닷토시리가"

한대 셩진이 대소 왈

"모든 낭자의 뜨슬 보오니 이난 반다시 갑슬 밧고 길을 빌이고져 하시니 본대 가난한 즁이라. 다른 보화난 업삽고 다만 행장으 진인 바 백팔 염쥬 잇삽더니 빌건대 일노 셔 갑슬 드리나니다"

하고 목의 염쥬얼 버셔 손으로 만치더니 도화 한가지을 던지거늘 팔션여 그 꼬셜 귀경터니 꼿시 변화하야 네 쌍 구실이 되여 생광은 만지하고 셔기난 반공으 사모찻신이 행내난 쳔지의 진동한리라. 팔션여 그졔야 기동하며 대강 말하여 왈

"과연 뉵관대사의 졔자로다"

하며 각각 한나식 손의 쥐고 셩진을 셔로 도라보고 우스며 바람을 타고 공듕을 향하야 가더라. 셩진이 홀노 셕교샹의셔 눈을 들어보니 팔션녀 간대 업난지라 이윽하야 채운이 흣터지고 향내 끈쳐지니 셩진이 마음을 진졍치 못하야 어린듯 취한듯 도라와 뇽왕의 말삼을 대사끠 알외대 대새 왈

"엇지 졈으온22)"

셩진이 대 왈

"뇽왕이 심히 말류하옵기예 참아 떨치지 못하야 지쳬하여이다"

대새 대답치 아니하고

"네 방으로 가라"

하신대 셩진이 도라와 방의 혼자 븬방의 누어시니 팔션녀의 말소래 귀예 쟁쟁하고 얼골빗슨 눈의 암암하야 압픠 안자난듯 엽픠 단기난듯 마암이 황홀하여 진졍치 못하난지라. 문득 생각하대

"남아로 샴겨나셔 어러셔난 공맹23)의 글을 닑고 자라나셔 뇨슌24)가탄 님군을 셤겨 나가면 백만 대군을 거나려 적진의 횡행하고 드러셔난 백귀의 재샹이 되어 몸의난 금포를 닙고 허리예 금닌을 차고 인쥬을 읍양하고 백셩을 딘무25)하고 눈의난 알잇다온 미색을 희롱하며 귀예난 조흔 풍뉴소래를 듯고 영화를 당대예 쟈랑하고 공명을 후셰예 젼하면 진실노 대장부의 일이어늘 슬프다. 우리 불가는 다만 한바리 요셰밥과 한잔 졍화슈요 슈샴권 경문과 백팔념쥬 따람이오되 허무하고 그 덕이 젹멸하니 가령 도통을 어든 샴혼구백이 한번 불곳 속의 흣터지면 뉘한낫 셩진이 셰샹의 낫던 줄을 알이요"

이러구러 잠을 일우지 못하야 밤이 임의 깁펴난지라. 눈을 가므면 팔션녜 압픠 안잣고 눈을 떳 보면 믄득 간대 업난지라. 셩진이 크게 뉘읏쳐 왈

"불법공부난 마암을 졍하난 거시 졔일이어늘 이 샤심이 이러탓 하니 엇지 젼졍이 되리오"

하고 즉시 념쥬를 궁구리며 념불을 하더니 홀연 창 밧긔 동재 급피 불너 왈

"사형은 자시난가 사뷔 부르시더니라"

셩진이 대경하야 동자를 딸와 밧비 드러가니 대새 모든 졔자로 시위하고 춋불이 낫가탄지라 대새 크게 대노하야 왈

"셩진아 네 죄를 아난다"

셩진이 크게 놀나 신을 벗고 뜰의 나려 복지하여 왈

"소저 사부를 셤견지 십년이 너머시되 죠곰도 불슌불공한 일이 업사오니 죄를 아지 못하여이다"

대새 대노하야 왈

"네 뇽궁의 가 술을 먹으니 그 죄도 잇거니와 오다가 셕교샹의 팔션녀로 더브러 언어를 희롱하고 꼿 껏거 주어시니 그 죄 엇더하며 도라온 후 션녀를 권념26)하야 불가의 경계난 젼혀 닛고 인간부귀를 생각하니 그러하고 공부을 엇지 하랴 네 죄 즁하니 이곳의 잇지 못할거시니 네 가고져 하난대로 가라"

셩진이 머리를 두드려 울며 왈

"소저 죄 닛사오니 알욀 말삼이 업거니와 뇽궁의 술 먹기난 쥬인의 강권하미오. 셕교의 슈작하기난 길을 빈일이옵고 방의 들어가 망념의 생각이 잇사오나 즉시 그른 주를 알아 다시 마암을 졍하여사오니 무슴 죄 잇난시가 셜사 죄 잇사온들 달쵸나하야 경계하올거시연늘 박졀이 내치시니 소재 십이셰예 부모를 바리고 친쳑을 떠나 사부임끠 의탁하야 마리을 깍가 중이 되엿사오니 그 의을 닐은 즉 부자의 은혜 집고 사졔의 분이 중한지라 사부를 떠나 연화도장을 버리고 어대로 가라 하시난잇가"

대새 왈

"네 마암이 대변하여시니 산즁의 잇셔도 공부를 일오지 못할거시니 사양치 말고 가라 연화봉을 다시 생각할진대 차즐 날이 이시리라"

하고 인하야 크게 소래하야 황건역사를 불너 분부하되

"이 죄인을 영거하여 풍도의 가 염왕끠 부치라"

셩진이 이 말삼을 듯고 간장이 떠러지난 듯한지라. 머리를 두드리며 눈물을 흘리고 샤죄하야 왈

"사부 사부님은 드르소셔. 녜적 아란존쟈27)난 창가의 가 챵녀와 동포28)하여시되 셕가여래 오히려 죄하지 아니하여 계시니 소재 비록 블근 한 죄 잇사오나 아란존의게 비할진대 오히려 경하거늘 엇지 연화봉을 바리고 풍도로 가라하시난잇가"

대새 왈

"아란존은 비록 창녀와 동포하여시나 그 마암은 변치 아니하여거니와 너난 한번 요색을 보고 젼혜 본심을 닐흐니 엇지 아란존의게 비하리오"

셩진이 눈믈을 흘리고 마지못하여 부쳐와 대사끠 하직하고 사형과 사졔를 니별하고 사쟈를 딸아 수만리를 행하야 음혼관망향29)저을 지나 풍도의 드러가니 문 지큰 군졸이 왈

"이 죄인은 어대 죄인이요"

황건역사 답 왈

"뉵관대사의 명으로 이 죄인을 자바 오노라"

귀졸이 대문을 열거늘 역새 셩진을 다리고 샴나젼의 드러가 염나대왕끠 뵈온대 대왕이 왈

"화샹이 몸은 비록 연화봉의 대이여시나 화샹 닐홈은 지장왕 향안젼의 이셔시니 신통도슐로 쳔하 중생을 건질가 하엿더니 이졔 무슴일로 이 곳의 왓난요"

셩진이 크게 븟그려 고하야 왈

"소승이 불명하야 사부끠 득죄하고 왓사오니 원컨대 대왕은 쳐하옵소셔"

이윽하야 또 황건역새 죄인을 거나리고 드러오거늘 셩진이 장깐 눈을 들어보니 남악산 팔션녀러라. 념왕이 또 팔연녀다려 므르대

"남악산 승경이 엇더 하관대 바리고 이런 대 와난뇨"

션녀 등이 븟그려옴을 머금고 대왈

"쳡등이 위부인 낭낭의 명을 바다 뉵관대새끠 문안하고 도라오난 길의 셩진화샹을 만나 문답한 말삼이 잇더니 대새 쳡 등으로 조흔 경계를 더러이다 하야 위부인끠 니쳡30)하야 쳡 등을 자바 보내여사오니 쳡 등의 승침고략31)이 다 대왕의 손의 매여사오니 원컨대 낙지32)를 졈지하옵소셔"

념왕이 즉시 지장왕끠 보쟝33)하고 사쟈 구인을 명하야 셩진과 팔션녀를 영솔하야 인간으로 즉시 보내니라.

 

각셜이라. 셩진이 사쟈를 따라 가더니 문득 대풍이 이러나 공듕의 떠 쳔지를 분간치 못할려니 한 고대 다달나 바람애 그치매 졍신을 수습하야 눈을 떠 보니 비로소 따희 셧더라. 한 고줄 니르니 쳥산은 사면으로 둘넛고 녹슈난 말게 흐르난대 마을이 잇난지라. 사쟤 셩진을 머므르고 마을노 드러가거날 셩진이 혼자 셔셔 드르니 수십 녀인이 서로 대하야 일오대

"양쳐사 부인이 오십이 너믄 후예 태긔 이셔 임신하연지 오래되 지금 해산치 못하니 고이타"

하더라. 이윽하야 소쟤 셩진의 손을 잡고 닐오대

"이 따은 곳 당나라 회남 도슈쥬 고을이오. 이 집은 양쳐사의 집이라. 쳐사난 네 부친이오, 부인 뉴씨난 네 모친이라. 네 젼생의 연분으로 이 집의 자식이 되어시니 네 때를 닐치 말고 급피 드러가라"

하거날 셩진이 드러가며 보니 쳐사난 갈건을 쓰고 학창의를 닙고 화로를 대하여 약을 다리난지라. 부인은 배야흐로 신음하더니 사쟤 셩진을 재촉하야 뒤으로셔 밀치거날 셩진이 따희 업더지니 졍신이 아득하야 쳔지번복34)하난지라. 급피 소래하야 왈

"구아 구아"35)

하니 소래 후간의 잇셔 능히 말을 알외지 못하고 소아 우롬 소래라. 부인이 이예 아기를 나흐니 남자러라. 셩진이 오히러 연화봉의셔 노던 마음이 녁녁하더니 졈졈 자라 부모를 알아 본 후로 젼생일을 망연히 생각지 못하더라.

냥쳐새 아달 나흔 후의 극키 사랑하야 왈

"이 아희 골격이 쳥슈하니 쳔샹 신션이 귀향 왓도다"

하고 일흠을 쇼유라 하고 자난 쳔죄라 하더라. 냥생이 십여세예 당하야 얼골이 옥갓고 눈이 새별가타여 풍채쥰슈하고 지혜 무궁하니 실노 대인군재더라. 일일은 쳐새 부인다려 왈

"나난 셰속 사람이 아니요. 봉내산 션관으로셔 부인으로 더부러 전생연분이 이셔 나려왓더니 이졔 아달을 나하시니 나난 봉내산으로 가거니와 부인은 말연의 영화를 보시고 부귀를 향복하쇼셔"

하고 학을 타고 공즁으로 올나가니라.

쳐새 승쳔한 후의 냥생이 십셰를 당하야 얼골은 백옥갓고 글은 니젹션36)갓고 글씨는 왕희지갓고 지혜난 손빈오기37)도 밋지 못할너라. 일일은 냥재 모친끠 살오 왈

"듯자오니 과거 잇다하오니 소재 모친 슬하의 떠나 셔율 황셩의 놀고져 하나니다."

뉴씨 그 지긔 본대 녹녹지 아니흐믈을 보고

"만리 밧긔 보내기 민망하대 종명을 어더 문호를 보젼할가 하노라"

하고 즉시 금붕차를 팔아 행쟝을 차려 주신대 냥생이 모친끠 하직하고 한 필 나귀와 샴쳑 셔동을 다리고 가니라.

한 고대 당하니 슈양버들이 이시니 그 가온대 한 져근 뉘 잇셔 단쳥은 조요하고 향긔 진동하니 이 따흔 화쥬 화음현이러라. 냥재 츈흥을 이긔지 못하여 버들을 빗기 잡고 양뉴사를 지어 을프니 그 글의 하어시되

'냥뉴 포로퍼 뵈짠 닷하니 긴 가지 그친 눈물 떨쳣도다. 원컨대 부즈런이 심노라. 이 버들이 가장 풍뉴로다.'38)

또 하여시되

'냥두 엇지 풀르고 프르요. 긴 가지 깁지동을 떨쳐도다. 원컨대 그대는 잡아 꺽지 마라. 이 남기 가장 다졍하도다'39)

하고 을프니 그 소래 쳥아하야 옥을 끼치난 듯 하더라. 이때예 그 누 우희 옥가탄 쳐재 이시니 바야흐로 낫잠을 자다가 그 쳥아한 소래를 듯고 잠을 깨여 생각하더니

"이 소래 필연 인간 소래 아니라. 일셩의 소래를 차자리라"

하고 벼개를 밀치고 쥬렴을 밧만 것고 옥난간의 비계셔셔 사방을 두로 볼졔 홀연 냥생과 눈을 마조치니 그 쳐자의 눈은 쉬갓고 얼골은 빙옥갓고 머리 구배시 구름갓지 드리오고 옥빈혀난 긴드러 옷깃싀 걸친 냥은 낫잠 자런 흔젹이라. 그 아리따온 거동을 어이 다 측양하리오. 이때예 셔동이 객졈의 가샤 쳐40)를 잡고와 냥생끠 고하샤 왈

"셕반41)이 다 되엿사오니 행차하옵소셔"

할제 그 쳐재 븟그러 쥬렴을 지우고 안흐로 드러 간대 냥생이 홀노 누차의 셔 쇽졀 업시 바라보니 지난날 뷘 누의 향내뿐이로라 지쳑이 쳔리되고 약슈 머러지니 양생이 할일 업서 셔동을 다리고 객졈으로 도라와 간쟝만 서기더라.

대개 이 쳐자난 셩은 진씨오 일홈은 채봉이니 진어사의 딸이라. 일치 자모를 닐코 동생이 업난지라 그 부친이 셔울 가 벼슬하난고로 쇼졔 홀노 죵만 다리고 머무더니 쳔만 몽매 밧긔 냥생을 만나 그 풍채와 재조를 보고 심신이 황홀하여 왈

"녀재 장부를 셤기기난 인간 대사요. 백년 고락이라. 녜 탁문군이 사마샹여42)를 차자가시니 쳐자의 몸으로 배필을 쳥하기난 가치 아니 하거니와 그 샹공의 거지와 셩명을 뭇지 아니 하엿다가 후에 부친끠 고하야 매쟉을 보내려 한들 어대 가 차자리오"

하고 즉시 편지를 써 뉴모을 주어 왈

"객졈의 가 나괴 타고 니 누하의 와 냥뉴사 읍던 샹공을 차자 이 편지를 전하고 내 몸이 의지코쟈 하난 뜻을 알게 하라"

뉴모 왈

"이후의 어사 대노하야 무르시면 엇지하리잇고"

쇼졔 왈

"이난 내 당할거시니 념녜 말나"

뉴모 왈

"그 샹공이 임의 배필을 졍하여시면 엇지하리잇고"

소졔 이윽이 생각타가 왈

"불행하야 배필을 졍하여시면 이 샹공의 소쳡되며 붓그렵지 아니하니라. 또 그 샹공을 보니 소년이라 취쳐43)치 아니하여실 거시니 의심 말고 가라"

뉴뫼 객졈으로 가더니 이때예 냥생이 객졈 밧끠 셔 두르 걸으며 글을 읇다가 늙은 할미 냥뉴사 을픈 나근애 차자믈 보고 밧비 나아가 문 왈

"냥뉴사난 내 읇펏거니와 무삼 일노 찻난다"

뉴모 또 왈

"예셔로올 말삼이 아니 오니 객졈으로 드러가사이다"

냥생이 뉴모를 잇글고 객졈의 드러가 급피 무른대 뉴모 왈

"냥뉴사를 어대셔 읇펏나잇가"

답 왈

"나난 원방 사람으로 마잠 한 누을 보니 냥뉴 늘어짐이 보암즉하기예 풍의예 기대어 시를 읇펏거와 엇지 문난고"

뉴모 왈

"낭군이 긋때예 상면한 사람이 잇난잇가"

냥생이 왈

"마참 하날 신션이 누의 이셔 알이따온 거동과 긔이한 향내 이졔까지 눈의 잇셔 닛지 못하노라"

뉴모 왈

"그 집은 진어사 댁이오. 쳐자난 우리 쇼져옵거니와 쇼졔 마암이 총명하고 눈이 밝아 사람을 잘 아난지라. 잠깐 샹공을 보시고 몸을 의탁고져 하오대 어새 배야흐로 경셩의 계시니 쟝내 알외여 매쟉을 하고져 한들 샹공이 한번 떠난 후의 죵적을 차쥴 길이 업서 소쳡으로 하여곰 거지 셩명과 취쳐 여부를 알고져 하야 와나이다"

생이 대희하야 왈

"내 셩은 냥씨오, 닐홈은 소유요. 집은 쵸나라 슈쥬 고을이오. 나히 어러 배필을 셩치 못하엿고 노뫼 계시니 혼례 지내기난 부모끠 고하야 행하려니와 배필 졍하기난 일언의 결단하려 하니다"

뉴뫼 대희하야 봉한 편지 내여 드리거늘 떠어보니 냥뉴사 화답한 글니러라. 그 글의 하여시대

'누 압픠 냥뉴을 심므기난 낭군의 말 매게 하미도다. 다 엇지 이 버들을 꺽거 채를 만다라 쟝대 길노 가기를 배야난뇨'44)

하엿더라. 냥생이 이 글을 보고 탄복하야 왈

"예 왕우군 니학사라도 밋지 못하리로다"

즉시 채젼 빼야 한슈 글을 지여 써 뉴모를 주니 그 글의 하어시되

"냥뉴 쳔만실이 실마다 마암을 매잣도다. 원컨대 달 알태 노흘 지여 됴히 봄소식을 매즐고"45)

뉴뫼 바다 품 가온대 너코 졈문 밧긔 나가거날 냥생이 다시 불너 왈

"쇼져난 진따 사람이오. 나난 쵸따 사람이라. 산쳔 언악하니 소식을 통키 어려온지라 하물며 오날날 일은 본징 업시니 생각컨대 달빗셜 타 셔로 샹대하야 맹약을 졍하미 엇더하요"

노모 허락하고 가더니 즉시 들어와 소졔으 말샴을 냥생게 젼하여 왈

"셩예 젼으 셔로 보옵기 극키 미안하옵건이와 내 그대게 의택고져 할진대 엇지 말샴을 어기오리료. 밤으 셔로 만나 보오면 남의 말도 잇슐거시요 부친이 아옵시면 일졍 죄을 주실거시니 원컨대 발근 날 노즁의 뫼와 약속을 졍하사이다"

하더라. 양생이 이 말을 듯고 자탄 왈

"소졔 영민한 마음은 남으게 밋칠배 안이로다"

하고 유모을 사레하여 보내니라.

양생이 객졈으셔 자드니 경경불매46)하여 계명셩을 기달이더니 이윽하여 날이 이 장차 발고져 하거늘 생이 셔동을 불너 말을 멱이더니 호련 쳔병만마 들어오난 소래 나거늘 문듯 바래본이 천지 진동하거늘 생이 대경하야 오슬 떨쳐 입고 문 밧기 내다라 보니 피란하난 사람더리 분쥬하야 다라나거늘 생이 황망이 년고를 무른대 신책장군 구사랑이란 사람이 나라을 배반하여 자칭 황졔라 하고 군병 조발하야거늘 쳔자 진노하사 신채으 대병을 일합의 쳐 파하니 도젹이 패군하여 온다 하거늘 생이 더옥 대경하여 셔동을 재촉하여 피란하여 도망할새 갈 바를 몰나 남쳔간으로 드러가 피코자 하여 아히를 재촉하야 들어가며 좌우를 살피며 산수를 귀경하더니 문득 보니 졀벽 우희 수간 초당이 이시듸 구름이 가리오고 학의 소래 들리겨날 분명 인가 잇다 하고 암간 석경으로 올나 차자가니 한 도새 안셕의 비겨 냥생을 보고 긔거하야 문 왈

"네 피란하난 사람이니 반다시 회남 냥쳐사의 아달이 아니냐"

냥생이 나아가 재배하고 눈물을 먹음고 대 왈

"쇼생은 낭쳐사의 아달이라 아비를 니별하고 다만 어미을 의지하야 재조 심 노둔하오나 망녕되이 요행의 계온로 과거를 보려 하고 화음 따희 이르어 난리을 만나 살기를 도모하야 이곳의 와삽더니 오날날 신션을 만나 부친 쇼식을 듯삽기난 하날이 명하신 일이로니다. 이졔 대인의 궤장을 므서시니 복걸 부친이 어대 잇사오며 긔쳬 엇디하옵신잇가. 원컨대 한 말삼을 앗기지 마옵소셔"

도새 웃셔 왈

"네 부친이 앗가 자각봉의셔 날과 바둑 두더니 어대로 간주를 알이오. 얼골이 아희갓고 타락이 셰지 아니하여시니 그대난 념녀치 말나"

냥생이 또 울며 쳥 왈

"원컨대 션생을 인하야 부친을 보게 하쇼셔"

도새 소 왈

"부자간 지졍이 즁하나 션범이 다라니 보기 어러오니라. 또 샨산이 막연하고 십듀묘묘하니 네 부친의 거취을 어대 가 차자리오 네 부질업시 슬허 말고 예셔 뉴하야 평난한 후의 나려가라"

낭생이 눈믈을 씃고 안잣떠니 도새 홀년 벽샹의 거문고를 가라쳐 왈

"네 져를 아난다"

생이 대 왈

"쇼재 벽이 잇사오나 션생을 만나지 못하야 배호지 못하야나니다"

도새 동자를 시겨 거문고를 나리와 만고부젼지곡 네 곡죠를 가라치니 그 소래 쳥야유량하여 인간의 듯지 못하던 쇼래러라. 도새 생더러 타라 하신대 냥생이 도사의 곡조를 본바다 타니 도새 긔특기 녀겨 옥통소 한 곡죠를 불며 생을 가라치니 생이 또 능히 하난지라. 도새 대희하야 왈

"이졔 한 거문고와 한 통소로 네를 주나니 일치 말나. 일후의 쓸때 이시리라"

생이 배샤 왈

"소생이 션생을 만나옵기도 부친의 인도하옵심이오. 또 션생은 부친의 고인이오니 엇지 부친과 다라잇가 일치 션생을 뫼셔 졔재 되여지이다"

도새 소 왈

"인간 공명이 너를 딻닌 거시니 네 아모리 하여도 피티 못할지라. 엇지 날 가탄 노부를 조차 쇽졀 업시 늙으리오. 말년의 네 도라갈 고시 이시니 우리 우대난 아니니라"

냥생이 다시 재배 왈

"쇼져 화음 따희 진씨 녀자로 더부려 혼사를 의논하옵더니 난리예 분찬하여사오니 이 혼새 되릿가"

도새 소 왈

"네 혼사난 어두운 밤가타니 생각지 말나"

냥생이 도사를 뫼시고 자더니 문득 동방이 새난지라. 도새 생을 불너 왈

"즉금은 평난하고 과거난 명츈47)으로 퇴졍하여난지라. 대부인이 너를 보내고 쥬야 념녀하시니 수이 가라"

하고 행쟝을 차려 주신대 냥생이 산하의 나려 재배하고 거문고와 퉁소를 가지고 동구의 나와 도라보니 그 집의며 도새 간대 업더라. 처엄의 냥생이 들어갈 때난 츈산월이라. 화최 만발하엿더니 나올 때예 국화 만발하엿거늘 괴이 녀겨 행인더러 므르니 츄팔월이라. 엇지 도사와 할오밤 잔 거시 이대도록 오래요. 헛된 게 셰샹이로다. 냥생이 나귀를 채쳐 모라 진어사 집을 차자오니 냥뉴난 간대 업고 집이 다 쑥밧시라. 생이 쇽졀 업시 븬터의 셔셔 쇼져의 냥뉴사를 읇프며 소식를 묻고져 한대 인젹이 업사니 할일업셔 객졈으로 가 물을졔

"진어사 가속이 어대 가뇨"

쥬인이 차탄하야 왈

"샹공이 듯지 못하엿도다. 진어사난 역젹의 참녜하야 죽고 그 쇼져난 셔울로 자바갓더니 혹 죽다 하고 혹 궁비 되엇다 하니 자샹이 알지 못하나니라"

냥생이 이 말을 듯고 슬픔을 이긔지 못하야 왈

"남젼산 도새 이르되 진씨 혼사난 어두은 밤갓다 하뎌니 진소졔 일졍 죽도다"

하고 즉시 치행하야 슈쥬로 향하니라. 잇때예 뉴씨 생을 보낸 후의 경셩이 어즐어옴을 듣고 쥬야 념녀하더니 문득 생을 보고 네달어 븟들고 울며 지하 사람을 다시 본듯 하더라. 이러구러 명츈이 당하야 생이 과거의 가랴 할새 뉴씨 왈

"거년의 황셩의 가 난리 분찬 듕의 위경을 면하고 살아 와 모재 다시 샹면하기도 쳔행이요 또 네 나히 어러시니 공명은 밧브지 아니 하냐. 내 너를 만뉴치 아니홈은 이 따히 좁고 또 궁벽한지라. 네 나히 십뉵이니 배필을 구할거시로대 가문과 재조와 얼골이 너와 가탄 사름이 업난지라. 경셩 츈명뮨 밧긔 자쳥관 두연사라 하난 사람은 내의 표형이라. 지혜 유여하고 긔위 불 범하니 명문귀족을 모를 집이 업슬지라. 내 편지 부치면 일졍 너를 위하야 어진 배필을 구하리라"

