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송순의 한시, '전가원(어느 농가의 원망)'

New-Mountain(새뫼) 2022. 3. 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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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怨(전가원)

                宋純(송순, 1493~1582)

            신영산 옮김

 

舊穀已云盡 구곡이운진

新苗未可期 신묘미가기

摘日西原草 적일서원초

不足充其飢 부족충기기

兒啼猶可忍 아제유가인

親老復何爲 친노부하위

出入柴門下 출입시문하

茫茫無所之 망망무소지

官吏獨何人 관리독하인

責公兼徵私 책공겸징사

窺缸缸已空 규항항이공

視機機亦隳 시기기역휴

吏亦無奈何 리역무내하

呼怒繫諸兒 호노계제아

持以告官長 지이고관장

官長亦不悲 관장역불비

桎梏加其頸 질곡가기경

鞭扑苦其肢 편복고기지

日暮相扶持 일모상부지

齊哭繞故籬 제곡요고리

呼天皆乞死 호천개걸사

聽者其又誰 청자기우수

哀哀不見救 애애불견구

丘壑空積屍 구학공적시

 

 

어느 농가의 원망

 

작년에 거둔 곡식 이미 다 떨어졌는데,

새로 핀 이삭이야 기약하기 어렵다네.

날마다 서쪽의 언덕에서 풀 뜯으나

주린 배를 채우기엔 부족할 따름이라.

아이들 울음이야 오히려 참겠지만

늙으신 부모님은 다시 어찌할 것인가.

사립문 안팎으로 들고 나고 해 보아도

어디로 가야할지 망막할 뿐이라오.

아전 놈들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세금 내라 닦달하며, 제 몫까지 뜯어가나.

항아리 뒤져보나 항아리는 이미 비고

베틀을 바라봐도 베도 다 끊어졌네,

아전놈들 어찌할 도리없다 하면서

소리치고 성내면서 아이들을 묶는구나.

데려다가 고을의 수령에게 아뢰는데

수령놈들 불쌍히 여기지도 않는구나.

손발에 차꼬 채우고 목에는 칼을 씌워

볼기에 곤장치고 다리에 주리 트네.

해 저문 저녁에 서로서로 부둥키고

일제히 통곡하니 감옥을 울리도다.

모두들 죽여 달라 하늘에 빌고 빌어도

들어줄 자 과연 또 그 누구란 말이던가.

슬프고 슬프도다. 구제받지 못한다면

구렁마다 백성들의 시체가 쌓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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