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꽃이 필 때까지, 꽃이 질 때까지

New-Mountain(새뫼) 2015. 4. 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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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필 때까지, 꽃이 질 때까지


묵어 사위어 부서지던 

삶의 냄새가 없던 나뭇등걸에 꽃눈이 올랐다.

겨우 하룻밤, 저녁 바다안개는 

새벽의 차가움이 되어 꽃눈을 얼렸다.


아직도 험한 겨울바람은 

여전히 고목을 휩싸 돌고 꽃눈을 흔들었다.

가끔 지켜보려 맴돌 뿐인 

내 발자국의 울림에도 꽃눈이 위태로웠다.


그 전날보다도 조금 따뜻한 볕이라 느꼈을 때도 

꽃눈은 꽃눈이었다.

나뭇가지에, 그 시간 위에, 내 시야에 

꽃눈은 아직 꽃잎이 아니었다.    


잎이 채 돋기도 전에

꽃은 피었다가

잎이 채 돋기도 전에

꽃잎은 슬그머니 떨어졌다.


봄이 오기도 전에

꽃은 피었다가

봄이 가기도 전에

꽃잎은 슬그머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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