하고 편지를 주시거늘 생이 행장을 차려 하직하고 가니라. 낙양 따희 니르니 낙양은 졔왕지쥬48)라 번화한 풍경를 구경코져 하야 쳔진교의 니르니 낙슈물은 동정호를 께쳐 쳔리밧긔 홀으고 다리난 황룡이 구븨를 편듯한대 다리 가의 한 누이 이시니 단쳥은 챤란하고 난간은 층층한대 금안쥰마49)난 좌우의 매여 잇고 누의 비단 쟝막은 은은한 즁의 왼갓 풍뉴 소래 들이거늘 생이 누하의 다달나 문 왈

"이 어인 잔채뇨"

니라되

모단 션배 일대 명기를 다리고 잔채하나니라"

냥생이 이 말을 듯고 취흥을 이긔지 못하야 말께 나려 누 우희 올나가니 모단 션배 미인 슈십인을 다리고 서로 금연 우의 안저 의긔헌으하며 담새 단난하다가 냥생의 거동과 풍채 쇄락하믈 보고 다 니러나 읍하야 마자 안치고 셩명을 통한 후의 노생이라 하난 션배 문 왈

"내 냥형의 행색을 보니 일졍 과거를 보러 가시난잇가"

생이 왈

"과연 재죄 업사오나 굿시나 보려 가거니와 오날 잔채난 한갓 술만 먹고 노난 일이 아니라 문장을 다토난 뜻스로소이다. 소졔가탄 이난 원방 쳔비 재인50)으로 연치 임의 졈고 젼식이 심히 쳔누하오니 용졀하온 재죄 졔공의 잔채예 참예하미 극히 외남하와니이다"

니슉 모단 션배 냥생의 나히 졈고 언어 손순홈을 보고 오히려 수이 녀겨 왈

"과연 그러하거니와 냥형은 후에 와시니 글을 짓거나 말거나 하고 술이나 먹고 가소셔"

하고 인하야 순배를 재촉하고 왼갓 풍뉴를 일시예 알외더라. 생이 눈을 드러보니 모든 창기 각각 풍악을 가지고 즐겨하되 한 미인이 호올노 풍뉴도 아니하고 말삼도 아니하고 둘엇시 안자시니 아름다온 얼골과 졍졍한 태되 진지 국색51)이라. 한변 보매 신혼이 황홀하야 졍쳬 업고 그 미인도 자조 츄파를 보내여 졍을 보내난 듯하더라. 생 또 바라보니 그 미인 압픠 백옥 셔안의 글 지은 조희 여러 장이 잇거날 생이 제생을 향하야 읍하고 왈

"져 글이 다 모든 형의 글이잇가. 쥬옥가탄 글을 구경하미 엇더하닛가"

졔생이 미처 대답지 못하야셔 그 미인이 급피 니러나 그 글을 밧드러 냥생 압픠 노커늘 냥생이 차레로 보니 그 글이 놀나온 글귀 업고 평평하리라. 생이 안마암의 왈

"낙양은 인재 만타 하더니 일로 보면 헛말이로다"

그 글을 미인을 주고 졔생끠 읍하야 왈

"하토쳔생52)이 샹국 문장을 구경하오니 엇지 쾌락지 아니하리잇가"

이때예 졔생이 더이 다 취하엿난지라. 우스며 왈

"냥형은 다만 술만 조흔 줄을 알고 더욱 조흔 일이 잇난 주를 아지 못한난또다"

냥생이 왈

"소졔 모든 형의 사랑홈을 입어 한가지로 취하엿삽거니와 더욱 죠흔 일을 엇지 닐으지 아니 하시나잇가"

왕생이라 하난 션배 소 왈

"낙양은 녜부터 인재부고53). 이번 과거의 방목차례를 졍코져 하나니 져 미인의 셩은 계오 일홈은 셤월이라. 한갓 얼굴이 아람답고 가뮈54) 츌즁할 뿐이 아니라 글의 지감이 신통하야 한번 보면 과거 닙낙55)을 졍하기예 우리도 글을 지어 계랑끠 올려 계랑이 취하야 읇난 글은 이변 쟝원 하고 그 글 님자난 계랑과 오날밤 연분을 졍코자 하니 엇지 더욱 조흔 일이 아니리오 냥형 또한 남자라 조흔 흥이 잇거든 우리와 한가지로 글을 지어 우열을 닷톰이 엇더하뇨"

생이 왈

"졔형의 글 슨지 엇지 오래니 뉘 글을 취하야 읇나잇가"

왕생이 왈

"아즉 불민하고 단슌호치56)을 여러 양춘 곡조를 픔지 아니하니 일졍 븟그러어온 마암이 이셔 그러한가 하나니라"

냥생이 왈

"소졔는 글도 잘 못하거니와 하믈며 국외 사람이라 졔형으로 더부어 재조 닷토미 미안하여이다"

왕생이 대언 왈

"냥형의 얼골이 계집갓탄지라. 엇지 쟝부의 긔픔이 아니요. 다만 냥형이 글 지을 재조 업슬찐대 말려니와 재조 잇실찐대 엇지 졈사57)하리오"

생이 처음 계랑을 본 후의 시를 지어 뜻을 시험코져 한대 졔생이 싀긔할가 두려하더니 이 말을 듯고 즉시 지필를 취하야 듀필로 샴장 시를 쓰니 바람 돗대 바다희 다름 갓고 갈한 말이 물의 다음 갓탄지라. 졔형이 시사의 민쳡함과 필볍의 비등함을 보고 경아실색 아니하리 업난지라. 냥생이 졔생을 향하야 읍하야 왈

"이 글을 몬져 제생끠 들염즉하오대 오날 좌즁 시관은 곳 계랑이라 글 밧칠 시각이 밋지 못하야나잇가"

하고 즉시 시젼을 계랑을 준대 계랑이 새별가탄 눈을 뜨며 옥가탄 소래로 노피 읇프니 그 소래 외로온 학이 구름 소긔 우는 듯 짝 닐은 봉황이 달밤의 우지지난 듯 진나라 쟁과 됴나라 거문고라도 밋지 못할나라. 그 글의 하여시되

'초객니 서유노닙 진하니 쥬누내취 낙양츈을 월듕단계을 수션절고 금대문장이 자유인'

을 글의 하여시되

'초나라 손니 서으로 노라 길이 진의 드니 술누의 와 낙양 봄의 취하엿도다. 달 가온대 단계를 뉘 몬져 꺽글고 금대문장이 스스로 샤람이 잇도다.'58)

하엿더라. 졔생이 처음의 냥형을 수이 너겨 글을 지으라 하다가 냥형의 글이 셤월의 눈의 들음 보고 무연 패흥59)하야 계랑을 도라보며 아모말도 못하더라. 냥생이 그 긔색을 보고 홀연 니러나 졔생끠 하직하고 왈

"쇼졔 졔형의 권권하심을 닙어 술이 취하니 감사하거니와 갈길이 머오니 종일 담화치 못할지라. 훗날 곡샹결60)의 다시 뵈오리다"

하고 나려 갈새 졔생이 말뉴치 아니하더라. 생이 누의 나려 갈새 계랑이 밧비 나려와 생다려 왈

"이 길노 가시다가 길가의 븍창밧긔 앵도화 셩한 거시 졍히 쳡의 집이라. 원컨대 샹공은 몬져 가 쳡을 기다리소셔 첩이 또한 종차 가리이다"

생이 머리를 점하며 대답하고 가니라. 셤월이 누의 올나가 졔생끠 고하야 왈

"모단 샹공이 쳡을 더러이 아니 녀기사 한 곡됴 노래로 연분을 졍하엿사오니 엇지하리잇가"

졔생이 왈

"냥생은 객이라. 우리 약속한 사람이 아니니 엇지 구애하리오"

셤월이 왈

"사람이 신61)이 업스면 엇지 올타하리오. 쳡이 병이 이셔 몬져 가노니 원켠대 샹공은 종일토록 놀으소셔"

하고 하직하고 완보하야 누의 나려가니 졔생이 앙앙호대62) 처엄의 임의 언약이 잇고 또 그 냉소하난 색을 보고 감이 한 말도 못하더라.

이때예 생이 객졈의 머무다가 날이 졈을거늘 셤월의 집을 차자가니 셤월이 임의 몬져 왓난지라. 듕당을 쓸고 쵸불을 써고 졍이 기다리더니 생이 애도화 남긔 나귀을 매고 문을 두드리며 불너 왈

"계랑이 잇난냐"

셤월이 문 두드이는 소래을 듯고 신을 벗고 내다라 손을 잇글어 왈

"샹공이 몬져 왓거늘 엇지 이졔야 오시난잇가"

생이 소 왈

"쥬인이 손을 기달녜야 올으냐 손이 쥬인을 기달여야 올으냐"

서로 잇글고 중당의 드러가 옥배예 술을 브어 취토록 권한 후의 원앙침을 한가지로 하니 초 양대 므산선녀63)를 만난 듯 낙포왕 모선녀64)를 만난 듯 그 즐거옴을 어이 다 긔록하리오. 이러구러 밤이 집퍼난지라 셤월이 눈믈을 먹음고 차탄하여 왈

"쳡의 몸을 임의 샹공끠 의탁하여시니 쳡의 졍사를 잠깐 알아 생각하쇼셔. 쳡은 조따 사람이라. 쳡의 부친이 이 고을 태슈 되엇더니 불행하야 셰샹을 바리신 후에 가새 영락65)하고 가산이 쵸쳬하며 쳔리밧긔 반장66)할 기리 업셔 첩의 계뫼 쳡을 백금을 밧고 창가의 파라 행샹67)하시니 쳡이 참아 거스지 못하야 슬픔을 머음고 몸을 굽펴 이졔가지 부지하옵더니 쳔행을 닙어 낭군을 만나사오니 일월이 다시 밝은 듯하여이다. 원컨대 낭군은 쳡을 비루이 생각지 아니하온즉 물 긷난 종이나 될가 하나니다"

냥생이 왈

"나난 본대 간난한지라. 쳐쳡이 어러오니 자당끠 살와 안해를 샴으리라" 셤워리 왈

"낭군은 엇지 져런 말삼을 하시난잇가. 당금애 쳔하재죠를 혀아리건대 낭군의 밋차리 업난지라 이번 과거 쟝원은 하려니와 승샹의 인끈과 장군의 절월68)을 오래지 아니하여 낭군끠 도라올 꺼시니 쳔하미색이 뉘 아니 좃차리오.

엇지 날만 사롬을 안해 되기를 원하이잇가 낭군은 어진 안해을 구하야 대부인을 뫼신 후의 쳡을 바리기나 마라쇼셔"

생이 왈

"내 종젼 화음따희 지나더니 마잠 진가 녀자를 보니 그 얼골과 재죄 계낭과 방불하더니 불행하야 죽어시니 어대가 다시 어진 안해를 어드리오"

셤월이 왈

"그 쳐자난 진어사의 딸 채봉이라 진어새 낙양태슈로 와신 때예 첩이 그 낭자로 더브러 친한지라. 그 낭자의 얼골과 재조난 과연 엇기 어렵거니와 이제난 쇽졀업스니 생각지 말아시고 다란 대 구혼하쇼셔"

생이 왈

"녜부터 쳔하졀색이 업다 하니 진낭자와 계낭재 이시니 또 어대 가 다시 구하리오"

셤월이 대소 왈

"낭군의 말삼이 진실노 졍져와69)로다. 우리 창가로 의논컨대 쳔하졀색이 셰이 이시니 강남의 만옥년이오 하북의 젹경홍이오 낙양의 계셤월이라. 쳡은 모쳠 허명70)을 어더삽거니와 만옥년과 젹경홍은 진지 졀색이라. 엇지 쳔하의 졀색이 업다 하리오"

생이 왈

"져 두 낭자난 외남이 계낭과 졔명한가 하로라"

셤월이 왈

"옥년은 원방사람이라 보든 못하엿거니와 경홍은 쳡으로 졍이 형제가탄지라 경홍의 일생 본말을 대개 고하리이다. 경홍은 곳 반류 냥가녀71)라 일즉 부모를 닐코 그 고모끠 의탁하여 십세부터 졀미의 색이 하북의 고명하야 근방 사람이 천금으로 구하리 만하야 매패 구움갓치 모대되 경홍이 일병을 피치니 매패 고낭다려 문 왈

'동퇴셔각72)하니 엇더한 가남을 구하여야 고낭의 듯싀 합당하리오. 대승샹의 총쳡이 되고져 하나냐. 졀도사의 부실이 되고져 하느냐. 명사의 허코져 하느냐. 수재의게 보내고져 하느냐'

경홍이 대로 대답 왈

'진 때 동산수기73)하던 샤안셕이 이시면 가히 대승샹의 쳡이 될거시오, 샴국때 사람으로 해여곰 곡조 갈으치던 쥬공재74) 잇시면 가히 졀도사의 부실이 될거시오, 현종됴의 쳥평사 들리던 한임학새75) 이시면 가히 명사를 조츨거시오, 무졔 때 봉황곡 알외던 사마샹여76) 곳 잇시면 슈자를 가히 따으리라'

한대 모단 매패 대소하고 흣터진지라. 졍홍이 쳡으로 더부러 샹국사의 노다가 졍홍이 쳡다러 불러 왈 우리 두 사롬이 진실노 듯가온대 군자을 만나거든 서로 쳔거하야 한가지로 한 샤롬을 섬겨 백연을 해노홈을 쳡이 또 허락하엿삽더니 쳡이 낭군을 만나매 문득 졍홍을 생각하오나 졍홍이 산동 졔후 궁듕의 잇사오니 이 일졍 호사다마77)로니다. 후왕 희쳡이 부귀 극하오나 이 졍홍의 원이 아니라"

인하야 챠탄하여 왈

"엇지 한변 졍홍을 보고 이 졍희를 플리오"

냥생이 왈

"챵가의 비록 재색이 만하나 사태부집 규슈난 보지 못하니 엇지 알이오"

셤월이 왈

"내 눈으로 보건대 진낭자만 하이 업거니와 쟝안 사람이 다 졍사도의 녀재 요조한 얼골과 뉴한한 덕행이 당셰예 웃듬이라 하노니 쳡이 비록 보든 못하여사오나 일홈의 놉픈면 허세 업다 하오니 원컨대 낭군은 경셩의 가 두로 방문하소셔"

이때예 닭이 우러 날이 새난지라. 셤월이 왈

"이곳지 오래 류할 곳지 아니오니 샹공은 가소셔. 이후예 뫼실날이 잇사오니 아녀자를 위하야 떠나지를 슬허 마오소셔 허믈며 작일 졔공자 앙앙한 마암이 업사리잇가"

생이 오히려 눈믈을 뿌리고 떠나니라.

각셜이라. 냥생이 장안의 들러가 사쳐를 졍한 후에 쥬인다려 문왈

"자쳥관이 어대 잇난뇨"

쥬인이 대왈

"져 츈망문 밧긔 잇나이다"

생이 즉시 녜단을 가쵸와 두연사을 차자가니 년사난 나히 뉵십이 남은지라. 생이 들러가 재배하고 그 모친 편지를 들인대 연새 그 편지를 보고 눈물을 흘이고 왈

"네 자친과 니별한지 이십여 년이라. 그 후의 나은 자식이 이러듯 하니 셰샹 일월이 헛된 거시로다. 나난 셰샹 번화를 바리고 물외예 와 이거니와 네 모친 편지을 보니 네 배필을 구하라 하엿시되 네 풍채을 보니 진실노 신션이라. 아모리 구하야도 너가탄 니난 엇기 어렵거니와 다시 생각할 거시니 후날 다시 오라"

생이 왈

"쇼자의 자친이 나히 만하신지라 쇼질의 나히 십뉵세 되오대 배필을 졍치 못하여 효양78)을 일로지 못하오니 원컨대 슉모임은 십분 념녀하옵쇼셔"

하직하고 가니라. 이때예 과거날이 갓가이 와시대 혼쳐를 졍치 못하엿기예 과거의 뜻이 업서 다시 자쳥관의 가니 두연사 소 왈

"한 혼쳬 이시되 쳐자의 얼굴과 재조난 냥낭과 배필이로대 듀문 듕듕하고 불문 밧긔 베푼 저 곳 그 집이라. 문벌이 가장 노픈니 육대공후요. 샴대 샹국이라. 냥낭이 이번 장원 급졔하면 그 혼사를 바랄여니와 그 젼의난 의논치 못할 거시니 냥낭은 날만 보채지 말고 착실이 공부하여 장원 급졔을 하라"

"뉘집 이잇가"

연새 왈

"츈명문 밧긔 졍사도 집이라. 사되 한 딸을 두어시되 신션이오 인간 사람이 아니이라"

생이 이 말을 듯고 홀연 생각호대 계셤월이 이 말을 하더니 과연 그러한가 하야 문왈

"졍씨 녀자를 슉모님이 친히 보와 계시잇가"

연새 왈

"엇지 보지 못하여시리오. 졍쇼져난 진실노 쳔샹 사롬이오 범인이 아니라 어이 다 닙으로 측냥하리오"

생이 왈

"오활79)하거니와 이번 과거난 내 장즁80)의 이시니 념녀 아니하려니와 평생의 졍한 뜻이 잇사오니 그 쳐자를 보지 못하면 절단코 구혼치 말고져 하오니 원컨대 에엽비 너겨 그 소져를 보게 하쇼셔"

연새 대소 왈

"재샹 처녀를 어이 보리오 냥낭이 이 노인을 밋지 아니하난또다"

생이 왈

"쇼재 엇지 사부의 말삼을 의심하리잇가마난 사람의 소견이 각각 다라오니 사부의 쇼견이 쇼자와 달을가 념녀하나니다"

연새 쇼 왈

"봉황과 긔린은 아무리 무식한 계집이라도 샹센주을 알아보고 쳔천과 백일은 아모리 지쳔한 향인이라도 놉고 밝은 주를 알거든 노인의 눈이 아모리 밝지 못한들 사람 알기를 냥낭만 못하랴"

생이 이윽히 생각다가 왈

"아모리하와도 내 눈으로 보지 못하면 의심이 플이지 아니하오니 원컨대 사부난 모친 편지 한 뜻슬 생각하야 한번 보게 하쇼셔"

연새 왈

"죽기난 쉬워도 졍쇼져 보기난 어렵도다 어니할고"

하더니 홀연 생각하여 왈

"네 혹 음뉼을 아난다"

생이 왈

"과연 한 도사를 만나 한 곡조을 배화 아나니다"

연새 왈

"재샹가문 졍이 엄슉하니 나지 못하면 드러갈 길 업고 또 소졔 경셔와 례문을 능통하여 동졍츌입을 례대로 하기예 문 밧긔 나난 일이 업사니 엇지 그림재나 어더 보리오 다만 한 일이 이시대 냥낭이 듯지 아니할가 하노라"

생이 이 말을 듯고 이러나 재배하여 왈

"졍쇼져를 보리라 하면 하날이라도 올흘거시오 기픈 쇠라도 들어가리니 무삼 일을 듯지 아니할이잇가"

연새 왈

"졍사되 요사이 늙고 병드러 벼살을 사양하고 원림의 도라와 풍뉴만 일삼고 부인 최씨난 거문고를 됴화하야 금객81)을 만나면 소져로 더부어 곡조를 의논할새 소제 지음82)을 잘 하난지라 한 번 들으면 쳥탁고져83)를 모를 거시 업사니 비록 사광이라도 지나지 못하리라. 냥낭이 만일 거문고를 알면 일졍 보기 쉬으려니와 이월 그믐날은 정사도 생일이라 해마다 시비를 보내여 향촉을 가초와 슈복을 비니 그 때예 냥낭이 녀도사의 옷슬 닙고 거문고를 희롱하면 시비 보고 도라가 부인끠 고하면 부인이 반다시 청할 거시니 쇼져 보기 일졍 쉬울듯하니 냥냥은 연분만 기다리라"

생이 대희하야 날을 기다리더니 그러 구러 날이 당하니 졍사도의 시비 부인의 명으로 향촉을 가지고 왓거날 연새 바다 샴쳥젼의 가 불젼의 가 공양하고 시비를 보낼새 이때예 생이 녀도사의 의관을 하고 별당의 안자 거문고를 타난지라. 시비 하직하다가 문둑 거문고 소래를 듯고 문왈

"내 일즉 부인 압픠셔 명금을 만히 듯어사오대 이런 소래난 과연 듯지 못하여사오니 아지 못꺼니와 엇던 사람이잇가"

연새 왈

"엇그졔 년쇼 녀관이 쵸따흐로셔 와 황셩을 귀경하고 예와 뉴하난지라. 때때 거문고를 희롱하니 그 소래 심히 사랑온지라 나난 본대 음률의 귀멱으매 곡조를 모르더니 그대 말을 드르니 진실노 잘하난또다"

시비 왈

"부인이 말삼을 드르면 일졍 쳥하실 거시니 바라건대 사부인이 이 사람을 만류하쇼셔"

연새 왈

"그대를 위하야 만류하리라"

하고 시비를 보내니라. 생이 이 말을 듯고 부인의 부르심을 기다리더니 시비 도라가 부인끠 고하여 왈

"자쳔관의 엇던 녀관이 거문고를 타되 그 소래 진실노 들엄즉 하더니다"

부인이 이 말을 듯고 크게 깃거 왈

"내 잠깐 듯고져 하노라"

하고 즉시 시비을 자쳥관의 보내여 두 연사끠 쳥하야 왈

"년쇼 녀관이 거문고를 잘탄다 하니 원컨대 도인은 권하야 보내소셔"

연새 시비를 다리고 별당의 가 냥생다려 문왈

"최부인계셔 불너 계시니 녀관은 날을 위하야 잠깐 가보미 엇더하뇨"

생이 왈

"하방 쳔한 몸이 존젼 츌닙이 어려오나 대새 권하시니 엇지 감히 사양하릿가"

하고 녀도사의 복을 닙고 화관을 졍히 쓰고 거문고을 안고 나오니 션풍도골84)은 위셔군과 샤자안85)이라도 밋지 못할나라. 교자를 타고 졍부의 갈새 최부인이 듕당의 안쟈시니 위의 엄슉한지라. 생이 당하의 나아가 재배하고 션대부인이 시비를 명하야 좌를 주고 왈

"우연이 시비을 인하야 션악 소래를 듯고져 하야 쳥하엿삽더니 과연 녀관을 보니 쳔샹선녀를 만난 듯 하야 셰샹 마암이 다 업도다"

생이 왈

"쳡은 본대 초나라 쳔한 사람이라. 외로온 자최 구름가치 동셔로 단니더니 오날날 부인을 뵈오니 하날인가 하나니다"

부인이 생의 거문고를 취하야 듧의 노코 손으로 만져 왈

"이 재목이 진실노 묘하도다"

생이 왈

"이 재목은 용문산 배연자고 오동이라. 쳔금으로 사랴하여도 엇지 못하리이다"

생이 마암애 호대 이 사지예 드러오기난 소져를 보려 홈이러니 날이 느저가되 소제를 보지 못하니 마암의 의심하야 부인끠 고하야 왈

"쳡이 비록 고됴를 타오나 쳥탁을 아지 못하옵더니 자쳥관의 와 듯사오니 쇼졔 지음을 잘 하신다 하오니 한 곡죠를 알외여 가라치난 말삼을 듯고져 하옵더니 쇼졔 안의 계옵시니 마암이 섭섭하여이다"

부인이 즉시 시비로 하여곰 쇼져를 브르신대 이윽하야 쇼졔 비단 장막을 잠깐 것고 나와 부인 압픠 안자니 생이 이러나 절하고 안자며 눈을 들어 바라보니 태양이 처엄으로 불근 안개 소긔 비취난 듯 아리따온 연곳시 슈즁의 픠엿난듯 심신이 황홀하야 안졍치 못할나라. 생이 생각호대 멀리 안자 쇼져의 얼골을 자샹이 못볼가 하여 이러나 다시 고하야 왈

"한 곡조을 시험하야 쇼져의 가라침을 듯고져 하오대 화당이 머여 소래 새여지면 소졔의 귀예 자샹치 못할가 하나니다"

부인이 즉시 시비을 명하야 자리를 옴기니라. 생이 고쳐 안자며 거문고를 므읍 우의 노코 줄을 고론 후의 한 곡조를 타니 쇼졔 왈

"알음답다 곡죠여. 이 곡죠난 예샹우86)의 곡이라. 도인의 슈법은 신통하나 음난한 곡죄니 들엄즉지 아니한지라. 다란 곡조를 듯고져 하노라"

생이 또 한 곡조를 타니 소졔 왈

"이 곡죠난 진후듀87)의 옥슈후졍화라. 망국죠88)니 들엄즉지 아니한지라. 다란 곡죠 잇난냐"

생이 또 한 곡죠를 타니 쇼제 왈

"이난 채문희 되놈의게 잡펴가 두 자식을 생각한 곡죠라. 실졀89)하여시니 엇지 들엄죽 하리오"

