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을 위한 글/자기 소개서

자기소개서 길라잡이(2012) - 첫째, 아 옛날이여

New-Mountain(새뫼) 2014. 4. 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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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마당  , 옛날이여

 

  

1. 주변에서 말하는 내 어린 시절

2. 내가 자라온 시절을 떠올리며

3. 기억에 남는 순간들

4. 내 학창 시절

 

여기에서는

여러분들은 이제부터 실질적으로 자기 자신을 밝히게 됩니다. 아직 많은 세월을 살지는 않아 거창하게 인생이라 말하기 뭐합니다만, 그래도 인생은 인생입니다. 하루를 이어 그 다음 하루를 이어기는 연대기입니다. 오늘이 있는 것은 어제가 있기 때문이고, 덕분에 내일이 오게 됩니다. 또 모든 일에는 처음이 있었으므로 중간이 있고 끝도 있습니다. 지금의 여러분들이 으스대며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는 것도 여러분의 옛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는 옛날을 그려보고, 여러분들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쓰게 될 것입니다. 물론 어제 일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이 험악한 세상에서, 과거의 일을 떠올리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요구일지도 모릅니다. 또 남들처럼 얌전히 학교 다니고, 튈 것이 없는 얌전한 삶을 살아온 탓에 꺼내 펼칠 과거도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전화위복(轉禍爲福), 새옹지마(塞翁之馬). 과거에 대한 기억이 아득할수록 우리의 글쓰기에는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옛날이니까 아픈 기억들은 깨끗이 잊혔을 것이고.(아닌가?) 좋은 기억만 남아 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부터 머리를 쥐어 짜 봅시다. 그리고 마음속의 앨범을 한 장 한 장 넘겨봅시다. 소중한 기억을 찾아 글로 옮겨봅시다.



1.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나의 어린 시절

 

여기는 나의 어린 시절을 적는 곳입니다. 보는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린 시절이라 함은 학생 이전의 때를 말합니다. 그 때야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왕자님. 공주님이었고, 아마도 일생 중 가장 순수한 얼굴에 맑고 검은 눈동자 담고 있었을 터. 그렇기에 어린 시절의 얘기란 아마도 가장 아름답고 좋은 내용으로 채워질 겁니다. 대여섯 배기 애기들이 무얼 알아 세상에 해코지를 하겠습니까?

그런데 아무리 자기를 PR하는 시대라고는 해도 겸양을 미덕으로 삼는 우리나라입니다. 자기 자랑을 하라면 왠지 쑥스러워질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쓸 내용의 대부분은 자기 자랑이 대부분일 터이니 지금부터 연습을 해 두는 것이 낫겠습니다. 또 철없는 시절의 자랑이라 심하게 야단할 사람도 없을 거고요.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얘기를 할라치면 도대체 기억이 나지 않을 겁니다. 하기야 이 사부가 가진 가장 오래된 기억은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이런 사부가 여러분에게 초등학교 이전을 기억해내라고 이건 억지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써야 합니다. 아니 오히려 기억이 나지 않음을 이용하여 더 잘 쓸 수도 있을 겁니다. 알면서도 거짓을 말하는 것은 심한 죄책감으로 몸 둘 바를 모르는 일이지만, 모르는 일을 지어내는 것은 이런 죄책감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찜찜한 것은 깨끗한 거울처럼 살고자 하는 여러분의 심성이어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럴 때 편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기는 합니다. 가까운 사람의 입을 빌려 자신의 어린 시절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겁니다. ‘누가 나를 이렇게 말하더라.’ 라고. 이런 형식으로 주변 사람들이 말하는 나의 어린 시절을 써 보도록 합시다.

 

보기글

저는 누구보다도 기계의 구조에 대한 호기심이 많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장난감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부모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세 살 때는 선물로 받은 자동차를 하루로 안지나 분해하다가 부수어 버려 혼이 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런 기계에 대한 관심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도 계속되었습니다. 서점에서 주로 고른 책도 기계에 대한 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감을 주로 호기심의 대상으로 삼았지만, 시계나 컴퓨터와 같은 복잡하고 비싼 물건도 뜯어보곤 했습니다. 이런 호기심은 더 키워보고자 ○○공학과에 진학하여 엔지니어가 되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써봅시다

누가 이렇게 말하더라.’ 라는 문장은 중심문장이 될 수 없습니다. 중심문장의 다음에 오는 문장으로 쓴 것이 적당합니다.

현재의 선택이 필연적임을 보여주기 위한 글입니다. 하지만 노골적으로 다른 사람의 입을 들먹이지 맙시다. 슬쩍 언급하는 정도로만 합시다.

