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김세렴의 '농가의 일을 그저 읊다(전가즉사)'

New-Mountain(새뫼) 2022. 4. 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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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卽事(전가즉사) ; 농가의 일을 그저 읊다

 

金世濂(김세렴, 1593~1646)

신영산 옮김

 

 

風雨忽又來 풍우홀우래   홀연히 비바람이 다시금 몰려오니,

前山走白霧 전산주백무   앞산에 흰 안개가 짙게도 깔리누나.

 

腰鎌欲何爲 요겸욕하위   허리에 낫을 차니 무엇을 하렴인가.

麥穗委泥土 맥수위니토   진흙 속에 보리이삭 내버려져 있었구나.

今日旣未穫 금일기미확   오늘까지 보리를 거두지 못한다면,

明日恐難取 명일공난취   내일이면 거두기에 어려움이 있을 터라.

 

荳耕亦已晩 두경역이만   콩밭을 갈기에는 역시 이미 늦었는데,

水田草方茂 수전초방무   논에는 잡초만이 바야흐로 무성하네.

愁來返茅舍 수래반모사   시름에 잠겼다가 초가집에 돌아오니,

細君進麥酒 세군진맥주   아내가 보리로 담근 술을 권하더라.

 

陶然復一醉 도연부일취   거나하게 취하고 다시 마셔 취했으니

頓忘田家苦 돈망전가고   잠시나마 농사짓는 어려움을 잊겠구나.

一啄固有數 일탁고유수   분수에 맞춰가며 살아감은 운수라지만,

飢寒從歲暮 기한종세모   배고프고 추움은 늘그막까지 따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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