생이 또 한 곡죠를 타니 쇼제 왈

"이난 왕쇼군의 츌새곡이라 되따 곡죠니 엇지 들엄죽하리오"

또 한 곡조를 타니 쇼제 왈

"이 곡죠를 듯지 못하연지 오랜지라. 녀관은 범사람이 아니로다. 녜 해슉야90)의 광능산이라 하난 곡죄라. 해슉얘 도젹을 쳐 파하고 쳔하를 맑키고져 하다가 뜻 밧긔 참소를 만남애 분을 이긔지 못하야 이 곡됴를 지엿거니와 후셰예 젼하리 업더니 녀관이 어대셔 배홧난다"

생이 이러나 절하고 샤례하야 왈

"쇼져의 총명은 셰샹의 업도소이다. 쇼쳡의 스승의 말삼도 또 그러하더니다"

또 한 곡됴를 타니 쇼졔 왈

"이난 백아91)의 슈션됴라. 도인이 쳔백연 후의 백아의 지음이로다"

또 한 곡죠를 타니 옷깃술 염의오고 꾸러 안자 왈

"이난 공부자의 의난죠라 외외탕탕하야 엇지 일홈하리오 알옴다옴이여 이예 지날 거시 업사오니 엇지 다른 곡됴를 원하리오"

생이 왈

"쳡은 듯사오니 아홉 곡됴를 이르면 쳔신이 나린다 하오니 임의 여닯 곡죠를 탓난지라 또 한 곡죠 잇사오니 마자 타나니다"

줄을 고쳐 다사려 타니 그 소래 쳥냥하여 사롬으로 하여곰 심혼이 방탕하난지라. 소제 눈섭을 나즈기 하고 말하지 아니 하더니 생이 곡죠를 더욱 자초와 소래 호탕한지라. 봉이여 봉이여! 그 황92)을 구하난 곡죠의 일으어 쇼졔 눈을 들어 생을 자조 도라보며 옥안93)니 븟그려온 빗을 띄고 즉시 니러나 안흐로 드러가거늘 생이 마음이 안연하야 거문고를 밀치고 쇼져 가난 대만 보더니 부인이 왈

"녀관의 앗가 탄 곡죠난 무삼 곡죠뇨"

생이 왈

"션생끠 배화시되 곡죠 일홈은 아지 못하옵기예 쇼졔 가라치심을 듯고져 하여삽더니 쇼졔 아니오시릿가"

부인이 시녀을 명하야 쇼져를 브라시대 시녜 도라와 고하대

"소졔 반일을 출풍94)하야 긔운이 편치 아니하더니다"

생이 이 말을 듯고 쇼졔 아난가 하여 대경하야 오래 뉴치 못하리라 하고 즉시 니러나 재배하야 왈

"듯사오니 쇼졔 옥체 불편하시와 하오니 생각컨대 부인이 진맥하시리니 쇼쳡은 믈러 가나니다"

부인이 비단을 만히 샹사하신대 사양하여 왈

"쳡이 쳔한 재죠를 배화사오나 엇지 갑슬 밧사오릿가"

하고 가니라. 부인이 즉시 드러가 므르신대 쇼졔 병이 임의 라흔지라. 쇼졔 침소의 가 시녀다려 문왈

"츈낭의 병이 엇더하뇨"

시녜 왈

"오날은 잠깐 나아 쇼졔 거문고 소래 희롱하시믈 듯고 니러나 셰슈하더니라"

츈운이 소저를 뫼시고 쥬야의 한가지로 거쳐하니 비록 노쥬95) 분의 난이시나 졍은 형졔갓더라. 이날 쇼져 방의 와 문왈

"아참의 엇던 녀관이 거문고를 가지고 와 죠흔 소래를 탄다 하오매 병을 강인하야 왓삽더니 무삼 연고로 그 녀관이 슈이 가니잇가"

소져 낫빗이 불그며 감안이 대답 왈

"내 몸 가지기를 법으로 하고 말삼을 례로 하여 나히 십뉵셰 되여시되 즁문 밧긔 나 외인을 대면치 아니하엿더니 일죠애 간사한 사람의게 평생 싯지 못할 욕을 먹으니 무슴 면목스로 너를 대면하리오"

츈운이 대경 왈

"무슴 일이관대 이런 말삼을 하시난잇가"

쇼졔 왈

"앗가 왓던 녀관이 얼골이 아롬답고 긔샹이 쥰슈한지라. 처엄의 예샹우의 곡을 타고 나종의 남훈 곡을 타거날 내 니라대 진션지미96)하니 그만 하라 한대 또 한 곡죠를 타니 이난 사마샹여 탁문군 써내던 봉구황곡97)이라. 그졔야 자샹이 보니 그 녀관의 얼골은 아롬다오나 긔샹이 호탕하야 아마도 계집이 아니라 분명 간사한 사롬이 내 허명을 듯고 춘색을 구견코져 하야 변복98)하고 오미니 다만 츈낭이 병드러 보지 못호미 에닯도다. 츈낭 곳 한변 보와시면 남녀를 구별하여시리라. 츈낭은 생각하라 내규99)의 쳐녀로셔 평생의 보지 못하던 사나해을 다리고 반일을 서로 슈작하여시니 쳔하의 이런 일이 잇난냐 아모리 부모라도 참아 못 살왓더니 츈랑다려 하노라"

츈운이 쇼 왈

"쇼져난 녀관의 봉황곡을 듯고 샹여의 봉황곡이 아니오니 무삼 과히 생각하시잇가. 녜 사람이 잔 가온대 활 그림자 보고 병들기와 갓도소이다. 또 그 녀관이 얼골이 알암답고 긔샹이 호방하고 음뉼을 능통하니 참 사마샹연가 하나니다"

쇼졔 왈

"비록 사마양여라도 나난 탁문군이 되지 아니하리다"

하더라. 일일은 소졔 부인을 뫼시고 즁당의 안잣거니 사되 과거 방목100)을 가지고 희색이 진진하야 드러오며 부인다려 왈

"내 아기 혼사을 졍치 못하야 쥬야 념녀하더니 오날날 어진 사회를 어더나니다"

부인이 왈

"엇던 사람잇가"

사되 왈

"시방 쟝원한 사람의 셩은 냥씨오, 닐옴은 쇼유오, 나흔 십뉵셰오, 회남따 사람이라. 그 풍채난 두목지오 그 재죠난 조자건이니 진실노 이 사람을 어드면 엇지 즐겁지 아니리오"

부인이 왈

"열번 듯은 거시 한번 보기만 못하다 하니 친히 본 후의 졍하사이다"

쇼졔 이 말을 듯고 븟그러옴을 니긔지 못하야 즉시 니러나 침소의 가 츈운다려 왈

" ? 거문고 타던 녀관이 초따 사람이라 하더니 회남은 초따히라. 냥장원이 일졍 부친끠 뵈오려 올 거시니 츈랑은 자샹이 보고 날다려 일흐라"

츈운이 쇼 왈

"나난 녀관을 보지 못하엿사오니 냥장원을 본들 엇지 알이잇가. 쇼졔 쥬렴 싸이로 잠깐 보시면 엇더하리잇가"

쇼졔 왈

"한변 욕을 먹은 후의 다시 볼 뜻지 이시리오"

이때예 냥장원이 회시 장원하고 연하여 급졔 장원하여 한림학사를 하니 일홈이 쳔하의 가둑한지라. 명문 귀족의 딸둔 집이 매파를 보내여 구혼하난 집이 구룸 못듯 한지라. 생이 졍사도 혼사를 생각하여 다 물니치더니 일닐은 한림이 졍사도를 뵈오려 가 통자101)한대 사되 즉시 화당을 슈쇄하고 마잘새 한림이 머리예 게화를 곳고 홍배와 한림뉴지102)을 들이고 화동과 공인이 각색 풍뉴늘 울이며 사도끠 뵈오니 풍채 아롬답고 례되 거록한지라 사되 깃붐을 이긔지 못하더라. 츈운이 시비 등을 불너 왈

"앞의 거문고 타던 녀관이 알음답다 하더니 냥한림과 엇더하뇨"

다 니라대

"그 녀관의 얼골이 심히 갓도소이다"

츈운이 드러가 쇼져의 눈이 밝은 줄을 닐넛더라. 사되 한림다려 왈

"나난 팔재 긔구하야 아달이 업고 다만 깔자식이 이시되 혼쳐를 졍치 못하여시니 한림이 내 사회되미 엇더하뇨"

한림이 니러나 절하고 왈

"쇼재 경셩의 드러와 소져의 요죠한 얼골에 뉴한한 재덕은 준문103)하엿삽거니와 문벌이 하날과 따 갓삽고 인픔이 봉황과 오작 갓사로이 엇지 바리릿가 마난 바리지 아니하시면 쳔졍104)인가 하녀이다"

사되 대희하야 쥬찬을 둘러 대졉하니라. 이윽고 부인이 쇼져를 불너 왈

"신방 장원 냥한님은 만인의 칭찬하난 배라. 네 부친이 임의 허혼하여시니 우리 부쳐난 탁신105)할 곳을 어덧난지라 무슴 근심이 이시리오"

소졔 왈

"시비의 말삼을 듯사오니 낭한림이 졍의 거문고 타던 녀관과 갓다 하오니 그러하니잇가"

부인이 왈

"그러하다. 내 그 녀관을 사랑하여 다시 보고져 호대 자연 다사하어 못하엿더니 오날 냥한림을 보니 그 녀관을 다시 본 듯하여 즐거온 마암을 엇지 금하리오"

쇼졔

"냥한님이 비록 아롬다오나 쇼녀난 혐의 잇사오니 더부어 졀친홈이 맛당치 아니하여니다"

부인이 크게 놀내여 왈

"너난 재샹가 규즁 쳐녀오 냥한님은 회남따 사람이라 무슴 혐의 이시리오" 소졔 왈

"소녀의 말삼이 븟글어운고로 모친끠 살지 못하엿거니와 오날 냥한님은 앞애 탄금하뎐 녀관이라 간사한 사롬의 꾀예 빠져 종일 슈작하엿사오니 엇지 혐의 업사리오"

부인이 밋쳐 대답지 못하여 사되 한림을 보내고 밧비 드러와 소져을 불어 왈

"경패야 오날날 뇽을 타고 하날의 올나 가난 경사를 보와시니 엇지 깃부지 아니하리오"

부인이 쇼졔의 혐의 하난 말삼을 살은대 사되 대쇼 왈

"냥낭은 진실로 만고 풍뉴 남재토다. 녜적 왕유106)도 악생이 되여 태평 공쥬의 집의 드러가 비파를 타고 도라와 장원 급졔하매 만고의 칭찬 유젼107)하여시니 이졔 한림이 또 긔이한 일이로다. 또 너난 녀관을 보고 한림을 보지 아니하여시니 무슨 혐의 이시리오"

쇼졔 왈

"소녀 욕먹기난 붓그렵지 아니하오나 내 어지지 못하야 남의게 소근 거시 한이로소이다"

사되 쇼 왈

"그난 노부의 알 배 아니라 훗날 냥한림끠 므르라"

사되 부인다려 왈

"내츄의 한림의 대부인을 뫼셔온 후의 혼례난 행하려니와 납채난 몬져 바다리라"

즉시 탁일108)하야 납례109)을 밧고 한림을 다려와 화원 별장의 두고 사후례로 졉하더라. 일일은 부인이 한림의 젼역 반찬을 장만하더니 쇼졔, 보고 왈

"한림이 화원의 오신 후로 의복 음식을 친이 념녀하시니 쇼졔 그 괴롬을 당코져 하오대 미안하야 못하옵거니와 츈운이 임의 쟝셩하야 족키 백사110)를 당할지라. 화원의 보내예 한림을 셤기게 하여 노친의 슈고를 덜가 하나이다" 부인이 왈

"츈운의 얼골과 재죄 무슴 일을 못당하리오마난 츈운의 얼골과 재죄 너와 진일이 업사니 몬져 한림을 셤기면 일졍 권111)을 아일가 념녀하노라"

쇼졔 왈

"츈운의 뜻을 보오니 쇼졔 더부러 한 사람을 셤기고져 하오니 좃지 아닐 배 업살거시오 또 츈운을 몬져 보내면 탈권할가 념녀하시거니와 한림이 연소 셔생으로 재상가 도장의 들어와 쳐녀을 희롱하니 그 긔샹이 엇지 한 안해만 지킈여 늙그리오. 타일의 승샹부 만종기녹112)을 먹을 졔 츈운가탄 자색113)이 몃칠 줄을 알이잇가"

부인이 사도끠 고하대 사되 왈

"엇지 연쇼 남자로 븬 방 촛불만 벗샴게 하리오"

하더라. 이 날의 쇼졔 츈운다려 닐너 왈

"츈랑아 내 너와 어려셔부터 동긔가치 하더니 나난 임의 한림의 납채를 밧다거니와 츈랑도 나히 자라시니 백년 신사를 념녀할지라. 엇던 사롬을 셤기고쟈 하난다"

츈운이 왈

"쇼져난 엇지 이런 말삼을 하시난잇가. 쳡은 소져를 따라 한 사람을 셤기고 쟈 하오니 원컨대 쇼져난 바리지 마라쇼셔"

쇼졔 왈

"내 본대 츈랑의 뜻슬 아난지라 의논코쟈 하난 일이 이시니 엇더하뇨 한님이 거문고 한 곡조로 듀야쳐녀를 희롱하여시니 그 욕이 즁하지라. 우리 츈랑 곳 아니면 뉘 나를 위하여 졀친할고. 죵남산 자각봉은 산이 깁고 경개 죠혼지라 츈랑을 위하야 별궁을 지어 츈랑의 화촉을 볘풀고 또 종형 십샴낭으로 더부어 긔특한 꾀를 하면 내 븟그럼을 시츨리라. 츈랑은 한변 슈고를 사양치 말나"

츈운이 왈

"쇼져의 말삼을 엇지 사양하리잇가마난 타일의 무슴 면목으로 한림을 보리잇가"

쇼졔 왈

"군즁은 쟝군의 영을 듯난다 하니 츈랑은 한림만 저어하난도다"

츈랑이 우스며 왈

"쥭기도 죄치 못하려단 쇼졔의 말삼을 어이 좃지 아니 할이잇가"

하더라.

각셜 한림이 한가한 날이면 쥬루의 가 술도 먹으며 화류114)도 구경하더니 닐일은 졍십샴이 와 한림다려 왈

"죵남산 자각봉이 산쳔이 알음답고 경개 죠흔지라. 한번 구경하미 엇더하요"

한림이 왈

"졍히 내 뜻시라"

하고 쥬효115)를 잇글고 가니라. 한 곳의 당하니 방쵸난 만만하고 백화난 작약한대 문득 시내물의 꼿싀 떠 나리거늘 한림이 왈

"이 반다시 도원116)이 잇도다"

졍생이 왈

"이 물이 자각봉으로 나려오대 일죽 드르니 꼿픠고 달 밝은 때에난 신션의 풍뉴소래 이셔 드른 사롬 만타 하대 나난 년분이 업셔 한번 구경치 못하여시니 오날 형과 한가지로 옷슬 떨치고 올나가 신션의 잣최를 찻고져 하노라"

그리할 차의 문득 졍생의 죵이 밧비 와 살오저

"낭자의 병환이 극즁하야 샹공을 어셔 오시라 하사이다"

졍생이 탄 왈

"과연 연분이 업산지라 연대 이려하여 가거니와 냥형은 신션을 차자보고 오쇼셔"

하고 가거날 한림이 흥을 이긔지 못하야 한자 올나가더니 믈 우희 나므닙이 떠나려 오건날 건져보니 글시 이시되

'션방이 운외 폐하니 지시냥낭래로다. 신션의 개 구름 밧긔 쯧스니 알건대 냥낭이 오난도다'117)

하엿거날 한림이 대경하여 왈

"이난 필연 신션의 글이로다"

하고 층암졀벽으로 올나가더니 이때예 날이 져물고 달이 밝은지라 길은 험하고 의탁할 곳이 업셔 배회하더니 홀연 쳥의 동재 시내가의 길을 씨다가 한림을 보고 드러가며

"냥낭이 오시나이다"

하거날 한림이 더옥 놀나 동녀를 딸와 가더니 층암졀벽 우의 한 졍자 잇시되 왼갓 화초 만발한대 앵무 공작이며 두견셩118)이 낭자하니 진짓 션경일녜라. 할임이 마음이 황홀하여 드러가니 비단 장막의 공작 병풍을 둘너난대 촉불을 발케 쓰고 셧다가 할임게 나와 예한 후의 왈

"냥낭이 엇지 져물거 오시니가"

할임이 답예 왈

"쇼생은 인간 사람이라 월하의 연분119) 업거늘 엇지 더듸다 하신잇가"

한대 션여 왈

"할임은 의심치 마르소셔"

하고 여동을 불너 왈

"낭군이 멀이 와 겨스니 급피 차을 드리라"

하니 여동이 직시 백옥반 션과120)을 배셜하고 유리잔 자하쥬를 부어 권하거늘 그 슐이 닌간 슐과 다른지라. 할임 왈

"션여난 무샴 일노 요지의 무한한 경개를 바리고 이 산즁의 와 외로이 머무난잇가"

션여 탄식 왈

"예 일이 꿈갓타여 생각하면 실푼지라. 쳡은 셔황모121)으 신여로셔 광한 잔채시의 낭군이 쳡을 보고 히롱하다 하이시고 샹졔게셔 진노하사 낭군은 즁죄하사 인간으로 귀앙하시고 쳡은 경한 죄로 이 산즁으 와 잇삽더니 낭군이 화식122)을 하신고로 젼생 일을 아지 못하신난또다. 샹졔 쳡으 죄을 사하니 곳 승쳔하랍신 분부가 게시되 낭군을 만나 젼생 회포을 풀고자 하난고로 아직 며물너사오니 할님은 의심치 마옵소셔"

한대 할임이 이 말을 듯고 션여의 손을 익그러 침소로 드려가 이무 기루던 회포을 다 못풀어 사창이 발가난지라. 션여 할임다려 왈

"오날은 첩이 승쳔할 기약이라. 모든 션관이 쳡을 다리려 올 거시니 낭군은 오래 머무지 못할지라"

하고 어셔 가기을 재촉하며 왈

낭군이 쳡을 잇지 안이 하실진대 다시 만나뵈올 날이 닛슬이다"

하며 수건으다 이별싀을 쎠 할님을 주거늘 할님이 옷소매을 떼여 그 글을 화답하니라. 션여 글을 보고 눈물을 흘여 왈

"셔산의 달이 지고 두견이 슬피 우니 한번 이별하면 구만 장쳔구름 박기 이 글귀뿐이로다"

글언 바다 품의 품고 재샴 재촉하는 말이

"때가 졈졈 느져지니 낭군 어셔 가옵소셔"

할임이 션여으 손을 잡고 눈물노 이별하니 그 애연한 졍은 차마 보지 못할네라. 할임이 집으 도라오니 자각봉 만헌 화초 두 눈으 샴샴하고 션여으 말소래난 두 귀의 쟁쟁하니 여셩 꿈을 깬듯하여 차탄 왈

"거기 잠간 몸을 슘여 션여의 가난 양을 못본 거시 한이로다"

이러타시 미망할 차 졍생이 도라와셔 할임다려 왈

"어졔 가인123)으 병으로 형과 한가지 션경을 구경치 못하니 한이 되건이와 다시 또 한번 형과 놀아보미 엇더한뇨"

한대 할임이 대히하야 션여 잇던 곳시나 보고자 하야 주효을 가지고 셩밧 걸나본이 녹음방초 승화시124)라 할임과 졍생이셔 술을 부어 마시더니 길가의 퇴락한 무덤이 잇거날 할님이 잔을 잡고 탄 왈

"술푸다 사람이 죽으면 다 져러하리로다"

졍생이 왈

"형이 져 무덤을 아지 못하리라. 옛 장여랑으 무덤이라. 장여랑의 얼골과 재덕이 만고의 옷듬일넌이 나히 이십셰으 죽으매 훗사롬이 어러이 여겨 그 무덤 압푸 화초을 심겨 망혼을 위로하나니 우리도 맛참 이 곳으 왓난지라 한잔 슐노써 위하게 엇더하뇨"

할님은 단정한 사람이라.

"형으 말샴이 올토다. 한잔 슐을 악기리요"

하고 각각 졔문 지여 한잔 슐노 위한이라. 잇때 졍생이 무덤을 도라단이더니 문득 깁젹삼 소매의 쓴 글을 어더 가지고 을푸며 왈

"엇던 사람이 이 글을 지어 무덤궁기다 너허난고"

할임이 살펴보니 자각봉으셔 션여 이별하던 글이라. 대경 왈

"그 미인이 션여이니라 장여화의 혼이 왓다"

하고 땀이 나 등이 별?머리털이 샹쳔하더라. 졍생 업난 따을 타 다새 한잔 슐을 부어 가만이 비러 왈

"비록 유명125)은 달으나 졍의난 갓탄이 혼영은 다시 보게 하라"

하고 졍생을 다리고 오니라. 이날 밤의 할임 화원 별당으 안자드니 과연 한 밧기 발재최 소래 나거늘 할임이 문을 여러본이 자각봉 션여라. 일변 반갑고 일면 놀나와 내다라 옥수을 익근대 미인 왈

"쳡으 근본을 낭군 아난지라 더러온 몸이 엇지 갓가릿가 처음의 낭군을 소기기난 놀내실가 하야 션여라 하야 하로밤을 모셔더니 오날쳡의 무덤얼 차자와 겨졔하고 술을 부어스니 질겁거니와 또 졔문 지여 위로하시니 임자 업신 그 혼을 이갓치 위로하니 엇지 감격지 안하리요 은공 잇지 못하야 회사126)하러 왓건이와 더러온 몸으로 다시 샹공을 모시지 못할리로소이다"

할임 다시 소매를 잡고 왈

"사람이 쥭으면 귀신이 되고 환생하면 사람이 되난이 그 근본은 한가지라. 유명은 달으나 영분을 이질소냐"

하고 허리을 안고 드러가니 권권한 졍이 젼일 보단 백배나 더하더라. 이윽하야 새벽날이 돗난지라 미인 왈

"쳡은 날이 발그면 츌입을 못하오니이다"

할임이 왈

"그러하면 밤으로 기약하노라"

미인이 대답지 아니하고 꼿밧 속으로 들어가니라. 일후붓텀 밤마닥 왕내하더라. 일일은 졍생이 두진인이란 사람을 다리고 화원으 드러가니 할임이 일어나 예한 후의 졍생 왈

"진인은 할임으 샹을 보쇼셔"

진인 왈

"할임으 샹이 두 눈셥이 빼여난 눈초리 귀밋까지 갓스니 졍승할 샹이요 귀밋치 분바른 듯하고 귀밥이 구실 드린 듯하니 어진 일홈은 쳔하의 진동할거시요 졍골이 낫스 가득하니 병권을 자바 말이박그 봉후할 샹이나 한 험이 잇난지라"

할임 왈

"사람의 길흉화복이 다 졍한 바라"

진인 왈

"샹공이 비쳡을 갓가이 하나니가"

할임 왈

"업난이다"

진인 왈

"혹 고총127)을 지내다 슬험 잇난잇가"

"업노라"

진인 왈

"몽즁으 계집을 가차하시니잇가"

"업나니다"

졍생 왈

"두 션생으 말샴이 한번 그를 졔 업나니 냥형은 자샹이 생각하라"

하되 한님이 대답지 아니한대 진인이 왈

"임자업슨 녀귀신이 한님의 몸의 어래어시니 녀러날이 지나지 아니하야 병이 골슈의 들거시니 구완치 못할가 하나니라"

한님이 왈

"진인의 말삼이 그러면 과연 하거니와 쟝녀랑이 날과 졍회 심이 깁프니 엇지 날을 해하리오. 녯날 초왕도 무산 션녀를 만나 한가지로 자고 유츈이라 한 사람도 귀신과 교졉하야 자식을 나아시니 엇지 의심하며 또 사람의 슈리 다 하날이 졍한 거시라. 내 샹이 부귀공후할 샹이면 장녀랑의 혼이 엇지하리오"

진인이 왈

"한님은 마암대로 하쇼셔"

하고 가니라. 한님이 술이 취하야 누엇더니 밤들게야 닐어 안자 향을 픠우고 쟝녀랑 오기를 기다리더니 홀연 챵 밧긔 숩예 말하난 소래 잇거날 가만히 드러보니 쟝녀랑의 소래러라. 울며 왈

"고이한 도사의 말 듯고 쳡을 오지 못하게 하니 엇지 박졀하니잇가"

한님이 대경하야 문을 열고 왈

"엇지 들어 오지 못하리오"

녀랑이 왈

"나를 오게 하면 어이 부쟉을 머리예 부쳣난잇가"

한님이 머리를 만져보니 과연 츅귀부쟉128)이러라. 한님이 대분하야 부작을 열파129)하고 내달아 녀랑을 잡으려 한대 녀랑이 왈

"나난 일노조차 영결하오니 망군은 옥쳬 안보하옵쇼셔"

하고 울매 담 너머가니 븟드지 못할나라. ?공방의 혼자 누어 잠도 일우지 못하고 음식도 먹지 못하니 자연 병이 되여 형용이 쵸고하더라.