다른 사람(특히 부모님)의 입을 빌어 말을 할 때에는,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말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님이 기억하는 세 살 때의 자신은 모습은 장난감 정도이지, 과학이나 기계 정도의 거창한 것은 아닐 겁니다. 마찬가지로 기억에 남는 아들의 모습은 동화책에 관심이 있었던 모습이지 독서에 흥미를 가졌던 모습이 아닙니다. , 다른 사람의 입을 빌린 내 모습은 좀더 구체적이고, 특수한 얘기입니다. 그런 작은 사례들을 일반화시키고, 보편화시키는 것은 글을 쓰는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물론 세 살 때의 일을 기억할 수는 없습니다. 이 역시 부모님에게 들은 말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건을 들어 쓸 때에는 부모님의 말이 아닌 자신의 말로 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경우도 있었다고 말씀하십니다.’를 자주 쓰다 보면, 글이 영 어색해집니다. ‘경우가 있었습니다.’처럼 자신의 기억으로 쓰는 것처럼 합시다. 물론 자신의 기억은 아니지만 문맥 안에는 앞에 언급한 사람의 기억으로 보이게 됩니다.

예전의 일로 더욱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물론 그 발전의 연장선상에 자신의 선택이 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의 말을 전달하는 형식이라도 마무리는 자신이 지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마무리는 이 글을 쓰는 목적과 연결됩니다.

 

 

 

 

 

2. 내가 자라온 시절을 떠올리며

 

여기는 자신이 살아왔던 옛 시절 중 한 순간을 떠올려보는 꼭지입니다. 우리가 보통 쓰게 되는 이력서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이력서는 나와 있는 사실 그대로만 간단하게 적는 것이었기에. 그 일이 있게 된 전후의 사정을 적을 곳은 없었습니다만, 이 꼭지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입니다. 이력서를 적는다 하고, 거기에 쓰인 것을 더 보충하여 설명할 필요가 있는 내용을 적어봅시다. 물론 실제로 있었던 일을 적는 것입니다.

또 하나, ‘나의 어린 시절에서는 여러분이 기억하지 못하는 예전 일을 적는 것이었지만, 이 꼭지는 여러분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막연하게 이랬을 것이다로 적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보기글

고등학교 2학년 때 병원에 한 달 가까이 입원한 적이 있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학교에도 나가지 못하고 친구들도 만나지 못하는 갑갑한 시간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많이 원망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입원하고 있는 동안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았습니다. 나를 다치게 한 사람도 나와 마찬가지로 피해자일 것이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 사람은 경찰서와 병원을 오고가며,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결국 그 사람에 대한 미움은 너그러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입원했던 한 달 동안은 내가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헤아려 볼 수 있는 너그러움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써봅시다

이 글에서 보여주고 알리려는 것은 생활기록부에 나와 있는 병결 20일에 대한 설명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하게 사실 관계만 확인하면, 글이 건조해집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를 동시에 노리는 겁니다. 하나는 읽는 이가 궁금해 할 사항을 글로 보여주는 본래의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그것을 통해 자신을 보여주는 겁니다.

사실을 확인한다고 해서 6하 원칙에 따라 정확하고 자세하게 쓸 필요는 없습니다. 읽는 이들이 알아듣고, 이해할 수 있는 정도면 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원인과 결과가 있기 마련입니다. 한 송이 꽃 속에 우주가 있습니다. 단순히 사실 확인으로만 끝내지 맙시다. 자신을 나타내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아 봅시다. 물론 긍정적인 자신의 모습이겠지요.

또 하나 글쓰기의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반전을 일으키는 겁니다. 처음부터 일등만 하는 학생은 정상의 기쁨을 알지 못합니다. 밑바닥에서 헤매다가 일등까지 치고 올라오는 학생의 기쁨은 누구와도 비기지 못할 것입니다. 처음부터 사랑하는 것보다는, 미워하다가 사랑하는 경우가 대단한 사랑입니다. 적절하게 반전을 줍시다.

역시 문장의 끝은 자기 자신의 발견이어야 합니다. 이 한 줄로 글 전체가 살아납니다.

