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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주의보
- 바다에서
짙은 모래에 바다가 잠겼다
지금까지 보았던 모든 것들
바다와 하늘과 사람들과 봄과 눈앞의
모든 것들이 같은 색이 되었다가
사라져 버렸다
문득 몰려드는 막막함에
여기는 어디일까를 스스로 묻는다
좀더 걸어가면 바닷속에 모래와 함께
묻혀 버리지 않을까
아니면 모랫속에 바다와 함께
잠겨버린 나를 발견하지 않을까
애초 바다를 보러 가는 길이었을 거다
그런데 문득 몰려드는 두려움은
어디로 가려 했음일까를 스스로 묻는다
저기 저만치에 바다가 있을 거고
그 건너 몇 점 섬들 떠 있을 거다
숫하게 보고 또 보아
이미 깊숙이 각인되어 있지만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그 만큼 나도 보이지 않을 것인가기어이 확인하고 싶어진다
모래 불어오는 쪽으로 눈을 비벼본다
문득 몰려드는 격한 인후통
쿨럭쿨럭 밭은 기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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