일일은 사되 부쳬 큰 잔채를 배셜하고 한님을 쳥하야 노더니 사되 왈

"냥낭의 얼골이 어이 져대도록 초췌하뇨"

한님이 왈

"졍형과 술을 과히 먹기예 술병인가 하나니다"

사되 왈

"종의 말을 들으니 엇던 계집으로 더부러 한 가지 잔다 하니 그러한가"

한님이 왈

"화원이 깁사오니 뉘 드러오리잇가"

졍생이 왈

"형이 녀자가치 븟그러 하나뇨. 형이 두진인의 말을 찌땃지 못하거날 츅귀부작을 형의 샹토밋태 너코 그날밤의 꼿밧 소긔 안자보니 엇던 계집이 울며 창 밧긔 와 하즉하고 가니 두 진인의 말이 그르지 아니 한지라"

한대 한님이 긔이지 못하여 왈

"소재 과연 괴이한 일이 잇나니다"

하고 젼후 슈미를 알왼대 사되 소 왈

"나도 졈이실제 부작을 배화 귀신을 나즤 불너오게 하더니 냥낭을 위하야 그 미인을 불너 생각하난 마암을 위로하리라"

한님이 왈

"악장130)이 비록 도슐이 용하나 귀신을 엇지 나즈 불으릿가. 쇼자를 긔롱하시미로소이다"

사되 팔이채로 병풍을 치며 왈

"쟝녀랑 잇난다"

한대 한 미인이 우슴을 먹음고 병풍 뒤으로 셔 나오거날 한님이 눈을 들어보니 과연 쟝녀랑이러라. 마암이 황홀하야 사되끠 살와 왈

"져 미인이 귀신인잇가 사람인닛가. 귀신이면 엇지 백듀의 나오릿가"

사되 왈

"져 미인의 셩은 가씨오 일홈은 츈운이라. 한님이 젹뇨한 공방의 외로이 이심을 민망하야 츈운을 보내여 위로홈이니라"

한님이 왈

"위로홈이 아니라 긔롱홈이로이다"

졍생이 왈

"냥형은 자취지화131)니 젼 허물을 생각하라"

한림이 왈

"나난 지난 죄 업사니 무슨 허물니뇨"

졍생이 왈

"사나희 계집되여 샴쳑 거문고로 규즁 쳐녀을 희롱하니 사람이 신션되며 귀신되미 괴이치 아니하니라"

한림이 고향의 도라와 대부인을 뫼셔와 혼례을 지내고져 하더니 토번이란 도적이 변방을 쳐들어와 하북을 난오다 연나라 위나라 조나라이 되여 셔로 작난하니 쳔재 진노하야 죠졍 대신을 불너 의논할새 냥소유 주왈

"녜 한무졔난 죠셔132) 나리와 남월왕을 황복 바다사오니 원컨대 폐하난 급피 죠셔하야 쳔자 위엄을 뵈쇼셔"

쳔재 왈 현타 하시고 즉시 한님을 명하야 죠셔를 맹그라 세 나라해 보내니 죠왕과 위왕은 즉시 항복하고 목 쳔필과 비단 쳔필을 드리되 오직 연왕은 따이 멀고 병이 강하기로 항복지 아니하난지라. 쳔재 한림을 불너 왈

"션왕은 십만병으로도 항복지 못한 나라흘 한림은 조곰만한 글노써 두나라을 항복 밧고 쳔자 위엄을 만리 밧긔 빗나게 하니 엇지 알암답지 아니하리오"

비단이 쳔필과 말 오십필을 샹사하신대 한림이 배샤 왈

"다 형쥬133)의 덕이오니 소신이 무슴 공이 이시잇가. 연왕이 항복지 아니홈은 나라희 븟그러옴이오니 쳥컨대 한 칼을 잡고 연군의 가 연왕을 다래여 듯지 아니하거든 연왕의 머리를 볘혀 오리이다"

쳔재 장히 너겨 허하시고 병부을 주신대 한림이 샤은 슉배하고 나와 졍사도끠 하즉하고 갈새 사되 왈

"슬프다 냥낭이 십뉵셰 셔생으로 만리 밧긔 가니 노부의 불행이로다. 내 늙고 병드러 조졍 의논의 참예치 못하나 샹소하야 닷토고쟈 하노라"

한림이 왈

"악쟝은 과이 념녀치 마르쑈셔 연나라흔 솟태 든 고기오 궁긔 든 개아미라.무슴 념녀하릿가"

부인이 왈

"현셔를 어든 후로 늙은이 희로을 위로하더니 이졔 불측한 따희 가시니 엇지 슬프지 아니하리오 바라건대 수이 셩공하고 도라오쇼셔"

한림이 화원의 들어 가 행쟝을 다사려 발행할새 츈운이 소매를 잡고 눈물을 흘이며 왈

"샹공이 할님원의 가셔도 밤의 잠을 니루지 못하거든 이제 만리 밧긔 가시니 부지키이다 올가하나니다"

한림이 쇼 왈

"대장뷔 나라해 당하야 사생을 도라보지 아니하나니 엇지 사졍을 생각하리오. 츈랑은 부질업시 슬어하야 꼿가탄 얼굴을 샹케 말고 소져를 편이 뫼셔 내 공을 닐오고 헐이예 말가탄 닌을 차고 도라오기를 기다리라"

하고 가니라.

한림이 낙양따의 지날새 십뉵셰 소연으로 옥졀을 가지고 병부을 차고 금의를 닙고 위의 늠늠하니 낙양 태슈와 하남 부윤 다 젼도하야 맛난지라. 광채 비할대 업더라. 한림이 셔동을 보내녀 계셤월을 차즈니 셤월이 거즛 칭병하고 산즁의 드러간지 오랜지라. 한림이 섭섭한 마암을 금치 못하야 객관의 드러가 초불만 벗슬 샴고 안자더니 날이 새기거날 글을 지어 벽샹의 쓰고 가니라. 연국의 니라니 그 따 사람이 일훔의 이셔 쳔자의 위엄을 보지 못하엿다가 한림 행차를 보고 황겁하야 음식을 만히 쟝만하야 군사를 먹이고 사례하더라. 한림이 연왕을 보고 쳔자의 위엄을 베프니 연왕이 즉시 복지하야 항복하고 황금 일만냥과 명마 백필을 들이거늘 한림이 밧지 아니하고 오더니 한단따희 일우니 한 연소 셔생이 필마단긔로 행차를 죄하야 길가의 셧거날 한림이 자샹이 보니 얼골리 반악갓고 풍채와 거동이 비범하거날 한림이 객관의 머물너 소년을 쳥하야 왈

"내 쳔하를 두로 단니며 보되 그대 가탄 니를 보지 못하엿난니 셩명을 뉘라하나뇨"

대 왈

"쇼생은 하북 사람이라 셩은 젹씨오 닐홈은 생이라 하나니다"

한림이 왈

"내 어진 션배를 엇지 못하야 셰샹사를 의논치 못하더니 그대를 만나니 엇지 즐겁지 아니하리오"

젹생이 왈

"나난 초야의 믓쳐 이셔 문견이 업삽거니와 샹공이 바리지 아니하시면 평생 원인가 하나니다"

한림이 젹생을 다리고 산슈풍경을 구경하며 오더니 낙양객관의 다다르니 계셤월 놉픈 누 우희 올나 한림의 행차를 기다리더니 한림의게 나아가 졀하고 안자니 일변 슬프고 일변 깃븜을 이기지 못하야 눈물을 흘이고 왈

"쳡이 샹공을 니별한 후의 기푼 산듕의 드러가 자최을 감초와삽더니 샹공이 급졔하야 한림벼슬하신 긔별만 드러삽거니와 그때예 옥젹을 가지고 이리 지나실 주를 모르고 산즁의 잇삽더니 년국을 항복 바다 화개를 압픠 셰고 도라오실새 쳔지만물과 산쳔초목이 다 환영하오니 쳡이 엇지 모로잇가. 아지 못하옵건이와 부인 졍하여 게신잇가"

할님이 왈

"졍사도 여자와 혼사을 졍하여시되 해예난 못하엿노라"

말을 긋친 후의 날이 져물며 셔동이 고하여 왈

"할님이 젹생을 어진 션배라 하옵던니 배야히로 셤낭으 손을 잡고 희롱하나니다"

할임이 왈

"젹생은 본대 어진 사람이라 일졍 그러치 안이 할 거시오 그 셤월도 내게 졍셩이 지극하니 엇지 다른 뜨시 잇스리요 네 그릇 보와또다"

셔동이 무류하야 물너가더니 이윽하이 다시 와 고하되

"샹공이 내 말을 요망타 하시매 다시 사롭지 못하옵더니 원컨대 샹공은 잠간 보소셔"

할임이 난간의 숨어 거동을 보던니 과연 젹생이 셤월으 손을 잡고 히롱커늘 할임니 하난 말을 듯고져 하야 나어 가더니 젹생이 호련 할임을 보고 대경하야 도망하고 셤월도 붓그러 말을 못하거늘 할임이 왈

"셤낭아 네 젹생과 친하던야"

셤월이 왈

"쳡이 과연 젹생이 뉘와 결의 형졔하야 그 졍이 동기 갓삽든이 젹생을 만나매 반갑싸와 안부를 뭇삽더니 샹공 보시고 의심하시니 쳡의 죄를 만사 무셕이로소이다"

할임이 왈

"내 엇지 셤낭을 의심하리요 어진 사람을 일흐니 그릇츤리노라"

하고 인하야 셤월노 더부려 자더니 달기우러 날이 새난지라. 셤월이 몬져 일어나 촉불 도도고 단장하더니 할임이 눈을 드러보니 발근 눈과 고흔 태도 셤월이로다. 자생이 보면 안일네라 할임이 놀내 문 왈

"미인은 엇던 사람인다"

대 왈

"쳡은 본대 하북 사람이라 내셩명은 젹경홍이옵더니 셤낭으로 더부러 결의형졔하엇삽더니 오날 밤의 셤낭이 마잠 병 잇노라 하고 날더러 샹공을 뫼시라 하거날 쳡이 마지 못하야 뫼셔나이다"

말을 맛지 못하야 셤월이 문을 열고 왈

"샹공이 오날밤의 새 사람을 어더사오니 하례하나니다. 쳡이 일즉 하북 젹경홍을 샹공끠 쳔134)하여삽더니 과연 엇더하닛가"

한림이 왈

"듯던 말과 백승135)하도다 어제 말하던 젹생의 누의 잇다 하더니 그러하냐. 얼골이 심히 갓도다"

경홍이 왈

"쳡은 본대 동생이 업난지라. 쳡이 과연 젹생이로소이다."

한림이 오히려 의심하야 왈

"홍낭은 엇지 남복하고 나를 소기뇨"

경홍이 왈

"쳡은 본대 연왕 궁인이라 재조와 얼골이 남만 갓지못하나 평생의 대인 군자달 셤기고져 원이러니 졉때예 연왕이 샹공을 마자 잔채할 새 쳡이 벽틈으로 샹공의 긔샹을 잠깐 보온 후의 신혼이 호탕하야 금의 옥식136)을 귀한거시 업서 샹공을 딸와 좃고져 하오대 구즁 궁궐을 엇지 나오며 쳔대 만대를 엇지 딸을이오. 죽기를 가을 샴고 년왕의 쳔재마를 도적하야 타고 남복137)하야 샹공을 딸와 싸오니 부지 샹공을 소긴 일이 아니여니와 복지대죄 하나니다"

한림이 셤월을 시겨 위로하니라. 이날의 한림이 발행할새 셤월과 경홍이 왈

"샹공이 부인을 어든 후의 쳡 등이 뫼실날이 잇사오니 샹공은 평안이 행차 하소셔"

잇때예 연왕을 항복 바든 문셔와 조공한 보화를 다 경셩으로 드려갈새 황졔 대열 왈

"냥한림이 승쳡하야 온다"

하고 백관을 보내여 마자 들여 와 샹사하시고 례부샹셔를 배하신이라. 한림이 샤은 슉배하고 물너와 졍사도 집의 가 뵈올새 사되 반가옴을 니긔지 못하야 왈

"만리 타국의 가 셩공하고 벼살을 도도오시니 우리집 복이로다"

하더라. 한림이 화원의 나와 츈운으로 더부러 쇼져의 안부를 므라며 귀한 졍을 측양치 못할네라. 일닐은 한림원의셔 난간의 지어 부친 글귀를 읇프며 달을 구경하더니 홀연 풍편의 통소소래 들이거날 하인을 불너 왈

"이 소래 어대셔 나난뇨"

하인이 왈

"아지 못하옵거니와 달이 밝고 바람이 슌하면 때때 들이나이다"

한림이 쟝즁의 백옥 통소를 내여 한곡조를 브니 맑은 소래 쳥쳔의 사맛차 오색구롬이 사면의 니러나며 쳥학 백학이 공즁으로 나려와 뜰의셔 춤을 추난지라. 보난 사람이 긔이이 녀겨 왈

"녜 왕자진이라도 밋지 못하리라"

하더라.

잇때예 황태휘 두 아달과 한 딸이 이시되 맛아들은 쳔자요, 또 한나흔 원왕을 봉하고 또 딸은 난양공쥬라. 공쥐 날 때예 한 션녜 명쥬138)를 가져와 팔의 거더니 이윽하야 공쥬을 나흐니 옥가탄 얼골과 난초가탄 태도난 인간 사람이 아니오 민쳡한 재조와 늠늠한 풍채난 쳔산 신션이러라. 태위 가쟝 사랑하시더니 셔역국의셔 백옥 통소를 진샹하엿거날 공인을 불너 불나하되 소래를 내지 못하더니 공쥐 밤의 한 꿈을 꾸니 한 션녜 한 곡죠를 가라치거날 공쥐 꿈을 깨여 그 통소를 불너보니 소래 쳥아하야 셰샹의 못하던 곡조라. 황졔와 태휘 사랑하여 매양 달밝은 밤이면 불일새 쳥학이 나려와 춤을 추난지라. 태후와 황졔 매일 일오대

"난양이 자라면 신션가탄 사람을 어더 부마를 샴으리라"

하더니 이날 밤의 공쥬 통소 소래예 춤추던 학이 한림원의 가 춤을 추난지라. 그 후의 궁인이 이 말을 젼파하니 황졔 들으시고 긔특이 너겨 왈

"냥소유난 진지 난양의 배필이라"

하시고 태후게 드어가 주왈

"례부상셔 냥소유의 나히 난양과 샹젹하고 재조와 얼골이 모든 신하즁의 읏듬이오니 부마를 졍할가 하나니다"

태휘 대희 왈

"소화의 혼사를 졍치 못하야 일야139) 념녀하더니 냥소유난 진지 소화 쳔졍 배필이로다. 내 냥샹셔를 보고 쳥코져 하노라"

황졔 왈

"어렵지 아니하니 냥샹셔를 블너 별전의 안치고 문장을 의논할 때예 태휘 냥냥은 쥬렴 소긔로셔 보시면 알으시리이다"

태휘 대희하시더라. 난양의 일홈은 소화니 그 통소의 각하엿거날 인하야 일홈하니라.

 

 

 

쳔재 환재140)를 보내여 샹셔를 부으실새 환재 졍사도 집의 가 물은대 샹셔 오지 아니하엿난지라. 환재 급피 차즈니 샹셰 배야흐로 졍십삼을 다리고 쟝안 쥬누의 가 술이 대취하엿난지라. 환재 급피 명패로 불은대 샹셔 취즁의 인사141)를 차리지 못하야 창기로 붓들려 죠복을 닙고 계우 드러가 닙죠한대 황졔 대희하야 좌를 주시고 인하야 백대졔왕 치란흥망과 만고 문쟝명필을 의논할새 샹셰 고금 졔왕을 녁녁히 의논하고 문쟝을 차례로 헤아리더니 황졔 대희하야 왈

'내 니태백을 보지 못하야 한하더니 경을 어더시니 엇지 니태백을 불어하리오 짐이 글 하난 궁녀 여나 등을 갈으여 녀즁셔을 봉하여시니 경이 그 궁녀을 각각 글을 지어주면 그 재죠를 보고져 하노라'

하고 즉시 궁녀를 명하야 백옥셔안142) 뉴리 벼로와 금섭연젹 압픠 노코 모든 궁녀덜이 차례로 느러 셔 혹 쳥능지와 백능지와 비단슈건이며 글임 글인 부채을 들고 닷토와 글을 빌거늘 상셰 취흥이 만발하야 채필을 한번 두르치면 구름과 바람이 니러나며 뇽과 배암이 쥐든난지라. 순식간의 궁녀를 다 지어주니 궁녀들이 그 글 가지고 차례로 황졔끠 들인대 황졔 다 보시고 극히 아름다이 녀겨 궁녀를 명하야 어주143)를 주라 하신대 궁녜 닷토와 각각 술을 들이니 샹셰 밧난 듯 주난 듯 삼십여 배을 먹은 후의 대취하야 인사를 몰으난지라. 황졔 왈

'이 글귀에 갑술 의논컨대 쳔금이라. 녯글의 하야시되 목과를 더 지기듯 경구로써 갑프라 하야시니 너희난 므어스로 뉴필지자144)를 하리오'

모든 궁녜 금봉차도 빼며 백옥금패도 그르며 옥지완도 버서 서로 다토와 샹셔끠 더지니 쟘깐 싸니 여뫼가치 싸니여난지라. 황제 소왈

'짐은 무어스로 샹사하리오'

하고 환쟈를 시겨 쓰던 필먹과 벼로와 연젹과 궁녀덜 드린 보화를 거두어 샹셔집의 드리라 한대 샹셰 머리를 조와 샤은하고 니러나 화원의 갈새 츈운이 내다라 옷슬 벗기고 문왈

'뉘집의 가셔셔 이대도록 취하신잇가'

말을 맛지 못하야 종이 필먹 벼로 연젹봉차지환 금패물 무수이 드리난지라. 샹셰 츈운다려 왈

'이 보화난 다 쳔재 츙량을 샹사하신 배라'

츈운이 다시 뭇고쟈 호대 샹셰 발세 잠들어난지라. 명일의 샹셰 니러나 소셰하더니 문 지큰 놈이 급피 고하대

'월왕이 와나니다'

샹셰 대경하야 신을 벗고 내다라 마자 샹좌하고 문왈

'젼하 무슴 일로 누지예 행차하신잇가'

월왕이 왈

'과인이 황졔의 명을 바다 왓난지라. 난양공쥐 나히 자라시되 부마145)를 졍치 못하엿더니 황졔 샹셔의 재덕을 사랑하샤 혼인을 졍코져 하나니다'

샹셰 대경 왈

'소신이 무슨 재덕이 잇사오릿가 형은이 이러탓 하오니 알욀 말삼이 업삽거니와 졍사도 녀자로 더부러 혼인을 졍하야 납폐를 하얀지 삼년이오니 원컨대 대왕은 이 뜻을 황졔끠 알외소셔'

월왕이 왈

'내 도라가 알외려니와 슬프다 상셔 사랑하던 일이 허사로다'

샹셰 왈

'혼인은 인륜대새오니 소신이 드러가 대죄하리이다'

월왕이 즉시 하직하고 가니라. 상셰 드러가 사도를 보고 월왕의 말노 고한대 일개 다 황황하야 아므리 할 줄을 모로더라. 처엄의 황태휘 상서를 보시고 대열146)하야 왈

'이난 난양의 천졍배필이니 엇지 다란 의논이 이시리오'

하더라. 천재 상셔의 글과 글시를 잇지 못하야 다시 보고져 하야 태감을 명하야 즉시 거두어 드리라 하신대 궁녀덜이 임의 깁피 그 글을 간슈하여시되 한 궁녀난 상셔 글 쓴 부채를 들고 제 침실의 드러가 슬피 우난지라. 이 궁녀의 셩명은 진채봉이니 화음따 진어사의 딸이라 진어새 죽은 후의 궁비 정속147)하엿더니 쳔재 보시고 사랑하야 후궁을 봉코자 하신대 황휘 그 재덕을 보고 탈권할가 념녀하야 왈

'진낭자의 재행이 족히 후궁을 봉하염즉 하오대 제 아비를 주기고 그 딸을 갓가히 홈이 가치 아니하여니다'

쳔재 왈 '션타'하시고 채봉을 불너 왈

'너을 황태후 궁즁의 보내여 난양공쥬을 뫼셔 글이나 힘써 하게 하노라'

하시고 보내신대 공쥬도 그 재모을 보시고 사랑하여 일시도 떠나지 못하게 하더라. 닐일은 황태후를 뫼시고 봉내젼의 가 냥상셔의 글을 어드니 상셔난 진시을 아지 못하대 진씨난 알아보고 자연 비회를 이긔지 못하여 눈물을 먹음고 남이 알가 저허 부채만 들고 물너가 상셔를 피한 듯하야 한번 글을 읇픈니 눈물이 일쳔주리러라. 진낭이 고사를 생각하여 상서의 글을 화답하여 그 부채예 써더니 홀연 태감이 급히 와

'냥샹셔 글을 다 드리라 하신다'

한대 진씨 대경하야 왈

'과연 다시 차즐 줄을 아지 못하고 그 글을 화답하야 그 부처에 써사오니 황상이 보시면 일졍 죄 즁할 거시 차아리 자결하리라'

한대 태감이 왈

'황상이 인후하시니 일졍 죄치 아니 하실거시오 내 또 힘써 구완할 거시니 념녀말고 가사니다'

진씨 마지못하야 태감을 따라가니라. 태감이 모든 궁녀의 글을 차례로 드린대 황제 글마다 보시더니 진씨 부채예 쓴 글을 보시고 괴히 녀겨 문왈

'냥상셔 글 알해 뉘라 화답하엿나뇨'

태감이 왈

'진씨 말삼을 듯사오니 황상이 다시 차자실 줄를 모라고 외람이 화답하여 써로라 하고 주그려 하옵거늘 소신이 못 죽게하여 다려 왓나니다'

황제 다시 진씨의 글을 보니 그 글의 하여시되

깁부채 둘엿하여 츄월가타니 누우의 붓그려 하던 줄 생각하리로다 처음의 지척의셔 서로 아지 못하고 문득 그대로 하여곰 자샹이 보게하물 뉘우처 하난도다148)

하엿더라. 황제 보시고 왈

'진씨 일졍 사졍이 잇도라 엇던 사람을 보왓관대 이 글이 일어하뇨 그러나 재죄 앗가오니 살오노라'

하시고 태감을 명하야 진시를 불으신대 진시 드러가 계하의 나려 머리를 두드려 왈

'소첩이 죽을 죄를 지어사오니 원컨대 수이 죽사와지이다'

샹이 왈

'네 긔이지 말고 바로 알외라 엇던 사람으로 더부러 사졍이 잇나뇨'

진씨 눈물을 흘이며 왈

'황샹이 하문하시닌 어이 긔망149)하리잇가. 쳡의 집이 패치 아니하여신제 냥샹셔 과거의 가다가 쳡을 보시고 냥뉴사로 써 서로 화답하고 결친하기를 언약하여삽더니 알애 봉내전의셔 글 지을 때예 쳡은 상셔를 알아보고 상셔난 쳡을 아지 못하난고로 슬픈 마암을 이긔지 못하야 우연이 화답하엿삽더니 쳡의 죄난 만사무셕150)이로소이다'

상이 왈

'네 냥유사를 긔역할소냐'

진씨 즉시 냥뉴사를 써 들인대 상이 보시고 왈

'네 죄 즁하나 네 재죄 긔특하니 사하노라 도라가 난양을 졍셩으로 셤기라'

하시고 부채를 주시니라.