 

 

 

 

 

3. 기억에 남는 순간들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됩니다. 좋았던 일이나 슬펐던 일,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일에서부터 아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일까지 있습니다. 이런 기억들 모두가 자신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작게는 꿈속에서 여러분을 괴롭힐 것이고, 크게는 여러분의 인생을 바꾸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억 중 하나를 골라 글로 옮겨 봅시다. 그것이 큰 것이나 대단한 것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일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일에 어떻게 얼마나 의미 부여를 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에 남는 한 순간도 역시 자기소개서의 아주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보기글

중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학교에서 체육대회가 있었고, 학급별 축구경기에서 우리 반은 예선을 통과하여 결승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제가 맡았던 위치는 최종 수비수였습니다. 공격수나 골키퍼처럼 특별한 실력이 필요한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축구를 잘 못하는 제가 그 자리를 맡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열심히 제 자리를 지켰습니다. 그 결과 상대편의 결정적인 공격을 두 번이나 막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승부는 우리 반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우리 반 친구들은 모두 저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저를 헹가래 해 주었습니다. 그 때의 경험으로 깨달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작고 하찮은 일이라도 열심히 하면 보람을 느끼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써봅시다

옛 기억을 더듬는 것이니까 당연히 언제 있었던 일인가를 밝혀야 합니다. 그렇다고 연월일까지 자세한 시간을 밝힐 필요는 없습니다.

그 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건의 개요를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자세하게 밝힐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읽는 이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정도로는 써 주어야 합니다.

그 때 벌어진 일에서 자신의 위치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써 줍니다. 화려하면 화려한 대로 초라하면 초라한 대로, 있는 그대로를 밝혀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씁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또는 역할에서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었는가를 밝히는 것입니다. 물론 자기를 자랑하는 자리이니까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면을 중심으로 쓰는 것이 좋은 것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합니다. ‘화려했기 때문에 화려했느니라는 재미가 없습니다. ‘초라했지만 화려했느니라가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모든 글과 마찬가지로 문장의 끝은 자기 자신의 발견입니다. 깨달음이 중요합니다.

 

 

 

 

 

 

 

4. 내 학창 시절

 

대개 학창시절이라 하면 말 그대로 학교 다니던 시절을 말합니다. 주로 어른들이 쓰는 말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에게 학창시절을 운운하는 것은 맞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기에서 학창시절이라 한 것은 지금의 이전 학교, 곧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를 말하는 겁니다.

, 가만 눈을 감고 예전의 학교를 떠올려 봅시다. 뭐가 생각날라나? 우선은 사람들일 겁니다. 선생님들, 친구들, 교문 앞 문방구 아저씨도 떠오를까요. 그 다음으로는 학교에서 있었던 기쁘고, 슬프고, 즐겁고, 어이없었던 기억들. 이런 것들입니다. 거기 나와 내 주변을 감싸고 있던 여러 풍경들이 자나갈지도 모릅니다. 가득 낙서했던 학교 담벼락이나, 봄날 꽃이 가득 핀 화단, 가을 단풍들던 운동장을 안고 있던 나무까지.

그리고 이 기억들은 소중하게 내 머리 한 귀퉁이에 담겨 있습니다. 조금 더 살아보면 알겠지만, 이런 느낌들은 훗날 시간에 대한 애틋함으로 남게 됩니다. 이런 학창시절의 애틋함을 글로 옮겨봅시다.

 

보기글

초등학교 3학년 때입니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던 나는 아버지의 직장을 따라 인천으로 전학을 오게 되었습니다. 고향을 떠나야 한다는 것도 슬펐지만, 더 아쉬웠던 것은 친구들과 헤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싫다고 아버지에게 떼를 써 보기도 했지만, 저 하나 때문에 이사를 안 할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이사를 하였고, 친구들과 헤어졌습니다. 그러다가 작년에 성묘를 하기 위해 7년 만에 고향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내가 다니던 학교를 가보았지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학교는 폐교되어 있었고, 운동장에는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나처럼 학교를 떠난 친구들이 많았던 것 같았습니다. 학교뿐만이 아니라 고향 마을도 텅 빈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직도 남아 계신 할아버지들은 모두들 도시로 떠났다고 했습니다. 고향 마을과 학교를 보며 이농현상이 교과서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써봅시다

위와 같습니다. 언제 있었던 일인가를 밝혀줍니다.

그 때 일의 개요를 밝혀 줍니다. 단순하게 일의 앞뒤만을 적으면 재미가 적습니다. 그 일이 있었을 때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진지하게 떠올려 적어 봅시다.

다시 옛날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 다시금 서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무작정 돌아가는 것은 억지입니다. 적당한 계기를 마련하여 돌아갑니다.

몸은 여기에 있고 마음은 옛 학교에 가 있습니다. 당연히 지금의 입장에서 옛 학교를 생각해보면, 뭔가 떠오르는 애틋한 감정이 있을 겁니다. 좋으면 좋은 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 대로 적습니다.

이런 글들은 자칫 감상적으로 흐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런 감정이 일어나게 된 원인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판단하는 부분이 필요합니다.

감정을 차분히 정리해 봅시다. 거기서 깨달음을 얻을 수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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