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이수광의 '농부의 노래(전부사)'

New-Mountain(새뫼) 2022. 4. 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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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父詞(전부사) ; 농부의 노래

李睟光(이수광, 1563~1628)

신영산 옮김

 

村翁雨中出 촌옹우중출   마을의 늙은이 빗속에 나오는데

荷蓑而戴笠 하사이대립   도롱이 걸치고서 삿갓을 썼구나.

行野兩相逢 행야양상봉   들길을 걸어가다 나와 서로 마주치더니

倚杖溪頭立 의장계두립   지팡이를 짚고 서서 시냇가에 머물더라.

攢眉問何事 찬미문하사   이맛살을 찌푸리기에 무슨 일인가 물었더니,

 

共道今歲惡 공도금세악   답하기를, “올해 농사 모두 다 망쳤나이다.

春旱夏仍澇 춘한하잉로     봄에는 가물더니 여름에는 장마 들어

寸粒秋無穫 촌립추무확     가을에 곡식 한 톨 거두지 못했지요.

饘粥旣難給 전죽기난급     죽 먹기도 이제는 이어가기 어려운데,

租稅日已促 조세일이촉     세금을 날마다 독촉 받고 있나이다.

昨夜東隣子 작야동린자     어젯밤엔 동쪽의 이웃에서 살던 사람

官庭死鞭扑 관정사편복     관가의 뜰에서 매를 맞고 죽었지요.

性命不足惜 성명부족석     모진 목숨 죽는다고 아깝지 않으리니

早願塡溝壑 조원전구학     일찍 죽어 구렁 안에 뒹굴기 바라네요.

但識田家苦 단식전가고     오로지 농사짓는 괴로움만 알 뿐이고,

不識田家樂 불식전가락     농사짓는 즐거움은 전혀 알지 못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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