이날의 상이 황태후을 뫼셔 잔채하더니 월왕이 냥상셔 집으로셔 도라와 졍사되집의 납폐151)한 말을 고하대 황태휘 대노하야 왈

'냥상셰 조졍 체모를 알여든 엇지 나라영을 거역하리오'

명일의 상이 냥소유를 불어 인견하시고 왈

'짐이 한 누의동생이 잇더니 경이 아니면 가히 배필될 사람이 업난지라 월왕으로 하여곰 경의 집의 보내엿더니 경이 졍사되집 말로써 사양하다 하니 생각지 못홈이로다 녜부터 부마를 졍하면 어든 안해라도 소박하거든 상셔난 졍가 녀자의게 행례한 일이 업난지라 졍가 녀자난 자연이 갈 곳이 이실 거시니 무슴 해로오리오'

상셰 머리를 두드리며 왈

'소신은 원방사람으로 경셔의 와 탁신할 곳이 업서 졍사도의 관대홈을 입어 샤쳐를 졍하옵고 납례를 하야 옹셔지의를 베풀고 부부지의를 졍하여시되 이제까지 혼례를 행치 못하옵기난 국사 다사하야 모친을 다려오지 못하엿삽더니 이제 소신을 부마를 졍하오면 졍가 녀자난 죽기로써 슈졀하올 거시니 엇지 국경의 해롭지 아니 하리잇가'

상이 왈

'경이 정상은 그러하나 혼례를 행치 아니하여시니 졍가 녀재 무슴 슈졀하며 또 황태휘 경의 재덕을 사랑하야 부마를 졍코져 하시니 경은 과이 사양치 말나 혼인은 대새니 엇지 셰쇄한 사졍을 생각하리오. 짐과 바둑이나 두자'

하시고 종일토록 바돍 두다가 나오니 졍사되 상셔를 보고 눈물을 백슈의 흘이며 왈

'오날 황태휘 젼교하시되 냥상셔의 납채를 수이 내여주라 아니면 큰 죄 이시리라 하연난고로 납채를 화원의 내여 보내여시니 우리집 일이 가이 업다 나난 계우 부지하거니와 노쳐난 병이 되여 인사를 차리지 못하니 이런 졍상이 잇난냐'

상셰 실색하여 왈

'내 상소하여 닷토면 됴졍의 공논이 업사릿가'

사되 왈

'상셰 이제 상소하면 반다시 즁죄를 어드려니와 천명을 바든 후의 화원의 잇기 미안하니 아모리 떠나기 결연하나 다른 대 샤쳐홈이 맛당하도다'

샹셰 대답지 아니하고 화원으로 나가니 츈운이 눈물을 흘이며 납채를 븟들고 왈

'소져의 명으로 와 상셔을 뫼션지 오래옵더니 호새다마하야 일니 이리 되오니 소져의 혼사난 다시 바랄 거시 업사오니 쳡도 아됴 영결하나니다'

상셰 왈

'내 상소하야 힘써 닷토려니와 셜사 허락지 아니하신들 츈낭은 임의 내게 허신하여시니 엇지 나를 바리이오'

츈운이 왈

'쳡이 비록 민쳡지 못하나 녀필종부152)지의를 어니 모라리오만난 쳡이 어러셔 소져로 더부러 사생영속을 한가지로 하쟈 맹셔하엿시니 오날날 상셔을 뫼시기도 소져의 명이라 소졔 종신 슈졀하오면 쳡이 어대 가잇가'

상셰 왈

'소져난 동서남북의 뜻대로 갈여니와 츈랑은 소져를 조차 다른 사람을 섬기면 녀자의 졍졀이 잇나냐'

츈운이 왈

'샹공은 우리 쇼져를 아지 못하나이나 쇼제 졍한 일이 잇난지라 부모 슬하의 잇다가 백년이 지낸 후의 터럭을 끈코 몸을 재계하야 산문153) 의 탁신하야 일생을 지킈고져 하시나니 쳡이 홀노 어대로 가리잇가 상셰 츈운을 보고쟈 하시거든 납채를 쇼져방으로 보내쇼셔. 그리치 아니하면 죽어 후셰나 다시 뵈오리라 바라건대 상공은 만셰 안보하쇼셔'

하고 문득 뜰의 나려 재배하고 안희로 드러가니라. 상셰 마암이 젹막하야 길히 탄식만 하더라.

이날의 상셰 상소하니 그 글의 하여시되

한림학사 겸 례부상셔 양쇼유은 돈슈백배154)하야 황졔폐하끠 알외나니다. 대개 인륜은 왕졍의 근본이오 혼인은 인륜의 대새라 왕졍을 닐으면 나라히 그릇되고 혼인을 삼가지 아니하면 가되 망하나니 엇지 혼인을 삼가 왕졍을 구치 아니하리잇가 쇼신이 배아흐로 졍가 녀자로 혼인을 졍하야 납채하엿더니 쳔만의외예 부마를 봉코져 하샤 황태후 명으로 임의 밧든 납채를 내여 주시니 녜로부터 듯지 못하던 배로소니다 원컨대 폐하난 왕졍과 인륜을 살펴 졍가의 혼인을 허하소셔

상이 보시고 태후끠 주한대 태휘 대노하야 냥상셔를 젼옥의 가도라 하신대 죠졍백관이 다 간쟁155)호대 듯지 아니하시더라. 이때예 토번이 배야흐로 즁국을 수이 여겨 삼만병을 거나리고 와 변국을 노략할새 션봉이 위교의 왓난지라 상 죠졍대신을 불너 의논할새 다 주왈

'냥상셰 젼일의도 군병을 피하지 아니하고 삼진을 졍하여사오니 즉금도 냥상셰 아니면 당하리 업살가 하나니다'

상이 왈 현타하시고 즉시 드러가 태후끠 엿자오대

'죠졍의난 냥쇼유 아니면 도적을 당하리 업다 하오니 비록 죄 잇사오나 국사를 몬져 하쇼셔'

대휘 허하신대 즉시 사쟈을 보내여 냥상셔를 불너 인견하시고 문왈

'도적이 급하니 경이 아니면 졔어치 못할지라 엇지할고'

상셰 대왈

'신이 비록 재죄 업사오나 수천군을 어더 이 도적을 파하야 죽을 목숨 구완하신 은덕을 만분지일이나 갑사올가 하나니다'

상이 대희하야 즉시 대사마 대원수를 봉하시고 삼만군을 주시다. 상셰 이날의 황상끠 하즉하고 군병을 거나리고 위교로 나갈새 션봉장이 달러드러 좌현왕을 살오 잡으니 적셰 대패한지라 다 도망하거날 쪼차가 세번 싸화 세번 니긔고 머리 삼만과 션마 팔쳔을 엇고 승쳡을 쳔자끠 보한대 상이 대희하야 못내 칭찬하더라. 상셰 또 궁즁의 상소호대

'도적을 비록 파하여시나 제따희 드러가 멸하고 도라오리이다'

하엿더라. 상이 소를 보시고 장히 너겨 병부상셔 대원슈 벼살을 하이시고 통쳔어대 참마검 백모황월을 주시고 하북농셔 병마을 다 죠서하야 냥상셔를 도오라 하시다. 상셰 탁일하야 발행할새 홍영이 엄숙하고 위의 싁싁한지라 수일사이예 오십여셩을 항복밧고 젹절산하의 유진하엿더니 홀연 찬바람이 니러나며 간치 진 안해 드러와 울고 가거날 상셰 마상의 졈을 치니 션흉후실156) 한 괘러라. 상셰 촛불을 밝키고 병셔를 보더니 삼경은 하야 촛불이 꺼지며 냉긔 사람을 놀내난지라 문득 한 녀재 공즁으로셔 나려와 상셔 압픠 셔거날 보니 손의 팔쳑 비슈를 들고 얼골이 눈빗 가탄지라 상셰 자객인 줄을 알고 안색을 변치 아니하고 문왈

'녀자난 엇던 사람이관대 밤의 군즁의 들어왓나뇨'

대왈 나난 토번국 찬보의 명으로 상셔의 머리를 버이러 왓난이다'

상셔 소왈

'대장뷔 엇지 죽기를 저어하리오'

안색이 자약한대 그 녀재 칼을 따희 더지고 머리를 들어 왈

'상셔난 념녀치 말아소셔'

상세 븟드러 일으써고 문왈

'그대 날을 해치 아니홈은 엇지요'

녀재 대왈

'쳡은 본대 냥듀사람이라 부모를 일치 녀희고 한 도사를 딸아 검슐을 배홀새 쳡의 셩명은 심효연이라 진희월이와 김채홍이와 한가지로 배온 삼년의 바람을 타고 번개를 조차 쳔리를 가난지라. 션생이 혹 원슈를 갑프며 사으나온 사람을 주기고져 하면 매양 희월과 채홍을 보내고 쳡은 보내지 아니하거날 쳡이 고이 녀겨 무른대 선생이 왈 엇지 네 재죄 부죡하리오. 너난 인간 귀한 사람이라 대황국 냥상셔의 배필이 될 거시니 엇지 사람을 살해하리오. 쳡이 왈 그러하면 검슐을 배화 무엿하리오 션생이 왈 냥상셔를 백만군즁의 만나 연분을 매잘 거시니 또 토번이 쳔하 자객을 모득하여 냥상셔를 주기려 하니 네 수이 나가 자객을 들이쳐 냥상셔를 구완하라 하거날 쳡이 토번국의 와 모든 자객을 물리치고 왓사오니 엇지 상공을 해하리잇가'

상셰 이 말을 듯고 대희하여 왈

'낭재 주거가난 목숨을 구완하고 또 몸으로써 허락하니 이 은을 엇지 갑프리오 낭자로 더부러 백연해노 하리라'

하고 옥장의 드러가 동침하니 복과 영즁의 월색이 만졍하고 옥문관외예 춘정의 향긔롭다 호흥을 어이 측냥하리오 효연이 문득 하직 왈

'군즁은 녀재 이실 곳이 아니니 도라가나니라'

상셰 왈

'낭자난 셰상사람이 아니라 긔특한 꾀을 가라쳐 도적을 파케할 거시여날 엇지 나를 바리고 급히 가나뇨'

효연이 왈

'상곡의 용약으로 패한 도적 치기난 손의 춤밧기 가타니 무슴 념녀 하리오 쳡이 아즉 도라가 션생을 뫼시고 잇다가 상셰 환군하신 후에 가 뫼시리이다'

상셰 왈

'한 말이나 가라치고 가라'

효연이 왈

'반사곡의 가 물이 업거든 새암을 파 군사를 머기고 도라가소셔'

또 무슴 말을 믓고져 하더니 문득 공즁으로 올나간대 업더라. 상셰 졔장을 불너 효연의 말을 한대 다 니라대

'장군이 하신통하시기예 쳔신이 와 도움이로이다'

하더라. 상셰 군사를 거날이고 도라올새 한 곳대 당하니 길이 좁아 항진을 통치 못하난지라. 계우 구러 수백리를 나와 한 들을 만나 뉴진하니 군새 다 목이 말나 급한지라 마잠 못물을 보고 먹으니 일시에 몸이 풀으고 말을 통치 못하야 죽어가난지라. 상세 대경하야 문득 심효연의 말을 생각하니 필연 반샤곡이로다 하고 즉시 새암을 파대 물이 나지 아니하니 상셰 념녀하야 진을 옴고져 하더니 홀연 북소래 쳔지 진동하며 샨쳔이 다 응하니 대져 적병이 험한 길을 막아 엄습고져 하더라 졔쟝과 군새 긔갈이 심하야 적병을 당적할 뜻시 업사니 샹셰 크게 민망하야 옥쟝의 안자 모책을 생각하더니 홀연 쟘이 드러 한 꿈을 꾸니 쳥의녀동이 압픠 와 셔거날 보니 단졍한 얼골이 범인이 아닐네라. 샹셔끠 고하야 왈

'우리 냥재 한 말삼을 샹셔끠 살고져 하오니 원컨대 샹셔난 잠깐 행차하소셔'

샹셰 왈

'네 낭자난 엇던 사람이뇨'

대왈

'우리 낭자난 동졍뇽왕의 자근 딸이여니와 잠깐 피우하야 예 와 잇나이다'

샹셰 왈

'뇽녀난 슈부의 잇고 나난 셰샹사람이라 엇지 가리오'

녀동이 왈

'말을 진문 밧긔 매여사오니 그 말을 타시면 자연 가시리이다'

샹셰 녀동을 딸아가니 이윽하야 들어갈새 궁궐이며 위의 찬란하더라. 녀동 슈인이 나와 샹셔을 마자 백옥교 위에 안치거날 샹셰 사양치 못하야 안잣더니 시녀 슈십인이 한 낭자를 모시고 나올새 알잇다온 태도와 싁싁한 거동은 두고 측양치 못하다함즉 시녜 샹셰끠 고하대

'우리 냥재 샹셔끠 례알157)하나잇다'

샹셰 놀나 피코져 호대 좌우 시녜 븟잡으니 부가미하러라. 뇽녜 배례를 갓찬 후의 샹셰 시녜를 명하야 젼샹의 뫼시라 한데 뇽녜 사양하고 배젹의 궤좌하거날 샹셰 왈

'냥소유난 인간 쳔한 사람이오 낭자난 뇽궁신녜오니 어이 이대도록 과이 하시난잇가'

뇽녜 이러나 재배 왈

'쳡은 동졍뇽왕의 딸이라 부왕이 옥황샹졔끠 죠희할새 쟝진인을 만나 쳡의 팔자을 므른대 진인이 왈 이 아기난 쳔샹션녜라 쟉죄하고 뇽왕의 딸이 되여시나 인간 냥샹셔의 쳡이 되여 영화을 어더 백년해로 하다가 다시 불가의 도라가 극낙셰계예 쳔만년을 지내리라 할새 부왕이 이 말을 듯고 쳡을 각별 사랑하더니 쳔만 듯밧긔 남해뇽왕의 태재 쳡의 자색을 듯고 구혼하니 우리 동졍은 남해 소속이라 부왕이 거사지 못하야 몸소 가 쟝진인말노 발명호대 남해왕이 뇨망타 하고 구혼을 더옥 급히 하거날 쳡이 생각다 못하야 피하야 이 물의 와 웅거158)하여사오니 이 물 닐홈은 백뇽담이라 물빗과 맛슬 변하여 이 물을 통치 못하게 하더니 즉금 샹셔를 쳥하야 이 누지159)예 오셔 신셰를 부탁하오니 샹셔의 근심은 쳡의 근심이라 엇지 구완치 아니하리잇가. 그 물 맛슬 다시 달게 하올새 상의 군마 먹으면 자연 병이 나흘이라'

샹셰 왈

'낭자의 말을 드르니 하날이 졍한 연분이라 낭자로 더부러 동침호미 엇더하니잇가'

뇽녜 왈

'쳡의 몸을 임의 샹셔끠 허하여시나 부모끠 고치 아니호미 불가하고 또 남해태자 수만군을 거나리고 쳡을 도모하니 그 환이 샹셔끠 밋찰 거시오 쳡의 몸의 비날을 벗지 못하엿더니 귀인의 몸을 더러오미 불가하니이다'

샹셰 왈

'낭자의 말삼이 알옴다오나 낭자 부왕이 나를 기다르니 고치 아니하야도 븟그럽지 아니하고 몸의 비날이 이시나 연분 졍하여시면 관계치 아니하고 내 백만 군병을 거나려시니 남해 태자를 엇지 두려어 하리오'

하고 뇽녀를 잇글고 취침하니 그 즐거움은 꿈도 아니오 인간으로셔 백배나 승하더라. 날이 새지 아니하야 북소래 급히 들이거날 뇽녜 잠을 깨여 이러 안자니 궁녜 드러와 급히 고하대

'즉금 남해 태재 무수 군병을 거나리고 와 산하의 진을 치고 냥샹셔와 사생을 닷토고져 하나이다'

샹셰 대소 왈

'밋친 아해 나을 엇지 하리오'

하고 이러나 보니 남해군병이 백뇽 담을 녀러겹으로 에워싸고 함셩소래 쳔지 진동하난지라. 남해 태재 웨여 왈

'네 엇던 것이관대 남의 혼사을 희짓난다 널로 더부러 사생을 결단하리라'

하거날 샹셰 대소 왈

'동졍뇽녀난 날과 삼생 인연이 이셔 하날과 귀신이 다 아난 일이어날 너가탄 버러지 감히 쳔명을 거살이난다'

하고 긔을 쓸어 백만 군병을 몰아 싸홀새 쳔만 슈족이 다 패한지라. 원참군 별쥬부 니졔독을 한 칼의 베히고 남해 태자를 살오잡아 수죄하고 노흔이라. 잇때예 뇽녜 군문밧긔 하례하고 쳔셕 술과 쳔필 소로 하군하고 냥원쉬 뇽녀와 한가지로 안자떠니 이윽하야 동남으로셔 불근 옷 닙은 사재 공즁의 나려와 샹셔끠 고하여 왈

'동졍뇽왕이 샹셔의 공적을 치하코져 하대 맛든 일을 떠난지 못하야 시방 응벽젼의 잔채를 배셜하고 샹셰를 쳥하나니다'

샹셰 동녀와 술위예 올으니 바람이 수래를 몰아 공즁으로 나라 가더니 이윽하야 동졍뇽궁의 닐은즉 뇽왕이 멀이 나와 마자 드러가 옹셔지의160)를 베풀고 잔채할새 뇽왕이 잔을 잡고 샹셔끠 샤례 왈

'과인이 덕이 업서 한 딸을 두고 남의게 곤한 일이 만하옵더니 냥원수의 덕으로 근심을 졔하오니 엇지 즐겁지 아니하리오'

샹셰 대왈

'다 대왕의 신셩하심이라. 무슴 샤레하리잇가'

샹셰 술이 취하매 하즉하여 왈

'군즁이 다사하오니 오래 뉴치 못할지라 바라건대 낭자로 더부러 후긔을 잇지 마라소셔'

하고 뇽왕과 한가지로 군문밧긔 나오더니 문득 한 매히 이시되 다 삿봉이 놉파 구름소긔 드러시되 불근 안개 사변의 둘너 잇고 층암졀벽이 하날의 연하엿거날 샹셰 문왈

'져 산은 무슴 샨이닛가'

뇽왕이 왈

'져 산 일홈은 남악산이라 하거니와 산쳔이 알음답고 경개 거룩하니이다'

샹셰 왈

'엇지하여야 져 산의 올나 구경하리잇가'

뇽왕이 왈

'날이 져무지 아니하여시니 울나 귀경하여도 늣지 아니하리이다'

샹세 즉시 수래를 타니 발셰 연화봉의 갓난지라. 쥭쟝을 집고 쳔봉만학을 차례로 귀경하여 왈

'슬프다 이런 승경을 바리고 병진의 골몰하니 언제야 공을 닐위고 몸이 물너가 이런 산쳔을 차즐고'

하더니 홀연 경쇠소래 들이거날 상셰 차자 올나가니 한 졀이 이시되 법당이 졍쇄하고 즁이 다 신션갓다라 한 노승이 이시되 눈섭이 길고 뼈난 프르고 졍신이 말그니 그 나흔 혀아리지 못할내라. 문득 샹셔를 보고 모든 제자를 거나리고 당의 나려와 례하고 왈

'깁픈 산즁의 잇난 즁이 귀먹어 대원슈 행차를 아지 못하야 산문밧긔 나가 대령치 못하오니 쳥컨대 샹공은 허물 마라소셔 또 이번은 대원쉬 아조 오신 길이 아니오니 수이 법당의 올나 녜불하고 가소셔'

샹셰 즉시 불젼의 가 분향 재배하고 섬의 나려올새 발이 드태러 잠을 깨니 몸이 옥쟝소긔 안잔난지라. 동방이 점점 새거날 샹셰 졔쟝을 불너 왈

'공등도 무슴 꿈이 이난냐'

졔쟝이 왈

'소인등도 다 꿈을 꾸오니 장군을 뫼시고 신병귀졸로 더부러 대젼하야 그 쟝슈를 살오잡아 뵈오니 이난 길조일가하나니다'

샹셔도 꿈일을 녁녁히 말하고 졔쟝을 다리고 물가의 가 보니 부서진 비날이 따의 깔이고 피 흘너 물이 븕더라. 샹셰 그 물을 맛보니 과연 달거날 군사와 말을 먹이니 병이 즉효하난지라 적병이 이 말을 듯고 대경하야 즉시 항복하거날 샹셰 영하야 승젼한 쳡셔을 올인대 쳔재 대열하시더라. 일일은 쳔재 황태후끠 주왈

'냥샹셔의 공은 만고의 읏듬이오니 환군한 후의 즉시 승샹을 봉하려니와 난양의 혼사을 냥샹셰 회심하야 허하면 조커니와 만일 고집하며 공신을 죄주개 못할거시오 혼인을 우력으로 못할 거시니 엇지 하릿가 심히 민망하여이다'

태휘 왈

'냥샹세 도라오지 아니하여셔 졍사도의 녀자을 다른 혼인을 급피 하게 하면 엇지 하뇨'

샹이 대답지 아니하고 나가거날 난양공쥬 이 말삼을 듯고 태후끠 고하야 왈

'모흔 엇지 이런 말삼을 하시난잇가 졍가의 혼사난 제 집일이오니 엇지 죠졍의셔 권하리잇가'

태휘 왈

'내 발셰 너와 의논코져 하노라 냥샹셔난 풍채문장이 셰샹의 읏듬뿐이 아니라 퉁소 한 곡죠로 네 연분을 졍하엿나니 엇지 이 사람을 발이고 다른 대 구하리오 냥샹셰 도라오면 몬져 네 혼사를 지내고 졍사도 녀자로 쳡을 삼게 하면 냥상셰 사양할 빼 업스러니와 네 뜻슬 아지 못하야 념녀하노라'

공뒤 대왈

'쇼제 일생 투긔을 아지 못하오니 엇지 졍가 녀자를 꺼리이오 다만 냥샹셰 처엄으로 납 ?? 다시 쳡을 샴으면 례 아니오 또 졍사도난 누대 재샹의 집이라. 그 녀자로 남의 희쳡이 되미 엇지 원통치 아니하리잇가'

태휘 왈

'네 뜻시 그러하면 엇지할고'

공쥐 왈

'듯사오니 졔후난 샴부인이라 하노니 냥샹셰 셩공하고 도라오면 후왕을 봉할 거시니 두 부인 취홈이 엇지 맛당치 아니하리잇가'

태휘 왈

'불가하다 사람이 귀쳔이 업사면 관계치 아니하거니와 너난 션왕의 귀한 딸이오 금샹의 사랑하난 누희라 엇지 녀념 쳔한 사람과 한가지로 셤기리오'

공쥬 왈

'선배 어질면 만승 쳔자도 벗한다 하오니 관계치 아니하오며 또 졍가 녀자난 자색과 덕행이 아모리 녜사람이라도 밋기 어렵다 하오니 그러하면 소녀의 다행이라 알커나 그 녀자를 친히 보와 듯난 말과 갓타면 몸을 구펴 셤기미 가하고 그러치 아니하면 쳡을 샴거나 임의로 하소셔'

태휘 왈

'녀자의 튀긔난 녯부터 잇거날 너난 엇지 이대록 인후161)한다 내 명일의 졍가 녀자를 불으리라'

공쥐 왈

'아모리 낭낭의 명이 이셔도 칭병하면 부질업고 재샹가 녀자를 엇지 불너 불이잇가 쇼네 친히 가 보리이다'

하더라.

이때예 졍쇼졔 부모를 위하야 태연한 쳬 하대 형용이 자연 초췌하더라. 닐닐은 한 녀동이 비단족자를 팔너 왓거날 츈운이 보니 곳밧소긔 공작이라 츈운이 족자를 가지고 드러가 쇼져끠 고하여 왈

'이 족재 엇더하니잇가'

소졔 보고 놀나 왈

'엇던 사람이 이런 재죄 잇난고 인간 사람이 아니로다'

하고 츈운을 명하야 족자 난 곳슬 차자라 한댸 츈운이 그 녀동을 불너 문왈

'이 족자난 어대셔 나며 엇던 사람이뇨'

녀동이 왈

'우리 쇼져의 재조어니와 우리 쇼졔 객즁의 게셔 급히 슬대 잇셔 팔너 왓시듸 갑 다쇼를 보지 아니하나니다'

츈운이 왈

'너의 쇼져난 뉘집 낭자며 무슴 일로 객즁의 머무난뇨'

녀동이 왈

'우리 쇼져난 니통판의 매씨라 니통판이 졀동따희 벼살노 갈새 부인과 쇼져를 뫼시고 가더니 쇼졔 병드러 가지 못하여 연지촌 샤삼낭의 집의 샤쳐하야 계시니다'

졍소졔 그 족자를 즁갑슬 주고 사 듕당의 걸어두고 츈운다려 왈

'이 족자 님자를 시비 보내여 얼골이나 보고져 하노라'

하고 즉시 시비를 보내니라. 시비 도라와 고하대

'억만장안을 다 보오대 우리 쇼져가타니 업더니 과연 니쇼져난 우리 쇼져와 갓더니다'

츈운이 왈

'그 족자를 보니 재조난 아롬다오나 엇지 우리 쇼져가탄 사람이 이시리오 네 그릇 보왓도다'

일닐은 샤삼낭이와 부인과 졍쇼져끠 고하대

'쇼인집의 니통판 댁낭재 샤쳐하야시대 쇼져의 재덕을 듯고 한번 보옵고져 쳥하나니다'

부인이 왈

'내 그 낭자를 보고져호대 쳥긔 미안하야 못하엿더니 그대 말을 드르니 엇지 깃부지 아니하리오'

명일의 니쇼졔 백옥교자를 타고 시비를 다리고 오난지라 졍쇼졔 나와 마자 침실의 드러가 서로 대하야 안자니 월궁의 항애요 지연의 참예한 듯 그 광채 비할대 업더라. 졍쇼졔 왈

'마잠 시비를 인하야 듯사오니 져졔 갓가이와 계시다 하오대 나난 팔재 긔박하야 인사을 샤졀하야난고로 가뵈옵지 못하엿삽더니 져졔 이런 더러온 곳의 오시니 극키 감샤하여니다'

니쇼졔 왈

'나난 본대 초야의 무친 사람이라 부친을 일즉 녀희고 모친을 의지하여 배혼 일은 업삽거니와 마잠 쇼져의 명행을 듯삽고 한번 뫼와 가라치시난 말삼을 듯고져 하옵더니 더러온 몸을 바리지 아니하시니 평생 소원인가 하나니다. 또 듯사오니 댁의 츈운이 잇다 하오니 보리잇가'

졍쇼졔 즉시 시비을 명하야 츈운을 부른대 츈운이 드러와 졔알할새 니쇼졔 니러나 마자 안즈니라. 니쇼졔 츈운을 보고 차탄 왈

'듯던 말과 갓도다 졍쇼졔 져리하고 츈운이 또 이러하니 냥샹셰 어이 부마를 구하리오'

하더라. 니쇼졔 닐어나 부인과 쇼졔끠 하직 왈

'날이 져무니 물너가옵거니와 샤쳬 머지 아니하오니 다시 볼 날이잇사올이가'

졍쇼졔 계하의 나러 사왈

'나난 면목를 들어 츌입지 못하옵기에 희샤 못하오니 허물 마라쇼셔'

하고 서로 니별하니라. 졍쇼졔 츈운다려 왈

'보검이 따희 믓쳐셔도 긔운이 두우162)간의 쏘이고 노방163)이 풀소긔 이셔도 빗치 슌누를 닐으난니 니쇼졔 한 따히 이셔도 우리 일즉 듯지 못하여시니 괴이하다'

츈운이 왈

'쳡은 의심컨대 화음 진어사의 딸이 샹셔와 냥뉴사를 화답하야 혼인언약하엿다가 그 집이 환을 만난 후의 진씨 아모대 간 줄을 몰은다 하더니 일졍 셩명을 변하고 쇼져를 조차 연분을 잇고져 홈인가 하나니다'

쇼졔 왈

'나난 진씨 말을 드럿거니와 그 집의 환을 만난 후의 진씨난 궁비 졍속하다 하니 엇지오리오. 나난 의심컨대 난양공쥐 덕행 재색이 만고의 읏듬이라 하니 그러한가 하노라'

명일의 또 시비를 보내여 니쇼졔를 쳥하여 츈운과 한가지로 안자 종일토록 문쟝을 의논하니라.

