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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세평숲의 안
어제는 뭍에 시내에 다녀왔다. 프로야구 개막전이었다.
끝나고 다시 섬으로 오는 길,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길에는 자동차로 가득찼다.
차는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신호가 쉬이 바뀌지 않는 것을 짜증내고,
비오는데도 토요일 오후에 밀려나오는 자동차들을 원망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전만해도 익숙한 풍경이 아니었던지....
이른 일요일 아침 집밖을 나섰다.
가족들은 여전히 자고 있다.
아침잠이 줄어든 오십줄의 주책이다.
여기저기 새로 나오는 싹들에 서툰 카메라를 들이댔다.
기특하기도 하고, 눈물겹기도 하다.
비유를 들랴?
굳이 비유를 찾는다면
- 저것들은 걸음마를 처음 시작하려 벽을 집고 일어서던 딸애같다.
- 저것들은 처음 말을 하려 입을 옴작거리던 아들녀석 같다.
식물도감이 없으므로 저것들의 이름은 모른다.
알 필요가 있을까?
단단한 흙 속에서 저렇게 고개를 내밀었음이야
아름다움보다는 살아있었음이 더 가치로운 것이다.
아니 살아있었기에 아름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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