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또는 함께/학교에서 생각하는

밤 - 젊은 섬 선생님을 위하여

New-Mountain(새뫼) 2014. 8. 12.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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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도 나한테 없는 글인데..

우연히 얻었다.

20년쯤 전에 섬으로 발령받은 친구 녀석이 

새벽에 외롭다고 징징거리며 전화하길래

다음날인가 써 보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나도 그도 모두

오십이 다 되었으니

외롭다는 징징거림이나

그 징징거림을 달래기 위한 글이나

가능한 나이일까



- 젊은 섬 선생님을 위하여

                                                        신영산

 

긴 수평선 너머로

또 아쉬운 하루가 가라앉고

집요하게 몰려드는

지리한 고독에

곤한 몸을 허락하여야 한다.

 

둘러막힌 하숙집 네 벽

게 그려지는 그리운 사람들

너무 멀리 흐릿한 얼굴인데

어디쯤이 고향일까.

침묵으로 이 밤을 지새면

갈 수 있는 곳인가.

 

뒹구는 빈 소줏병더러 벗이라 했다.

오늘의 일기는 교과서에 던져 두고

먼지 앉은 거울 속에서

낯익은 한 사람

이 밤을 함께 지낼 사람

 

날이 밝으면 긴 기지개 사이로

고독은 잊혀질 터이다.

무거운 침묵을 거부하는

재잘대는 어린 미소들을 위해

젊음은 웃는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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