닐일은 니쇼졔 와 부인과 쇼져끠 하직 왈

'내 병이 잠깐 나아 명일은 졀동을 가오니 하직하나니다'

졍쇼졔 왈

'더러온 몸을 바리지 아니하시고 자조 부르시니 즐거온 마암을 이긔지 못하올너니 바리고 도라 가시니 떠나난 졍회난 어이 측냥하리잇가'

니쇼졔 왈

'한 말삼을 쇼제끠 알외고져 하오대 좃지 아닐가 념녀하나니다'

졍쇼졔 왈

'무슴 말삼이닛가'

니쇼졔 왈

'과연 늘근 어미를 위하여 남해 관음화샹을 슈 노왓삽더니 문쟝 명필을 어더 졔목을 쓰고져 하오니 원컨대 쇼져난 찬문을 지어 졔목을 써 주시면 일변 위친하난 마암을 위로하고 일변 우리 서로 잇지 못할 졍표날 하사이다. 쇼졔 허치 아니 하실가 념녀하야 족자을 아니 가져 왓사오니 샤체 머지 아니한지라 잠깐 하렴하쇼셔'

졍쇼졔 왈

'비록 문필은 업사오나 위친하시난 일을 어이 좃치 아니하리잇가 날이 져물기를 기다려 가사니다'

니쇼졔 대희하야 니러나 졀하고 왈

'날이 져물면 글 쓰기 어려울 거시니 내 타은 교재 더러오나 우리 두리 한가지로 가사니다'

졍쇼졔 허락하대 니쇼졔 니러나 부인끠 하직하고 츈운의 손을 잡고 니별한 후의 졍쇼졔의 시비 수인이 따라가니라. 졍쇼졔 니쇼졔의 침실의 드러가니 보패와 음식이 다 슈샹하더라. 니쇼졔 죡자도 내지 아니하고 문필도 쳥치 아니하거날 졍쇼졔 민망하야 왈

'날이 져므러가오니 관음화샹이 어대 잇난잇가. 젼배164)코쟈 하나니다'

이 말을 맛지 못하야 군마소래 진동하며 긔치 창검이 사면을 에웟더라. 졍쇼졔 대경하야 피코져 한대 니쇼졔 왈

'쇼져난 놀내지 마라소셔. 나난 난양공쥐, 일홈은 쇼화라. 태후 낭낭의 명으로 쇼져를 뫼셔가러 하나이다'

졍쇼졔 이 말을 듯고 따희 나려 재배하야 왈

'녀염 미쳔한 사람이 지식업셔 귀즁를 아지 못하옵고 례모165)를 그릇치오니 죽어도 앗갑지 아니하도소이다'

난양공쥐 왈

'그런 말삼은 종차 하려니와 태후 낭낭이 배야으로 난간의 비겨 기다리라니 원컨대 쇼져난 한가지로 가사이다'

졍쇼졔 왈

'귀쥐 몬져 드러 가시면 쳡이 도라가 부모끠 고하고 종차 들어가리이다'

공쥬 왈

'태휘 쇼져를 보고져 하야 어명이 잇사오니 사양 말아쇼셔'

졍쇼졔 왈

'쳡은 본대 쳔인이라 엇지 귀쥬와 년을 한가지로 타리오'

공쥬 왈

'녀샹은 어뷔로대 문왕이 한수래예 타고 후영은 문직이로대 신능군이 곳비를 잡아시니 쇼져난 죄샹가 쳐녀라 엇지 사양하리오'

하고 손을 잇그려 년을 타고 가니라. 난양공쥬 소져를 궐문밧긔 셰우고 궁녀를 명하야 시휘하고 공쥐 드러가 태후끠 입죠하고 졍소져의 자색과 덕행을 알왼대 태휘 탄 왈

'그러하거늘 냥샹셰 부마를 엇지 사양치 아니하리오'

하고 궁녀를 명하야 왈

'졍쇼져난 대신의 딸이오 냥샹셔의 납채을 밧다시니 일픔죠복을 닙고 입조하라'

궁녜 의복함을 가져와 졍쇼졔끠 고한대 쇼졔 왈

'쳡은 쳔녀의 몸이오니 엇지 조복하리잇가'

태휘 듯고 더욱 긔특기 녀겨 불너 다러가니 궁즁사람이 다 차탄166)하여 왈

'쳔하 일색이 우리 궁즁 뿐인가 하엿더니 또 이 쇼져 잇난 줄을 어이 알이오'

하더라. 쇼졔 례를 맛참애 태휘 명하야 좌를 주시고 왈

'냥샹셔난 일대호걸이오 만고영웅이라 부마를 졍하랴호대 너의 집이 납채를 몬져 바다기예 강겁167)지 못하야 난양의 지휘로 너를 다려 왓거니와 내 일즉 두 딸이 잇다가 한 딸이 죽은 후의 난양만 두고 고단니 녀기더니 네 자색 덕행이 족히 난양과 형졔될지라 널로 양녀를 졍하야 난양이 너를 잇지 못하난 졍을 표하노라'

쇼졔 왈

'쳡이 녀염 쳔인으로 엇지 난양으로 더부러 형제되리잇가. 손복168)할가 하나니다'

태휘 왈

'내 임의 졍하여시니 므슴 사양하리오 또 네 글 재죄 용타하니 글 한귀을 지어 나를 위로하라 녜 조자선은 칠보시를 지어시니 너도 그리할가 재조를 보고져 하노라'

쇼졔 대왈

'소녜 글은 잘 못하거니와 낭낭의 명을 엇지 거슬이잇가'

난양이 왈

'졍씨을 혼자 시기기 미안하오니 쇼녜 한가지로 지으리이다'

태휘 더욱 대희하야 필먹을 갓초고 궁녀를 명하야 압픠 셰우고 글졔를 낼새 이때난 츈샴월이라. 벽도화 난만이 픤 소긔 간치 즛거늘 글로 글졔을 내니 각각 븟슬 잡고 써 드리니 궁녜 겨우 다삿 거름을 왼겻더라. 태휘 다 보시고 층찬하여 왈

'내 두 딸은 니젹선169) 조자선170)이라도 밋지 못하리라'

하더라. 이때예 쳔재 태후끠 입조하신대 태휘 왈

'난양의 혼사를 위하여 졍쇼져를 다려다가 내 양녀를 삼아 한가지로 냥샹셔를 셤기고져 하니 엇더하요'

샹이 왈

'낭낭의 형덕이 고금의 업도소이다'

태휘 졍소져를 불너 황샹끠 입조하라 하신대 정쇼졔 즉시 드러와 뵐새 샹이 녀즁셔 진씨 채봉을 명하야 비단과 필먹을 가져오라 하야 친필노 졍씨를 영양공쥬를 봉하노라 하시고 위차를 형으로 하신대 영양공쥐 복지하야 왈

'쳡은 본대 미쳔한 사람이라 엇지 난양의 형이 되리오'

난양이 왈

'영양은 재덕이 내 우이오니 엇지 사양하리잇가'

하더라. 황샹이 태후끠 엿자오대

'두 누의 혼사를 임의 결단하엿사오니 녀즁셔 진채봉은 본대 조관의 자식이라. 졔 집이 비록 망하엿시나 제 재조와 심덕이 긔특하고 또 냥샹셔와 언약이 잇다 하오니 공쥬 혼사의 잉쳡을 하나니다'

태휘 즉시 채봉을 불너 왈

'너로 냥샹셔의 쳡을 졍하니 두 공쥬의 회작시를 차운하라'

진씨 즉시 글을 지어 들이니 의사와 필법이 신묘한지라. 태후와 황샹이 못내 층찬하더라.

일일은 영양공쥐 태후끠 입주 왈

'쇼녜 드어올 때예 부뫼 놀나 념녀할거시니 도라가 부모를 보고 이런 형덕이나 쟈랑하고져 하나니다'

태휘 왈

'아즉 사사 츌입을 못할지라 내 의논할 말도 이시니 최부인을 쳥하리라'

하고 즉시 죠셔하니라. 최씨 드러가 태후끠 입죠한대 태휘 왈

'부인의 딸을 다려와 냥녀을 삼아시니 부인은 념녀말나'

최씨 샤례 왈

'쳡의 아달이 업고 한 딸만 이셔 금옥가치 사랑하옵더니 낭낭의 형덕이 이어탓 하오니 나운 남긔 꼿이 핌이라. 이 은덕을 죽어도 갑풀 길이 업나니다'

영양과 난양이 부인을 보고 서로 반겨함을 층양치 못할내라. 태휘 왈

'부인의 집의 가츈운이 잇단하더니 왓난이가'

부인이 즉시 츈운을 불너 입죠할새 태휘 왈

'진실노 졀대 가인이로다'

하시고 두 공쥬와 진씨 지은 글을 니라시고 차운하라 하신대 츈운이 사양치 못하야 즉시 지여 드리니 태휘 보시고 기리 탄복하시더라. 츈운이 물너가 두 공쥬끠 뵈고 안자니 공쥬 진씨를 가라쳐 왈

'이난 화음 진가 녀자라 그대와 백년동사할 사람이니라'

츈운이 왈

'냥뉴사 지은 진씨니잇가'

진씨 눈물을 흘이며 왈

'양뉴사를 엇지 아난잇가'

츈운이 왈

'샹셰 매일 냥뉴사을 을프며 낭자를 생각하시기예 들엇나이다'

진씨 왈

'상셰 녯일을 잇지 아니하난도다'

하고 더욱 슬허 하더라. 태휘 최부인다려 왈

'냥샹셔를 소길 모책이 이시니 부인도 나가 쇼졔 죽다 하소셔'

두 공쥐 부인을 문밧긔 젼송하고 츈운다려 왈

'네 죽다하고 샹셔를 소기라'

츈운이 왈

'젼의 소긴 일도 죄 만하온대 다시 소기고 무슴 면목으로 샹셔를 셤기릿가'

공쥐 왈

'아모리 하여도 태후의 명하신 일이니 마지 못하리라'

츈운이 듯고 가니라.

각셜이라. 냥샹셰 도라오난 패문이 경셩의 드러온대 쳔재 친히 위교의 나와 샹셔의 손을 잡고 왈

'만니 밧긔 가 쇼졍한 공을 엇지 갑프리오'

하시고 즉일의 대승샹 위국공을 봉하시고 삼만호를 끈어 주시고 화샹을 기린각의 도화하시니라. 승샹이 샤은 숙배하고 물너와 졍사도집의 갈새 졍사도 일가 다 외당 뫼와 승샹을 위로할새 냥승샹이 사도부쳐 안부을 므른대 졍십샴이 왈

'매씨 샹사을 만난 후의 샹샹 눈물로 지내기예 나와 승샹을 맛지 못하나니 승샹은 드러가 뵈외대 샹환 말삼은 마라쇼셔'

승샹이 이 말을 듯고 질색하여 말을 못하더니 이윽하여 왈

'쇼졔 죽단말가'

하고 눈물을 흘이거늘 졍생이 왈

'승샹과 혼인을 졍하엿다가 불행하야 이리 되오니 엇지 우리집 문운이 쇠쳬호미 아니잇가 승샹은 슬허 마라쇼셔'

승샹이 눈물을 쏫고 졍생을 다리고 들어가 사도 부쳐끠 뵈온대 사도부쳬 별로 셜워하난 빗시 업난지라 승샹이 왈

'나난 나라 명으로 만리타국의 가 셩공하고 도라와 젼생연분을 매즐가 하엿더니 하날이 글이 녀기샤 쇼졔 인간을 니별하시다 하오니 쇼자의 불행이로소이다'

사되 왈

'사람의 생사가 하날이니 엇지 하리오 오날 승샹의 즐길 날이니 엇지 슬허하리오'

졍생이 승샹을 눈쳐 니러나 화원의 드러가니 츈운이 반겨 내다라 뵈거날 승샹이 츈운을 보고 쇼져를 생각하야 눈물을 금치 못하난지라 츈운이 위로하야 왈

'승샹은 과히 슬허 말아시고 쳡의 말을 들으쇼셔. 쇼져난 본대 쳔샹으로 귀향왓다가 하날의 올나갈 졔 쳡다려 니라대 냥샹이 납채를 도로 내여 주어시니 부당한 사람이라 혹 내 므덤의나 내 졔쳥의나 드러와 죠문하면 나를 욕하난 일이니 아모리 죽은 혼령인들 엇지 노홉지 아니 하리오 하더니라'

승샹이 왈

'또 무산 말을 하더뇨'

츈운이 왈

'또 한 말이 이시되 참아 내 닙으로 못하리로소이다'

승샹이 왈

'무슴 말이요'

츈운이 왈

'샹셔긔 젼하야 츈운을 사랑하라 하더이다'

승샹이 왈

'쇼졔 일으지 아니한들 엇지 너를 바리요'

하더라.

일닐은 쳔재 승샹을 인견하시고 왈

'승샹이 부마를 사양하더니 이졔 졍쇼졔 임의 죽어시니 또 무삼 말로 사양할고'

승샹이 재배 왈

'졍녜 죽어사오니 엇지 항거하리잇가만난 쇼신의 문벌이 미쳔하고 재덕이 쳔누하오니 당치 못할가 하나이다'

쳔재 대희하야 태사를 불너 길일을 갈일새 구월망일이라. 샹이 승샹다려 니라대

'경의 혼사난 완졍치 못하엿기예 밋쳐 니라지 못하엿거날 짐이 과연 두 누희 이시대 한나은 영양공쥬오 한난흔 난양공쥬라. 영양공쥬난 좌부인을 칭하고 난양공쥬난 우부인을 칭하여 한 날 혼사를 행하리다'

구월 망일이 당하니 혼례를 궐문밧긔 행할새 승샹이 금표옥대하고 두 공쥬와 례를 니루니 그 위의 거동은 다 층양치 못할나라. 이 날 밤은 영양공쥬로 동침하고 명일은 난양공쥬로 동침하고 또 명일의 진씨 방으로 갈새 진씨 승샹을 보고 슬픔을 이긔지 못하니 눈물을 흘리거날 승샹이 왈

'오날은 즐길날이거날 낭자난 무슴 일로 눈물을 흘이난다'

진씨 왈

'승샹이 쳡을 알아보지 못하니 일졍 잇저도다 하야 자연 슬퍼 하노이다'

승샹이 자샹이 보고 나아가 옥슈를 잡고 왈

'낭자난 화음 진씬 줄을 알괏다. 낭자 발셰 죽은 줄 알앗더니 오날 궁즁의셔 볼 주를 엇지 알이오 낭자집이 참화를 본 일은 참아 몰으지 못하리로다. 객졈의셔 난리을 만나 니별한 후의 어내날 생각지 아니하리오'

하며 냥뉴사를 서로 대하야 읇플새 일변 바갑고 일변 슬프더라. 승샹이 왈

'내 처음의 배필을 긔약하엿다가 오날날희 쳡을 삼으니 엇지 븟그럽지 아니하리오'

진씨 대왈

'처엄의 뉴모 보낼졔 쳡 되기를 원하엿사오니 무삼 원통하릿가'

하고 서로 즐기난 졍이 두날밤으로서 백배나 하더라. 그 명일의 두 공쥐 승샹끠 술을 권하더니 영양공쥐 시비를 불너 진씨을 쳥할새 승샹이 소래를 듯고 마암이 자연 감동하야 홀연 생각호대

'내 일즉 졍쇼져와 거문고 한 곡조를 의논할재 그 소래와 얼골을 이기 듯고 보와더니 오날 영양공쥬를 보니 얼골과 말소래 심히 갓도다 나난 두 공쥬를 한가지로 즐겨하난대 슬프다. 졍쇼져 고혼은 어대 가 의탁하엿난고'

다시 영양공쥬를 거듭 떠 보고 눈물을 먹음고 말하지 아니하거날 영양공쥐 잔을 노코 문왈

'승샹이 무슴 일노 마암을 슬피 하시난잇가'

승샹이 왈

'내 일즉 졍사도 녀자를 보앗더니 공쥬의 얼골과 말소래 심히 갓탄지라. 자연 감동하야 그러하여니다'

영양공쥐 말을 듯고 낫빗슬 변하고 일어나 안희로 들어가거날 승샹이 무료하야 난양공쥬끠 고호대

'영양은 내 말을 글이 녀기난잇가'

난양이 왈

'영양공쥬난 태후의 딸이오 쳔자의 누희라 뜻지 고만하야 한번 글이 너기면 마암을 프지 아니하나니 졍가 녀재 비록 알옴다오나 녀념쳐녀오 또 임의 죽어 백골 다 진퇴되엿기날 엇지 그런대 비하리잇가'

승샹이 즉시 진씨를 불너 영양공쥬끠 샤죄하야 왈

'마잠 술을 과히 먹고 망말하엿사오니 원컨대 공쥬난 허물 마라소셔'

진씨 즉시 돌아와 승샹끠 고호대

'공쥬 하시난 말삼이 이시되 쳡이 참아 알외지 못하나이다'

승샹이 왈

'공쥬의 말삼이 비록 과하나 진씨의 죄 아니니 알오라'

진씨 왈

'공쥐 배야흐로 진노하야 니라시대 나난 황태후의 딸이오 졍녀난 녀념간 쳔인이라 제 얼골만 쟈량하고 평생 보지 못하던 샹공과 반일을 한가지로 거문고를 의논하고 슈쟉하니 행실이 알옴답지 못하고 또 혼인이 차타홈을 용심하야 쳥츈의 죽어시니 복도 죠치 못한 사람이라. 녜추희 하난 사람이 뽕 따난 계집과 희롱할 새 그 안해 듯고 왈 내 아므리 어지지 못하나 나을 생각하면 엇지 샹듕유녀와 희롱하리오 하고 물의 밧져 죽어시니 낸들 무슴 면목으로 샹공을 대면하리오 나을 죽은 졍씨의게 비하고 행실업난 사람을 생각하니 내 그런 사람 셤기기를 원치 아니하나니 난양은 셩질이 슌후하니 승샹을 뫼셔 백년 해로 하소셔 하더니라'

승샹이 이 말을 듯고 대노 왈

'쳔하의 형셰만 밋고 가장을 수이 너기기난 영양공쥬 가타니 업도다 녜부터 부마되기 슬허하기난 이러하미로다'

하고 난양공쥬더러 왈

'과연 졍쇼져 보기난 곡졀이 이난지라. 영양이 행실업난 사람으로 책망하니 엇지 애닯지 아니하리잇가'

난양이 왈

'쳡이 쳥컨대 드러가 개유하리이다'

하고 즉시 도라가 날이 져무도록 나오니 아니하고 시비를 시겨 승상게 전갈 왈

'백번 개유하되 종시 듯지 아니하오니 쳡도 영양과 사생고락을 한가지로 할지라. 영양이 심규171)의 혼자 늘기를 졀단하니 쳡도 상공을 모시지 못하오린이 바라건대 진씨로 더부러 백년을 해로하옵소셔'

승상이 이 말을 듯고 분을 이기지 못하야 빈방으 초불만 대하고 안자더니 진씨 금노의 행을 피오고 승상게 고왈

'듯사오니 쳡은 군자을 새베 뫼시지 못하기로 쳡도 들어가오니 승상은 평안니 쉬옵소셔'

하고 나가거늘 승상이 더옥 분하야 잠을 일우지 못하고 생각하되 '져희 작당, 가장을 이대도록 조롱하니 셰상으 일흔 고히한 일리 어대 이스리요. 차라리 졍사도집 화원의셔 나지면 졍십삼과 술이나 먹고 밤이면 츈운과 히롱함만 갓지 못하도다. 부마된 삼일만으 이대도록 곤핍하이 엇지 분치 아니하리요'

하고 사창을 열치니 잇때예 월색 만졍하고 은하슈 빗겨난지라. 잠간 일어나 신을 신고 배회하더니 호련 바라보니 영양공쥬 방으 등촉이 휘황하고 우슘소래 자락하거늘 승상이 생각하되

'밤이 깁퍼시니 어대 귱인이 니졔까지 아니 자리요 영양이 날을 노하야 드러오더니 침실의 잇난가'

하야 감안이 드려가 창밧긔 엿드르니 두 공쥬 쌍뉵치난 소래 영역히 들이거늘 승상이 창틀으로 보니 진씨 한 여자로 더부려 두 공쥬 압퓌셔 쌍뉵치거늘 자상이 보니 츈운이더라. 대개 츈운이 공쥬을 위하야 관광하고 궁즁의 뉴호대 죵젹을 감초와 뵈지 아니하난고로 승샹이 아지 못하난지라. 승샹이 츈운을 봄애 마암의 고이 녀겨 엇지 왓난고 하더니 문득 진씨 쌍뉵을 곳쳐 버리고 니라대

'츈랑과 나기코져 하노나이다'

츈운이 왈

'쳡은 본대 가난하여 나기면 슐 한잔 뿐이여니와 진슉인은 귀쥬를 뫼셔시매 명지 비단을 추포갓치 녀기고 팔진미를 녀곽갓치 녀기니 므어슬 나기코쟈 하시난잇가'

진씨 왈

'내 지면 보패를 글너 츈낭을 주고 츈낭이 지면 내 쳥하난 일을 하라'

츈운이 왈

'무삼 일을 쳥하시난잇가'

진씨 왈

'내 잠깐 말삼을 듯사오니 츈랑이 신션도 되고 귀신도 된다 하니 그 말을 자샹이 듯고져 하나이다'

츈운이 썅뉵판을 밀치고 영양공쥬를 향하야 왈

'쇼졔 평일의 츈운을 사랑하시더니 이런 말삼을 공쥬끠 하신잇가 진슉인이 들어시니 궁즁의 귀 잇난 사람이 뉘 아니 드라더잇가'

진씨 왈

'츈낭이 엇지 우리 공쥬다려 쇼졔라 하난잇가 공쥬난 대승샹 위국공 부인이라 비록 년쇼하나 쟉위 임의 놉파거날 엇지 츈낭자의 소져리오'

츈운이 우스며 왈

'십년밧긔 부라던 입을 곳치기 어려온지라 꼿슬 다토와 희롱하던 일이 어제란 듯하여니다'

하고 서로 우슴소래 낭낭하더라. 난양공쥐 영양공쥬다려 문왈

'츈낭의 말을 다 듯지 못하엿거니와 승샹이 과연 츈낭의게 그대도로 소갓난잇가'

영양이 왈

'승샹이 겁내난 거동을 보고져 하엿삽더니 승샹이 명완하여 귀신 꺼릴 주를 아지 못하니 녜부터 색 조히 너기난 사람은 색즁 아귀라 하더니 과연 승샹가타니를 일음이라'

하고 만좌 대소하더라. 승샹이 비로소 영양공쥐 졍소 ?줄을 알고 일변 반가와 바로 문을 열고 드러가 급피 보고져 하되 홀연 생각호대

'제 날을 소기니 나도 또한 소기리라'

하고 감안이 진씨방으로 도라와 누엇더니 하날이 임의 새난지라 진씨 나와 시녀 다러 문왈

'승샹이 긔침172)하엿나냐'

시녜 왈

'긔침치 아니 하엿나니다'

진씨 창밧긔 셔셔 긔침을 기다리더니 승샹이 신음하난 소래 때때로 들이거날 진씨 드러가 문왈

'승샹이 긔쳬 불편하신잇가'

승샹이 대답지 아니하고 눈을 바로 떠보며 셤어173)를 무수이 하거날 진씨 문왈

'승상이 무슴 셤어를 하시난잇가'

