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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에 대하여
- 타자가 되어
하루 일과는 창밖을 내다 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누구라도 지나가는 이는 있다.
그렇게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가고 있을 뿐이고
그들을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가고 있고,
가다가 가다가 어느 순간 멈춰질 때이면
문득 나는 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저 옆 건물 몇 층쯤에서인가
나를 내려다보는 그들 무리를 발견한다.
나는 가고 있는데
그들은 시간에 멈춰서 내려다 본다.
그것은 늘 반복해야 하는 일과이다.
누구라도 지나가는 이가 없어도
저 아래 낯익은 시선을 하나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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