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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원대 - 지용시의 제재 연구

New-Mountain(새뫼) 2014. 4. 2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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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논문-지용시의 제재연구.pdf


지용시의 제재 연구

- 제재에 나타난

현실인식을 중심으로 -


이상에서 제4장까지 지용시의 제재와 제재에 나타난 지용의 현실인식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제5장인 여기에서는 앞서 논의하였던 내용을 요약 정리하고, 이 글에서 미처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언급하고 지용시의 제재 연구를 마치게 될 것이다.

먼저 각 장별로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장은 서론으로 주로 지용의 생애와 연구사의 대강을 밝히고 이 글이 나아갈 방향 및 목적을 제시하였다. 지용의 생애는 생략하고, 그동안 지용시에 대한 연구사를 살펴보면, 지용 납북 전에 임화, 이승각, 조연현 등이 부정적인 입장에 서 있고, 김기림, 양주동, 김동성은 긍정적인 입장에 서 있다. 납북 후의 연구는 송욱, 유종호, 조지훈 등에 의해 다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특히 송욱은 지용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최근에 와서는 많은 논자들에 의해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는데 이들은 흑백논리를 대신하여, 시시비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2장에서는 지용시의 제재 연구를 위한 선행과정으로 이 연구의 방법론적 측면을 제시하였다. 그리하여 제재를 통해 지용의 현실인식을 살펴보기 위해 이전의 논자들이 제재 분류를 참고하였는데 대체로 산바다신앙(또는 산신앙)의 분류가 많았다. 그런데 이들 분류는 연도별 작품 발표 순서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고, 해방 전후기의 작품들의 위치가 불분명하여 여기에서는 연도적 순서를 들어 지용시의 제재를 향수, 바다, 신앙, , 돌아온 현실인식의 다섯으로 분류하였다.

3장은 위에서 분류한 다섯 제재를 실제 작품 분석을 통해 살펴본 것이다. 먼저 지용의 시적 출발은 실향에 의한 향수로부터 비롯되는데 이는 당시 시인들의 공통된 정서였다. 그러나 향수가 단순히 추억의 편린으로 현실적이지 못하고 고향도 삶의 모습이 미화된 곳이어서 지용은 제재를 바다로 옮기게 된다. 지용은 바다의 무한한 포용력에 감동하고 여기서 현실의 비애를 극복하려 하지마, 바다를 단순히 즉물로 그리려고 했기에 그의 감각성을 자극하는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용은 새로이 신앙을 찾아 절대자에게 구원을 요청하고 있지만 인간적인 의지가 무시된 채 무조건 절대자에게 맹종하려는 운명론적 자세 때문에 그의 종교시들은 종교적인 분위기만 제공하고 있다. 다시 산으로 제재를 옮긴 지용은 동양적인 관조의 세계에 빠져들지만 여기에서 그가 최소한도로 가지고 있던 현실인식은 아주 사라지게 된다. 지용의 산은 인간이나 현실이 개입할 수 없는 폐쇄된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용은 현실로 돌아오지만 종래 자신이 추구했던 시의 유형과 새로운 시대의 요청이 서로 융합될 수 없어서 결국은 시의 형식도 내용도 파기되는 결과를 빚고 말았다.

4장에서는 지용시의 제재 변화 양상과 그 특징을 살펴보고 지용의 현실인식을 비판하였다. 지용시의 제재 변화의 특징으로는 향수라는 인간적이 정서에서 출발하여 바다, 신앙, 산의 비인간적인 것으로 나아갔다가 다시 인간적인 정서로 환원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미지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바다의 수평 이미지가 신앙의 수직 이미지로 상승하고 산에서 폐쇄된 공간 에서의 무시간적인 수직 이미지로 변하고 있다. 한편 바다, 신앙에서의 서구적인 동적 이미지는 산에 이르러 동양적인 관조의 세계로 이행한다. 이렇듯 변화를 거듭하는 지용시의 제재에서 지용은 식민지 시대의 비애를 민족 전체의 것보다는 자기 개인에게 국한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함으로써 이성적인 사고보다는 순간의 감수성에만 치중하게 되고, 결국은 그의 시가 현실과 유리된 감각적인 면으로 편향되게 발달하는 과정을 살펴보았다. 후에 지용은 오류를 수정하여 시대적인 요청에 충실하려 했으나 그의 시들은 이미 전형화된 까닭에 후기에 이르러 시의 형식도 내용도 잃게 되었다.

위의 내용이 이 글의 주된 내용을 요약, 정리한 것인데, 이 글을 마치면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덧붙임으로써 이 연구의 끝을 짓기로 한다.

지용과 모더니즘의 관계는 지용의 시를 연구할 때 중요한 연구 과제이다. 지용 자신은 스스로 모더니스트라고 자처한 적은 없었지만 김기림 등 많은 이들에 의해 지용은 30년대 한국 모더니즘을 확고한 위치에 끌어올린 대표적인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기에 현실인식을 논의할 때 지용이 모더니스트로서의 현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인식의 범위를 먼저 규명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정으로 그렇게 하지 못한 채 시만으로 그의 현실인식을 논하려고 했던 오류가 여기에 있었다. 또한 지용과 같은 시대에 함께 활동했던 시문학파나 구인회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보이는 현실인식을 아울러 살펴보아, 이 연구의 결과가 그 시대의 보편적인 현상이었는지 아니면 지용 개인의 특수한 것이었는지를 밝혀내고, 만일 모든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보편적인 것이었다면 그 안에서 지용만이 가지는 특수성은 무엇인가를 규명해야 했으나 이것 역시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다.

한편 앞에서 분류한 다섯 부류의 제재 외에 지용의 다른 시들도 현실인식이라는 다른 측면에서 논의했다면 또 다른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었겠으나 여기에서는 편의상 논의에서 제외시켜버린 아쉬움이 있었다.

요컨대 한 개인의 인식 세계를 부족한 자료와 일방적인 소견으로 평가하여 그 개인의 정체인 양 호도해버린 오류를 스스로 통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이 글에서는 비록 지용시들에서 보이는 현실인식에 대해 비판을 가하고는 있지만, 이와는 다른 시각, 곧 언어미와 감각미 등으로 지용시를 조명한다면 분명 지용은 우리 문학사에 있어서 흔들리지 않는 위치를 차지한 시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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