승샹이 두 손을 내어두로며 왈

'너난 엇던 사람인다'

진씨 왈

'쳡을 아지 못하난잇가 쳡은 진슉인이로소이다'

승샹이 왈

'진슉인은 엇던 사람이뇨'

진씨 놀내여 나아가 머리를 만지니 심히 더운지라 진씨 왈

'승샹 병환이 하로밤 사이예 엇지 이대도록 즁하신잇가'

승상이 왈

'내 꿈의 졍씨로 더부러 새도록 말하더니 내 긔운이 이러 하도다'

진씨 다시 무른대 승샹이 대답지 아니하고 몸을 두로쎠 눕거날 진씨 민망하야 시녀를 명하야 두 공쥬끠 보호대

'승샹 병환이 극즁하니 수이 나와 보소셔'

영양이 왈

'어제 술머은 사람이 무슴 병이 되오. 불과 우리를 나오게 할 일이로다'

진씨 밧비 드러가 태후끠 고하대

'승샹 병환이 즁하샤 사람을 알아 보지 못하니 황상끠 살와 의원을 불너 치료하게 하쇼셔'

태휘 이 말을 듯고 두 공쥬를 불너 책하야 왈

'너희난 부질업시 승샹을 과히 희롱하도다 병이 즁타하면 엇지 수이 나가 보지 아니하난뇨. 급히 나가 병이 즁하거든 의원을 불너 치료하게 하라'

두 공쥐 마지못하야 승샹 침소의 나와 영양은 밧긔 셔고 난양과 진씨 몬져 드러간대 승샹이 난양을 보고 두 손을 내여두로며 눈을 궁그러 사롬을 알아보지 못하며 목 안해로 소래하야 왈

'내 명이 진하엿난지라 영양으로 더부러 영결코쟈 하나니 영양은 어대 가고 아니 오난고'

난양이 왈

'승샹은 엇지 그런 말삼을 하시난잇가'

승샹이 왈

'오날밤의 졍씨 와 날다러 니라대 샹공은 엇지 약속을 져바리난잇가 하며 술을 주거날 먹엇더니 인하야 말을 못하고 눈을 감으면 내 품의 눕고 눈을 뜨면 내 압퓌 셔니 졍씨 날을 원망호미 깁푼지라 내 엇지 살이오'

하고 벽을 향하야 셤어을 무수이 하고 긔졀하난 듯하거날 난양이 병을 보고 대겁하야 나와 영양다려 왈

'승샹의 병이 져져을 보고져 하야 병이 되여시니 져져 아니면 구치 못할지라. 져져난 급피 드러가 보소셔'

영양이 오히려 의심하거날 난양이 영양의 손을 잡아 한가지로 드러가니 승샹이 셤어을 호대 무비 졍씨 말이라. 난양이 고셩하야 왈

'영양이 와시니 눈을 드러 보쇼셔'

승샹이 잠깐 머리를 들어 손을 내여 니러나고져 하거날 진씨 나아가 몸을 븟드러 일으써 안치니 승샹이 두 공쥬다려 왈

'내 두 공쥬와 백년해노 하려 하엿더니 시방 날을 잡아 가려하난 사람이 이시니 나난 셰샹의 오래 머므지 못하리소이다'

영양 왈

'샹공은 엇던 재샹이관대 져런 허탄한 말삼을 하시난잇가 졍씨 비록 나몬 혼이 이신들 궁즁이 심수하고 쳔만 귀신이 슈호하니 졔 엇지 감히 드러오리오'

승샹이 왈

'졍시 즉금 내 압패 안자거날 엇지 드러오지 못하리라 하난잇가'

난양이 왈

'녜사람이 술잔의 활 글이매 보고 병이 드러 죽어더니 승샹이 또 그러하도소이다'

승샹이 대답지 아니하고 두 손만 내여두로거날 영양이 병셰 즁하믈 보고 다시 소기지 못하여 나아가 안자 왈

'승샹이 죽은 졍씨를 져러타시 생각하오니 산 졍씨를 보면 엇더하리잇가. 쳡이 과연 졍씨로소이다'

승샹이 왈

'부인은 엇지 져런 말삼을 하시난잇가 졍씨혼이 시방 내 압패 안자 나를 황쳔의 다려가 젼생 연분을 맷쟈하고 일시를 머므지 못하게 하오니 산 졍씨 어대 이시리오 불과 내 병을 위로코져 하야 산 졍씨도다 하거니와 진실노 허탄하도소이다'

난양이 나아가 안자 왈

'승샹은 의심치 마라소셔 과연 태후 낭낭이 졍씨로써 냥녀를 삼아 영양공쥬를 봉하야 쳡으로 더부러 샹셔를 한가지로 셤기게 하이시니 오날 영양공쥬난 젼일 거문고 희롱하던 졍쇼졔라 그러치 안이하면 엇지 얼골과 말소래 심히 갓타릿가'

승상 대답지 안이하고 감안이 소래하여 왈

'내 졍가의 잇슬졔 뎡소졔 시비 츈운이 잇더니 한 말을 뭇고자 하나니다'

난양니 왈

'츈운이 영양게 뵈오려 궁즁으 왓다가 승상 긔후 불평하시믈 보고 밧기 대령하여난이다'

하고 직시 츈운을 불운대 츈운이 들어와 안지며 왈

'승상기쳬 엇더하시니잇가'

승상이 왈

'춘운이 혼자 잇고 다른 이는 다 나가라'

한대 두 공쥬와 진숙인이 나와 난간의 나와 안자더니 승상이 즉시 닐여나 셰슈하고 의관을 뎡졔하고 츈운을 하여금 달여오라 한이 츈운이 우숨을 머음고 또 나와 위할새 다 들어가니 승상이 화양건늘 쓰고 궁금포를 입고 백옥션을 들고 안셕의 비겨 안자쓰니 기상이 츈풍갓치 호탕하고 졍시니 추월갓치 말근지라. 병드러던 바 갓지 아니하더라. 갓가이 안지라 하더라. 연양이 드려온 졸을 알고 우슴을 머금고 머리을 수기고 안자난지라. 난양이 왈

'상공긔쳬 지금은 엇더하신잇가'

승상이 졍색하고 왈

'요새는 풍속이 죳치 못하야 부닌이 작당하고 가장을 죠롱하니 내 비록 어지지 못하나 대신 시위 처하야 뎡풍속 할 일을 생각하야 병이 드러더니 이졔는 낫싸오니 염여 마옵소셔'

영양이 왈

'그 일은 첩등이 아지 못하거니와 승상 병환이 쾌치 못하면 태휴게 품하와 명의을 불너 치발코자 하나이다'

승상이 아모리 우슴을 참고자 하되 실상이 졍소뎨 쥭어난가 하야더니 이날밤의 소뎨 산 쥴을 알고 비록 소기나 기류든 심사을 참지 못하고 사량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야 크게 우셔 왈

'이졔 부닌을 지하의 가 상봉할가 하야더니 오날일은 진실노 몽즁이로소이다'

하며 옥슈를 잡고 히롱하니 원낭이 녹수를 만난 듯, 호졉174)이 홍화를 본 듯 그 사랑하물 이로 층양치 못할네라. 영양이 리러나 재배하고 왈

'이난 휴낭낭으 어질미라. 황상폐하의 셩덕과 난양공쥬의 안후하신 덕이오니 그 은덕은 백골이 진퇴되여도 갑지 못할가 하나니다. 입으로 다 사로잇가'

하고 젼후사년을 다 베푼대 만고의 듯지 못한 일이로소니다. 난양이 왈

'영양은 졔졔의 심덕이 알옴다외심의로 하날이 감동하미니 쳡이 무삼 간계하리가'

하더라.

잇때 태후 이 말을 듯고 대소 왈

'내 또한 소견노라'

하고 즉시 불너 닌견하실새 두 공주 태후를 묘셔난지라. 태후 문왈

'승상이 쥭은 뎡씨로 더부려 끈어진 년분을 다시 매지니 엇더하니잇가'

승상이 복지 쥬왈

'셩으니 망국하오대 만분지 일 다 갑지 못하올가 하나니다'

태후 왈

'내의 희롱호미 무삼 은헤라 하리요'

하시더라. 이날으 상이 군신조회를 바드실새 군신이 쥬 왈

'요새이 경셩나고 황하슈 말고 해연즁하고 토번이 삼긴 따히 다 항복하니 진실노 태평셩댄가 하나니다'

상이 겸양하시더라.

일일은 승상이 대부닌을 모시고져 하야 상소를 할새 말삼이 지극 간졀한지라. 상이 보시고 냥소유난 극한 효자라 하시고 황금 일쳔은과 비단 팔백팔과 백옥년을 주시며 왈

'즉시 가 대부닌을 위하야 잔채하고 모셔오라'

하시다. 승상이 황태후게 하직할새 태후 금단당헤 주시니라. 승상이 물너나와 두 공주와 진씨 츈냥을 이별하고 발행하야 낙양으 다다르니 게셤월과 젹경홍이 발셔 객관으 와 대후하여난지라. 승상이 소 왈

'내 이 길은 황명이 안이요 사행이여날 두 낭자는 엇지 알고 왓난요'

대왈

'대승상 위국공 부마도위 행차을 심산구곡이라도 다 알거든 쳡등이 아무리 산림으 슘어슨들 엇지 모로리요. 또한 승상으 부귀 쳔하의 읏듬이라 쳡등도 질겁거니애와 듯삽오니 두 공쥬를 취하야 부닌을 삼우시다 하오니 아지 못게이다. 쳡등을 용납하시리가'

승상 왈

'한나흔 황상폐하으 매씨요 또 하나는 뎡사도의 소졔라. 황티후 양여을 삼아 영양공주를 봉하여쓰니 계랑의 쳔한 배라 무삼 투기 잇스리요. 두 공주 다 유한한 덕이 닛시니 두 낭자 복이로다'

셤월 경홍 대열하더라. 승상이 발행하야 고행으 가니라.

 

각셜리라. 승상이 십육셰으 모친게 이별하고 과거의 갓다가 사년새의 대승상 위국공된 위의을 갓초고 대부인계 들어가 뵈오니 부닌 뉴씨손을 잡고 등을 어루만지며 왈

'네 진실노 내 아달 냥소뉸다. 근근히 너를 기를졔 일이 될 쥴 엇지 알이요'

하시고 반가운 마음을 층양치 못하여 손을 잡으시고서 눈물을 흘이더라. 승상이 션영의 소분하고 상사하신 금백으로 대부인 위하야 친구종족을 다 쳥하야 큰 잔치하고 대부인을 뫼시고 경셩으로 올나갈새 졔도 방백이며 열읍 태슈덜이 뉘 아니 배행하리오. 황셩의 닐으러 대부인을 승상부의 뫼시고 드러가 황제와 태후끠 입됴하니 황제 인견하시고 금백을 만히 상사하시거날 택일하야 어사하신 새집의 뫼시고 두 공쥬와 진슉인 가뉴인이 다 례알하고 만됴백관을 쳥하야 삼일잔채 할새 궁실거쳐의 휘황홈과 풍악음식의 찬란홈은 셰상의 비할대 업더라. 이윽하야 문직이 드러와 고하대

'문밧긔 두 녀재 승상과 대부인끠 뵈오려 하나니다'

승상이 왈

'분명 홍월이로다'

하고 대부인끠 고하고 부르신대 셤월과 경홍이 머리를 수겨 계하의 뵈니 진지 졀대가인이라. 만좌빈객이 다 못내 층탄하더라. 진슉인이 셤월과 구졍이 잇난지라 서로 만나 비희를 이긔지 못하더라. 영양공쥐 셤월을 불너 술 한잔을 주어 왈

'일노셔 날 쳔거한 공을 사례하노라'

대부인이 왈

'너의 셤월의게만 샤례하고 두 연사의 공은 생각지 아니하난다'

승상이 왈

'오날날 이리 즐기난 다 두연사의 덕이라'

하고 즉시 사람을 자쳥관의 보내여 쳥할새 두연새 촉의 드러간지라. 일노부터 승상부 창기 팔백인을 동셔부를 맹그라 동부 사백은 셤월이 가라치고 셔부 사백인은 경홍이 가라치니 가뮈 날노 새로와 비록 니원졔재라도 밋지 못할나리.

일일은 공쥬와 제낭재 대부인을 뫼셔 안잣더니 승상이 한 편지를 들고 드러와 난양을 주어 왈

'이난 월왕의 편지오니 보소셔'

난양이 펴 보니 하어시되

항래예 국가 다사하야 나유원 주마호긔175)와 공명강 션유승사176)을 이졔갓 못하여삽더니 즉금 황상의 형덕과 승상의 공명을 힘입어 쳔하태평하엿사오니 원컨대 승상으로 더부러 츈색을 귀경코져 하노라

하엿더라. 난양이 승상다려 왈

'월왕의 뜻슬 알아시난잇가'

승상이 왈

'불과 츈색을 희롱코져 홈이잇가'

난양이 왈

'월왕의 뜻이 본대 풍뉴을 조화하야 무창명기 만옥연을 어더두고 승상 궁즁의 모든 미색과 한번 닷 토고져 하난이니라'

승상이 소왈

'과연 그러하도소이다'

영양공쥐 왈

'그러하면 아므리 노난 일이라도 엇지 남의게 지리요'

하고 홍월을 눈쳐 왈

'군병을 십연 교훈하기는 한번 싸홈의 승패를 위하미니 이날 승부난 다 냥낭자의게 잇난지라. 브대 힘써 하라'

셤월이 왈

'월궁풍뉴난 일국의 읏듬이오 만옥년은 쳔하의 졀색이라. 쳡의 얼골과 음뉼이 다 부죡하오니 우애 될가 하나니다'

경홍이 이 말을 듯고 대언하야 왈

'셤낭아 우리 냥인이 관동 칠십여쥬를 횡행한대 당하리 업거둣 한 만옥년을 저어하리오'

셤월이 왈

'홍낭은 엇지 말을 이대록 크게 하난뇨'

하고 승상끠 고하대

'병교쟈난 패파177)하니 홍낭의 말이 과하오니 견패할가 하나니다. 또 홍낭의 얼골이 알잇다오면 승상이 엇지 남자로 쇼가 계시잇가'

영양이 왈

'홍낭의 얼골이 부족한 주리 아니라 승상의 눈이 밝지 못호미로다'

승상이 대소 왈

'부인도 눈이 이시면 어이 남진 쥴을 모라신잇가'

만좌 대소하더라. 이러구러 월왕과 뫼호난 날이 당하어 승상이 의복안마를 각별 치례하고 홍월 팔백 창기을 거나려 좌우의 뫼시니 진실노 츈삼월 도화 속이러라. 월왕이 또한 풍뉴를 셩히 가초와 승상을 마자 서로 좌를 졍한 후의 승상과 월왕이 말도 자랑하고 사법178)도 시험하야 서로 층찬하더니 문득 시재 고하대

'소황문이 어명을 뫼와 왓나니다'

월왕과 승상이 놀나 니러나 마잘새 쇼황문이 어사하신 황봉쥬를 부어 권하며

'글졔를 드러 글 지으라 하더니다'

월왕과 승상이 돈슈재배하고 각각 사운을 지어 보내더라. 이때예 대쇼빈객은 차례로 열좌하고 미쥬가효179)난 일시예 진졍하니 위의 찬난하고 음식이 난만한지라. 각각 풍뉴와 온갓 노래 셔왕모 요지연과 한무졔 백양대라도 밋지 못하네라. 월왕이 승상다려 왈

'승상끠 조곰안흔 경셩을 알외고져 하오니 소쳡등을 불너 가무하야 승상을 즐겁게 하고저 하나니다'

승상이 왈

'소유 감히 대왕의 궁인과 샹대할잇가 쇼위 또한 시쳡을 시겨 재죄를 알외어 대연의 흥을 돕고져 하나니다'

이예 계셤월과 젹경홍과 월궁 사미인이 나와 뵈오니 승상이 왈

'녜 현종황졔 궁즁의 한 미인이 이시되 일홈은 부운이오 얼골은 일색이라 니태백이 그 미인을 보고져 황졋긔 쳥호대 계유 말소래 듯고 얼골은 보지 못하엿삽더니 소유난 대왕의 사션녀를 보오니 쳔상션인인가 하거니와 져 미인의 셩명은 뉘라 하난잇가'

월왕이 왈

'져 미인은 금능의 두윤션이오, 진류의 소쵀애요, 무창의 만옥년이요, 장안의 호영영이니이다'

승상이 왈

'만옥년의 닐홈을 드런지 오래더니 그 얼골을 보니 과연 소문과 갓도다'

월왕이 또 셤월의 셩명을 드럿난지라 문왈

'이 냥낭을 어대셔 어덧난잇가'

승상이 왈

'소위 과거 보러 오난 날의 마잠 낙양따흐셔 셤월이 제 좃고 경홍은 연국을 치러 가신제 한단의셔 제 좃찻나니다'

월왕이 손벽 치고 대소 왈

'젹낭자는 승상이 한림을 띄고 황금인을 차고 도적을 쳐 승젼하고 도라오니 젹낭재 알아보기 숩거니와 계낭자난 승상이 궁곤180)할 때 대부귀할 주을 아라시니 긔특하도다'

하고 술을 가득 부어 셤월을 상 주니라. 승상과 월왕이 장막밧긔 무사의 활 쏘고 말돌이난 곳슬 보리니 월왕이 왈

'미인의 궁마지재181)를 보왐즉 하기예 궁녀 슈십인을 가라쳐시니 승상부즁의로 또한 잇난잇가. 원컨대 한가지로 사렵182)하야 한가지 웃음을 하여지이다'

승상이 대희하야 즉시 슈십인을 갈흐여 월궁녀와 승부를 다토새 경홍이 고왈

'비록 활을 잡아 보든 아니 하여시나 남의 활 쏘난 재을 니기 보아시니 잠깐 시험코져 하나이다'

승상이 깃거 즉시 차신 활을 글너 주니라. 경홍이 졔 미인다려 왈

'비록 마치지 못하여도 웃지 말나'

하고 말께 올나 채즐하더니 마잠 꿩이 날거날 쏘와 말아래 나리치니 승상과 월왕이 다 놀내고 월궁미인이 다 탄복 왈

'우리난 헛 것 십년 공부을 하엿다'

하더라. 홍월이 생각호대 우리 냥인이 월궁의 양두난 아니하나 고단하물 애달이 녀기더니 문득 바라본즉 두 미인이 수래를 타고 장막밧긔 와 고하대

'냥승상 쇼실이도다'

하고 수래예 나리거날 보니 한나흔 심효연이오 또 한나은 완연이 몽즁의 보던 동졍농녀러라. 승상끠 배알하거날 승상이 월왕을 가르쳐 왈

'이난 월왕젼하라'

한대 냥인이 례알하니라. 냥인이 홍월과 한가지로 안잣더니 승상이 월왕다려 왈

'져 냥인은 내 션번을 졍벌할 때 어더시대 미쳐 다려오지 못하여삽더니 오날 이 셩회를 듯고 왓도소이다'

왕이 그 냥인을 보니 자색이 셤월과 갓타대 죠묘한 태도와 초월한 긔운은 더한지라. 왕이 긔이히 녀기고 월궁미인이 다 안색이 업더라. 왕이 문왈

'냥낭은 어대 사람이며 셩명은 뉘뇨'

한나은 왈

'쳡은 심요연이로이다'

하고 또 한나은 왈 백능파라 하거날 왕이 왈

'냥낭재 무삼 재조 잇난고'

효연이 왈

'새외 사람이라 사쥭소래을 듯지 못하여사오니 대왕끠 즐길거시 업삽거니와 다만 허랑한 검슐을 배와 용건을 아니다'

월왕이 대히하야 승상다려 왈

'현종조으 공손대랑이 금무로 유명하되 후셰의 젼할대 업기예 매양 두자미183) 글를 읍고 쾌이 보지 못하물 한하더니 낭재 능히 하면 쾌할 일이로다'

하고 승상과 각각 찬 칼을 끌너 주신대 효련이 한 곡조을 춘이 종횡변화하야 신통기졀한 법이 만헌지라 왕이 놀내여 졍신을 일어따가 이윽하야 왈

'셰상사람이야 엇지 그러하리요. 낭자는 진실노 신션이로다'

하고 또 능파다려 무른대 왈

'쳡은 삼강가의 사옵기로 황용피파 타난 노래를 시사로 익켜싸오나 귀인이 드럼즉지 아니하린이다'

왕이 왈

'상비의 피파소래을 고인으 글귀식을 붓딸름이라 낭자 능히 하면 쾌할 일이로다'

하고 어셔 타라 한대 능파 한 곡조을 타니 쳥애한 노래와 신통한 슐법이 사람 슬푸게 하고 조화를 아난 듯 하더라. 왕이 기히 너겨 왈

'진실노 인간곡조 아니라 참션여로다'

하더라. 날이 져무러 잔채를 파하니 가무의 상사한 금백이 헤아리지 못할네라. 승상과 월왕이 각각 풍유을 색색 갓초와 셩문으로 드려오니 장안사람이 뉘 아니 귀경하며 백셰노닌도 혹 차탄 왈

'현종황졔 화쳥궁으 행하실졔 위염이니 갓더니 오날 또다시 보노라'

잇때의 냥공쥬 진가 양낭을 다리고 대부닌을 묘셔 뎡히 승상 도라오시기를 주야 기다리더라.

