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유배지에서 쓰는 편지 - 세한도를 보며

New-Mountain(새뫼) 2018. 5. 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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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지에서 쓰는 편지

- 세한도를 보며

 

얼마나 더 서늘해져야

나를 나로 온전하게 할 수 있으리오.

바람 나뭇가지 파고드는 소리 듣지 않고

눈발 들창 때리는 울림 그대로 흘리면서

바람과 눈발에 나를 섞어 가되

바람도 눈발도 아닌 나로 남아

나를 온전하게 할 수 있으리오.

파도 포말 위로 흰 눈이 희게 쌓이더라도

바다 위에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각혈처럼 붉은 선혈 물든 탱자 가시를

주름진 손마디로 어루만지며 나를 용서하며

그윽이 나를 서늘히 할 수 있으리오.

여기가 탐라 대정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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