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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고도 나한테 없는 글인데..
우연히 얻었다.
20년쯤 전에 섬으로 발령받은 친구 녀석이
새벽에 외롭다고 징징거리며 전화하길래
다음날인가 써 보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나도 그도 모두
오십이 다 되었으니
외롭다는 징징거림이나
그 징징거림을 달래기 위한 글이나
가능한 나이일까
밤
- 젊은 섬 선생님을 위하여
신영산
긴 수평선 너머로
또 아쉬운 하루가 가라앉고
집요하게 몰려드는
지리한 고독에
곤한 몸을 허락하여야 한다.
둘러막힌 하숙집 네 벽
게 그려지는 그리운 사람들
너무 멀리 흐릿한 얼굴인데
어디쯤이 고향일까.
침묵으로 이 밤을 지새면
갈 수 있는 곳인가.
뒹구는 빈 소줏병더러 벗이라 했다.
오늘의 일기는 교과서에 던져 두고
먼지 앉은 거울 속에서
낯익은 한 사람
이 밤을 함께 지낼 사람
날이 밝으면 긴 기지개 사이로
고독은 잊혀질 터이다.
무거운 침묵을 거부하는
재잘대는 어린 미소들을 위해
젊음은 웃는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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