 

각셜 잇때 승상이 당으 올으거늘 좌우 다 놀낼새 심백 양인을 대부닌과 두 공주게 뵈온대 부닌이 왈

'전일으 승상이 두 낭자으 공노을 칭조하매 일즉 보고져 하엿더니 엇지 느즈뇨'

대왈

'쳡등은 원방 쳔인이라 비록 승샹의 한번 도라보신 은을 입어시나 냥부인이 한자리 따흘 허치 아니 하실가 저어 감히 오지 못하여삽더니 경사의 드러와 냥공쥐 관져교목184)의 덕이 잇시믈 듯고 배야흐로 나아와 뵈고져 할졔 마잠 승상의 셩히 놀오심을 듯삽고 외람되니 참혜하고 도라오오니 쳡등의 영행인가 하나니다'

공쥐 소왈

'우리 궁즁의 츈색이 난망홈은 다 우리 형졔의 공이니 승샹이 알아시난잇가'

승샹이 대소 왈

'져 두 사람이 새로 오매 공쥬의 위풍을 저어 아당 올난 말을 공쥬가 공을 삼고져 하난잇가'

만좌 대소하더라. 진가 냥양재 셤월다려 문왈

'오날 승뷔 엇더하뇨'

경홍이 왈

'셤양이 내 대언을 읏더니 내 일언으로 월궁을 탈긔185)케 하여시니 셤냥다려 므로면 알이이다'

셤냥이 왈

'홍양의 궁마지재 못타 닐을 거시로대 대져 월궁의 탈긔하기난 새로온 냥낭자의 자색과 재조니라'

하더라. 그 잇튼날 승샹이 황샹끠 입죠할새 태휘 승샹과 밋 월왕을 보다니 냥공쥬가 발셰 드러가 뫼셔난지라. 태휘 월왕다려 왈

'어제 승샹과 츈색을 닷툰다 하더니 승부 엇더하뇨'

월왕이 왈

'승샹의 복은 사람의 갓틀 배 아니라 다만 공쥬도 복이 될이잇가. 원컨대 낭낭이 말삼으로 승샹끠 분뷰하소셔'

승샹이 왈

'월왕이 신의게 지단 말은 니태백이 최호시예 겁내미라. 공주의 욕되며 아니 되옴은 공쥬의게 므라소셔'

공쥐 대왈

'부뷔 일신이라 영욕쇠락이 엇지 다라릿가'

월왕이 왈

'매씨의 말이 비록 죠호나 자고로 부매 뉘 승샹갓치 방탕하리요 쳥컨대 승샹을 벌하쇼셔'

태휘 대소하고 일주쥬로 벌하니라. 승샹이 대취하야 도라올새 냥공쥐 또한가지로 오난지라. 대부인이 문왈

'젼의 션은의 명이 이시되 그대도록 취지 아니하더니 엇지 오날은 과이 취하뇨'

승샹이 왈

'공쥬의 형 월왕이 태후끠 알조하야 쇼자의 죄를 지어내오니 마잠 말삼을 잘하야 한말 술로 벌하엿삽거니와 쇼재 만일 쥬량이 업사오면 거의 죽을 번하여사오니 대져 월왕이 낙원의 셜치186)한 일이어니와 난양도 내희 쳡 만홈을 싀긔하야 그 형으로 더부러 날을 모해한 일이니 모친은 한잔 술로 난양을 벌하야 쇼자의 셜치를 하여주쇼셔'

뉴부인이 대소 왈

'공쥐 비록 술을 먹지 못하나 취객을 위하야 마지 못하리라'

하고 승샹을 쇼겨 사랑슈 한잔으로 벌하니라. 잇때예 냥부인 뉵낭재 서로 즐기난 뜻이 고기 물의 놀고 새 구름의 남닌타야 서로 온졍을 잇지 못하니 비록 냥부인 천덕의 감화홈이나 대개 남악산의 발원한 연고이라. 일일은 냥공쥐 서로의 논하여 왈

'녯사롬이 재매형졔 혹 남의 안해도 되고 혹 남의 쳡도 되엿거날 우리 이쳐뉵쳡 은의 골육갓고 졍이 형졔갓타니 엇지 쳔명이 아니리오. 신셩의 한가지 아님과 위차의 갓지 못홈은 죡히 구애할 일이 아니라 맛당이 결위형졔하야 일생을 지내미 엇더하뇨'

뉵낭재 다 겸사하고 츈운 셤월이 더욱 응치 아니하거날 정부인이 왈

'뉴관장 삼인이 군신이로대 형졔의 의 잇고 셰죤의 쳐와 마등가의 례존비 현졀호대 한가지 졔재 되여시니 당초 미쳔이 젼두셩취하기예 므어시 관계하리오'

냥공쥐 이예 뉵낭자을 다리고 관음화샹 압패 나아가 분향젼배하고 졀형졔 맹셔하고 글을 지어 각각 재매로 자쳐하라 호대 뉵낭재 오히려 뎡분을 직키여 언새 공슌하니 졍의난 더 유별하더라. 팔션녜 각각 자녀를 두대 냥부인 츈운 셤월 효연 경홍은 남자를 나코 채봉 능좌난 녀자를 나으대 산휵의 괴로옴이 업더라. 이때예 쳔하 승평하야 승샹이 나면 형샹을 뫼셔 후원의 젼렵하고 들면 대부인을 뫼셔 북당의 잔채하니 이러구러 광음187)이 물흘음 갓탄지라 승샹이 장샹이 되여 권셰를 잡은졔 임의 누십년이라. 뉴부인이 쳔년으로 벌셰하시고 승샹이 애췌 과도하신대 냥젼이 즁사를 보내여 위로할새 그 왕후졔로 녕장188)하시고 졍사도 부쳬 또 샹슈로 죵하시니 승샹이 설어 하시기를 졍부인과 갓치 하시니라. 승샹이 뉵남이 녜이시니 맛아달은 대경이니 졍부인의 소생이라 이부샹셔 하고 두채난 차경이니 Ы?소생이라 경죠윤을 하고 새채난 슌경이니 가시의 소생이라 어사즁승을 하고 네채난 계경이니 난양의 쇼생이라 병부시낭을 하고 다삿채난 오경이니 계씨의 소생이라 한림학사을 하고 녀삿채난 치경이니 심씨의 소생이라 나이 십오의 뇽역이 졀륜하야 금오상쟝군이 되니라. 맛딸의 일홈은 젼단이니 적씨의 소생이라 월왕의 자부되고 차녀의 일홈은 역낙이니 백씨의 소생이라 황태자의 쳡예도니라. 승샹이 일개 셔생으로 환란 졍하고 태평을 일위여 공명부귀 곽분양189)과 졔등호대 곽분양은 뉵십의 샹쟝의 되엿더니 승샹은 이십의 쟝샹이 되여 우후로 군심을 엇고 아래로 인망이 이셔 부대 향복 하기을 쳔고의 업난 일이더라. 승샹이 경명지하의 잇기 어렵기로 샹소하야 물너가지라 호대 샹이 슈셔로 비답하야 고집되이 만류하시니라. 그후의 또 샹소하야 사에 간졀하거날 샹이 슈셔로 비답 왈

'경의 고졀을 일위여 주고져 한대 황태후 승하하신 후의 엇지 참아 냥공쥬를 멀이 떠나리오. 셩남 사십리예 별궁이 이시니 일홈을 취미궁이라 이궁이 유벽하니 경이 퇴거하미 맛당타 하시고 승샹을 위국공을 더 봉하시고 오쳔호를 더 샹사하시고 아즉 승샹인슈를 거두시라'

승샹이 더욱 형은을 감격하여 즉시 취미궁으르 가니 이 궁이 죵남산즁의 이셔 누대의 쟝녀하며 경개 긔졀홈은 진실노 봉래션경이러라. 승샹이 그 졍젼을 뵈와 나라 죠지와 어졔 시문을 봉안하고 그 나문 누각 대샤난 냥공쥬 졔냥재난 호화 거쳐 하난지라. 승샹 냥부인 뉵낭자을 다리고 물의 다달나 달을 희롱하고 뫼의 드러가 매화를 차자셔 혹시 도화 답하며 거문고도 타니 만년 종용한 복조를 뉘 아니 칭찬하리오. 팔월망일은 승샹 생일이 모단 자녀덜이 다 헌슈하야 잔채하니 그 번화경색은 비할대 업더라. 이러구러 구월이 당하니 국화 만발하야 졍히 구경할때라. 취미궁 셔편의 한 고대 이시니 올흔 즉 팔백니 진쳔이 쟝상갓치 뵈난지라. 승샹이 부인과 낭자를 다리고 올나가 츄경190)을 희롱하더니 이윽고 셔양은 기우러지고 구름은 나즉하되 추색이 찬란하야 그림속 갓탄지라. 승샹이 옥소를 내여 한 곡조를 부니 그 소래 쳬량하야 현경이 역슈를 건널제 고졉니 격츅하고 초패왕191) 해하 삼경의 우미인 니별하난 노래 갓탄지라. 모도 미인이 다 슬픔을 이긔지 못하니 냥부인이 문왈

'승샹이 일즉 공명을 닐위고 오래 부귀를 향하야 오날날 조흔 풍경을 당하엿거날 틍소소래 쳬량하야 젼일과 다라니 엇지 일잇가'

승상이 옥소를 더지고 난간을 비겨 명월을 가라쳐 왈

'동으로 바라보니 진시황 아방궁이 풀소긔 득닙하고 셔으로 바라보니 한무졔 무릉이 츄초192)즁의 소슬하고 북으로 바라보니 당명황 화쳥궁의 밴 달빗 뿐이로다. 이 셰 님군은 쳔고의 영웅이라. 사해로 집을 삼고 억포로 신쳡을 삼아 샴광193)을 두로혀 쳔셰를 지내고져 하더니 이제 엇대 잇난뇨. 소유난 하동의 포의194)로 다행이 현주195)를 만나 벼슬이 쟝샹의 니라고 또 졔낭자로 더부러 서로 만나 후의와 심졍이 늙도록 더 쥬밀하니 젼생연분이 아니면 엇지 그러하리오. 연분이 이셔 뫼오고 연분이 밋하면 흣터지기난 쳔리의 덧덧한 일이라. 우리 한번 도라가면 고대곡지와 가연무샤196)덜이 션초한연197) Ц?즁의 초동목애198)지졈하야 닐오대 냥승샹이 낭자로 더부러 노던 곳이라 하리니 엇지 슬프지 아니하리오. 쳔하의 삼되 잇시니 유도, 션도, 불도라. 유도난 륜긔를 발키고 사업을 귀이 녀겨 일홈을 신후의 젼할따람이오. 션도난 허탄하니 족히 구할 것 아니여니와 오직 불도난 내 근래예 꿈을 꾸면 매양 포단 우의 참연하이 불가의 반다시 연이 이난지라. 내 쟝차 쟝자방 Ъ?SUP>199) 죠참갓치 하야 남해을 건너 관음끠 뵈고 의대예 올나 문슈200)를 례하고 불생불멸의 도를 엇고져 하노니 다만 그대로 더부러 반생을 샹종하다가 쟝차 멀이 니별하매 자연 비창한 마암이 퉁소 소래예 낫타남이로다. 졔낭자도 다 남악션녀로셔 긴연이 쟝차 진한 즁의 승샹의 말삼을 드르니 엇지 감동치 아니하리오. 다 나라대 샹공이 번화한 즁의 이마암이 이시니 분명 하날이라. 쳡등 팔인이 맛당이 조셕 례불하야셔 샹공을 기다리이니 샹공은 밝근 스승을 어더 큰 도를 깨달은 후의 쳡등을 가라치소셔

승상이 대희 왈

우리 구인의 마암이 합당하니 무슴 근심하리오'

졔낭재 술을 나오와 젼별하냐 할제 문득 지팡막대 끄으난 소래 난간밧긔 나거날 졔인이 다 의심하더니 이윽하야 한 노승이 눈섭은 자히나 길고 눈은 물결갓고 얼골과 동졍이 심샹한 즁이 아니라 대우희 올나 승샹과 대좌 왈

'산야사람이 대승샹끠 뵈나니다'

승샹이 니러나 답례하여 왈

'사뷔 어대로 오신잇가'

노승이 소왈

'승샹이 평생 고인을 모라시난잇가'

승샹이 잇기 보다가 개닷고 졔낭자를 도라보며 니라되

'내 토번을 치러가실 때 꿈의 동졍의 갓다가 남악산의 올나 늘근 화샹이 졔자를 다리고 강논하난 냥을 보왓삽더니 사뷔 긔시잇가'

노승이 박장대소 왈

'올타 올타. 그러나 승샹이 몽즁의 한번 본 건만 긔역하고 십년 동쳐한 일은 생각지 못하시난잇가'

승샹이 망연하여 왈

'십뉵셰젼은 부모의 겻슬 떠나지 아니하고 십뉵세 후난 벼살하야 님군을 셤겨 분쥬무가하엿사오니 어내 때예 사부를 좃차 십년을 놀아시릿가'

노승이 소왈

'승샹이 오히러 꿈을 깨닷지 못하엿도다'

승샹이 왈

'사뷔 소유을 깨닷게 하리잇가'

노승이 왈

'이 어렵지 아니하다'

하고 막대를 들어 난간을 치니 문득 백운이 니러나 사면을 두루껴 지쳑을 분간치 못하난지라. 승샹 크게 불너 왈

'사뷔 졍도201)로 가라치지 아니하고 환슐로 희롱하난잇가'

말을 맛지 못하여 구름이 것드며 노승과 냥부인 뉵낭재 간대 업난지라. 승샹이 크게 놀나 자샹이 보니 누대궁궐은 간대 업고 몸이 호을노 져근 암자 가온대 안자난지라. 손으로 머리를 만지니 새로 깍근 흔 ?송송하고 백팔념쥐 목의 걸어시니 다시 대승샹 위의난 업고 불과 연화도쟝의 셩진소화샹이라. 다시 생각호대 당초 일념의 그릇치물 사뷔 경계하려하여 곳 인간의 나가 부귀영화와 남녀 졍욕을 한 꿈소긔 알게 하미라. 하고 즉시 새암의 가 셰슈하고 장삼을 졍히 입고 굇갈을 두럿시 쓰고 방쟝의 드러가니 모든 졔재 다 뫼와난지라 대사 고셩하야 왈

'셩진아 인간재미 엇더하든요'

셩진이 머리을 따흐 뚜다리며 눈물을 흘여 왈

'이졔야 깨달나난이다'

셩진이 무상하와 도심이 덩답지 못하오니 맛당이 괴로온 셔게의 잇셔 기리 앙화를 바들거슬 사부 한 꿈을 환긔하야 셩진으 마암을 깨닷게 하오니 사부 은덕은 쳔만연이라도 갑지 못하리로소이다

대사 왈

'네 흥으 띄여 갓다가 흥이 진하매 왓스니 내 무삼 간셥하리료 또 네 셰상과 꿈을 달이 아니 네 꿈이 오히러 깨지 못하여또다 '

셩진이 재배 사죄하고 셜법하야 꿈 깨옴을 쳥하니라. 잇때의 팔션녀 들어와 사례 왈

'제자등이 위부닌을 묘셔 배혼 거시 업싸와 졍욕을 금치 못하와 즁견을 입어쌉더니 사뷰 구졔하시믈 입사와 한꿈을 깨여싸오니 원컨대 졔자되여 길이 갓타시물 바라난니다

대사 크게 우셔 왈

'너히 진실노 꿈얼 알아쓰니 다시난 망염을 생각지 말나'

하고 직시 대경법을 베푸러 셩진과 팔션여을 가라치니 인간 누싸년 변화난 다 꿈밧기 꿈이요 일심이 불법의 긴책하니 극낙셰게의 만만셰 무궁지락이로구나.

 

각주

1) 삼렬(森列) : 빽빽하게 서 있음

2) 엄예(掩翳) : 가리워 숨김

3) 대승법 : 불교 교리에 있어 대승과 소승이 있는데 개인 구원이나 해탈보다는 중생 구제를 주로 함

4) 경문 : 불경

5) 의발(衣鉢) : 가사와 나무 밥그릇. 곧 스승으로부터 법을 전해받는 것

6) 回謝 : 사례함. 감사의 뜻을 표시함

7) 不敏 : 민첩지 못함. 즉 머리나 행동이 빠르지 못하고 어리석음

8) 多事 : 일이 많음

9) 처인의 도 : 인간세에 처해서의 할 도리

10) 교인의 의 : 사람을 가르칠만한 의

11) 성궤 : 성스런 선물궤짝

12) 정계 : 경계나 한계를 정함. 또는 그 경계나 한계

13) 승경 : 좋은 경치

14) 천재일시 : 천재일우. 아주 얻기 힘든 기회

15) 완보서행 : 천천히 걸어가며 구경함

16) 석교상 : 돌다리 위

17) 雲霞 : 구름과 안걔

18) 선관선채 : 仙家의 싱싱한 야채

19) 狂藥 : 사람을 미치게 하는 약

20) 불가 : 불교계

21) 賤僧 : 천한 승려

22) 졈으온 : 늦어 저물었느냐

23) 공맹 : 공자와 맹자

24) 요순 : 중국의 요임금과 순임금(어진 임금)

25) 진무 : 구하여 위로함

26) 권념 : 돌보아서 생각함

27) 아난존자 : 석가모니의 수제자

28) 동포 : 동침

29) 음혼관망향

30) 이첩 : 받은 공문이나 통첩을 다른 곳으로 다시 알림

31) 승침고락(昇沈苦樂) : 인생의 영고성쇠와 고통과 즐거움

32) 낙지 : 즐거운 땅. 즐거운 곳

33) 報狀 : 보고서나 장계 등을 써서 보냄

34) 천지번복 : 천지가 뒤집어짐

35) 求我求我 : 나를 구해주세요. 살려줘요, 살려줘요

36) 이적선 : 이백을 일컫는 말로 땅에 유배된 신선의 뜻

37) 손빈오기 : 손자병법과 오자병법을 쓴 전술전략가로 손빈과 오기

38) 楊柳靑如織 長條拂花樓 願君勸種意 此樹最風流

39) 楊柳何靑靑 長條拂綺極 願君莫攀折 此樹最多情

40) : 잠잘 거처

41) 석반 : 저녁식사

42) 사마상여 : 중국 전한시대의 문인

43) 취처 : 처를 얻음. 즉 결혼한 유부남을 말함

44) 樓頭種楊柳 擬繫郞馬住 如何折作革便 催向章臺略

45) 楊柳千萬絲 絲絲結心曲 願作月下繩 好結春消息

46) 경경불매 : 한순간도 잠 못들어함

47) 명춘 : 다음해 봄

48) 제왕지주 : 제왕이 소재하고 있는 주

49) 금안준마 : 비단에 수놓은 안장과 뛰어난 말

50) 원방 천비재인 : 멀리서 온 천하고 낮은 재주를 가진 사람

51) 국색 : 경국지색. 나라를 위태하게 할 정도의 미인

52) 하토천생 : 보잘 것 없는 시골땅에서 태어난 선비

53) 人材富庫 : 인재가 많아 창고에 쌓은듯함

54) 가무 : 노래와 춤

55) 入落 : 합격과 낙방

56) 丹脣晧齒 : 붉은 입술과 흰 이

57) 겸사 : 겸손하여 사양함

58) 楚客西遊路入秦 酒樓來醉洛陽春 月中丹桂誰先折 今代文章自有人

59) 敗興 : 흥이 깨져

60) 곡상결 : 장안 근교의 곡장 위에서 매년 과거에 급제한 수재들이 놀이하는 곳

61) 신의 : 믿음과 의리

62) 앙앙하다 : 불만족하여 마음속에 앙심을 품음

63) 초 양대 무산신녀 : 초나라 양왕이 양대에서 낮잠을 자다가 무산의 신녀를 만나 남녀의 정을 이룸

64) 낙포와 모선녀 : 낙 포왕 주식이 落水의 여신이된 복비를 마나 정을 나눔

65) 가사 영락 : 집안의 재산이나 위신이 보잘것 없어짐

66) 返葬 : 객지에서 죽은이의 시체를 제가 살던 곳이나 고향으로 옮겨 장사지냄

67) 행상 : 상례를 치룸

68) 節鉞 : 옛날에 대장군들에게 임금이 부여하던 수기와 도끼로 군법을 시행할 수 있는 신표로 상징됨

69) 井底蛙 : 정저지와. 우물안의 개구리

70) 허명 : 헛된 이름

71) 班類 良家女 : 양반집 규수

72) 동퇴서각 : 모두 물리침. 동쪽으로든 서쪽으로든 이리저리 물리침

73) 東山受妓 : 동산에서 기생을 이끔

74) 주공자 : 주공근(周公瑾). 주문왕의 아들로 무왕을 도와 주()를 쳐부수고 또 사람들에게 예악을 가르침

75) 한림학사 : 여기서는 이백을 가리킴

76) 사마상여 : 한무제 때 봉황곡을 알려주던 사마상여라는 문인

77) 好事多魔 : 좋은 일에는 흔히 방해되는 일이 생김

78) 효양 : 효성을 다하여 봉양함

79) 迂闊 : 사리에 어둡고 당돌함

80) 掌中 : 손바닥 안에

81) 금객 : 거문고를 타는 손님

82) 知音 : 소리나 음을 앎

83) 淸濁高低 : 소리나 노래의 맑고 탁함과 높고 낮음

84) 仙風道骨 : 신선의 풍채와 도인의 골격

85) 사자안 : 선녀의 이름

86) 예상우 : 곡조의 한 이름

87) 진후주 : 중국 남북조 시대의 진나라 왕. 나라를 잃었음

88) 망국조 : 나라를 잃은 슬픔을 다룬 곡조

89) 失節 : 절개를 잃음

90) 해숙야 : 죽림 칠현의 한사람

91) 백아 : 춘추시대의 거문고를 잘 타는 명인. 그의 친구 종자기가 음을 잘 알기에 종자기가 죽자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는 고사가 있음

92) 봉황 : 봉황새는 각각 수컷과 암컷을 가리킴

93) 옥안 : 옥같이 아름다운 얼굴

94) 출풍 : 바깥에 나와 바람을 쏘임

95) 奴主 : 종과 주인

96) 진선지미 : 지극히 선하고 아름다움

97) 봉구황곡 : 봉이 황을 향해 구애하는 곡

98) 변복 : 옷과 차림을 바꾸어 입음

99) 內閨 : 부녀자가 거처하는 깊은 규중

100) 科擧 榜木 : 과거 급제자들의 명단

101) 통자 : 명함을 줌. 여기에서는 미리 기별을 하는 것으로 보임

102) 한림유지 : 한림학사에 임명한다는 임금의 임명장

103) 준문 : 이미 익히 들었음

104) 天定 : 하늘이 정한 연분

105) 託身 : 몸을 의지하다

106) 왕유 : 옛 당나라 시인. 남종문인화의 시조이기도 함

107) 유전 : 후세에 길이 전함

108) 탁일 : 택일. 경사시에 좋은 날을 가리어 행하는 것

109) 납례 : 납채. 혼인하기 전 정혼하는 의미로 신랑댁에서 신부댁으로 혼수와 사주단자를 넘겨주는 것

110) 백사 : 백가지 일

111) : 여기서는 남편의 사랑을 뜻함

112) 만종지록 : 매우 많은 봉록

113) 자색 : 아름다운 미모

114) 화류 : 꽃과 버들. 여기서는 노는 여자 즉 창기를 의미함

115) 주효 : 술과 안주

116) 도원 : 복숭아꽃 피는 언덕. 여기서는 무릉도원을 의미함

117) 仙尨吠雲外 知是楊郞來

118) 두견성 : 소쩍새 소리

119) 월하의 연분 : 고대 중국에서 남녀간 결혼을 주재한다는 전살상의 노인으로 청실과 홍실을 엮어놓으면 곧 그 남녀가 결혼한다고 함. 월하노인

120) 백옥반 선과 : 백옥으로 만든 쟁반에 신선의 과일

121) 서황모 : 곤륜산에 있는 선녀

122) 화식 : 불로 음식을 익혀 먹음. 즉 인간의 생활을 함

123) 가인 : 집안사람 즉 아내

124) 綠陰芳草 勝花時 : 녹음과 방초가 꽃철보다 나음

125) 幽明 : 어둠과 밝음. 즉 이승과 저승

126) 회사 : 간절한 마음으로 사례함

127) 古塚 : 옛 무덤

128) 축귀부적 : 귀신을 쫓는 부적

129) 열파 : 찢다

130) 악장 : 장인어른

131) 자취지화 : 스스로 불러들인 화

132) 조서 : 임금의 선지를 일반에게 알릴 목적으로 적은 문서

133) 현주 : 어진 임금

134) : 추천함

135) 백승 : 백배 낫다

136) 錦衣玉食 : 좋은 옷과 좋은 음식

137) 남복 : 여자가 남자의 복장으로 변복하여 입음

138) 명주 : 밝은 구슬

139) 日夜 : 밤낮

140) 환재(宦子) : 환관. 내시

141) 인사 : 정신

142) 백옥셔안 : 백옥으로 깎아 만든 책상

143) 어주 : 임금이 내리는 술

144) 유필지자 : 재물로서 아름다운 글을 얻는다

145) 부마 : 임금의 사위

146) 大悅 : 크게 기뻐하다

147) 宮妃 定屬 : 궁녀 혹은 시녀로 배치됨

148) 紈扇團團似明月 佳人玉手淨皎潔 玉絃琴裏薰風多 出入懷中無時歇

紈扇團團月一團 佳人玉手正相隨 無路庶却如花面 春色人間摠不知

149) 기망(欺罔) : 웃사람을 속이다

150) 萬死無惜 : 만번 죽어도 아깝지 않고 애석지 않음

151) 납폐 : 혼례 때 신랑집에서 신부집으로 보내는 예물. 납채

152) 여필종부 : 여자는 모름지기 남편을 따라가야 함

153) 산문 : 불교계. 부처님의 제자됨

154) 돈수백배 : 손을 모으고 백번 절함. 웃사람에게 행하는 예의

155) 諫爭 : 다투어 임금이나 황태후에게 간함

156) 先凶後實 : 처음은 흉한 일이나 전화위복하여 후는 좋은 일

157) 禮謁 : 예로써 알현함

158) 雄據 : 어떤 지역을 차지하여 굳세게 지킴

159) 누지 : 누추한 곳

160) 之義 : 장인과 사위의 도

161) 仁厚 : 어질고 덕이 두터움

162) 斗牛 : 별자리로 28숙 가운데 斗星牛星

163) 노방 : 길 옆. 길가

164) 전배 : 궁궐이나 문묘, 능침, 병풍 따위를 절하여 봄

165) 예모 : 예절

166) 차탄 : 감탄

167) 강겁 : 억지로 빼앗음

168) 損福 : 제복을 덜어 잃음

169) 이적선 : 이태백을 가리키는 말로 인간세계에 유배당한 신선이라는 뜻

170) 조자선 : 조맹부

171) 深閨 : 깊은 규중

172) 起寢 : 일어나다

173) 贍語 : 헛소리. 잠꼬대

174) 호접 : 호랑나비

175) 走馬浩氣 : 말을 달리고 호연지기를 기름

176) 船遊乘事 : 배를 타고 노니는 일

177) 병교자는 패파 : 군사에 있어 교만한 자는 반드시 패한다

178) 射法 : 활 쏘는 법

179) 美酒佳肴 : 좋은 술과 좋은 안주

180) 窮困 : 어렵게 살 때

181) 궁마지재 : 활을 쏘고 말을 달리는 재주

182) 사렵 : 활을 가지고 사냥을 함

183) 두자미 : 두보

184) 관저규목(휴규) : 시경에 나오는 조목으로 여자의 덕과 행실과 부부간의 화목 등을 노래한 것

185) 탈기 : 탈색. 재주나 미모의 우세로 맥이나 기운을 빠지게 함

186) 雪恥 : 전일의 수치를 보복함

187) 광음 : 세월을 뜻함

188) 寧葬 : 편안히 장사 지냄

189) 곽분양 : 중국 당나라의 유명한 장수 곽자의

190) 추경 : 가을 경치

191) 초패왕 : 유방에 맞서 싸우다 패한 명장 항우

192) 추초 : 가을풀. 잡초

193) 삼광(三光) : . .

194) 포의 : 베옷을 입은 사람. 보잘 것 없는 사람

195) 현주 : 어진 주인. 어진 임금

196) 高臺曲池 歌宴舞舍 : 높은 대는 스스로 무너지고 깊은 연못은 스스로 무너지며 노래하고 춤추던 집은 없어짐

197) 선초한연 : 메마른 풀과 싸늘한 연기

198) 초등목아 : 풀 베는 아이와 소 먹이는 아이

199) 적송자 : 신선의 이름. 신농씨 때 雨師

200) 문수 : 문수보살

201) 正道 : 바른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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