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소세양의 한시, '농가의 괴로움(전가고)'

New-Mountain(새뫼) 2022. 4. 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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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苦(전가고) ; 농가의 괴로움

 

蘇世讓(소세양, 1486~1562)

신영산 옮김

 

 

田家苦         전가고         농가의 괴로움이여,

日夜長傴僂 일야장구루   한낮이 밤 되도록 등을 펴지 못한다네.

揮鋤汗如流 휘서한여류   괭이를 휘두르니 진땀이 흐르는데,

赤日正當午 적일정당오   아직도 붉은 해는 중천에 떠 있구나.

農歌一聲長 농가일성장   농부가 한 곡조를 길게 길게 불러보니

口裏生炎土 구리생염토   입안은 타들어 말라 버린 흙이 되네.

 

婦姑共辛勤 부고공신근   며느리와 시어미가 힘들여 일을 하니,

有兒那暇乳 유아나가유   아이가 있다 한들 젖 줄 틈이 있었겠나.

蒸藜且煮葵 증려차자규   나물이나 겨우 삶고 아욱국을 끓여 내어

壟上炊瓦釜 농상취와부   밭둑에서 질그릇 걸어 두고 끼니 한다.

勤農天不惜 근농천불석   부지런히 농사해도 하늘은 아끼지 않아

夏旱秋多雨 하한추다우   여름에 가뭄 들더니 가을에는 비 많도다.

 

刈穫未云竟 예확미운경   벼베기를 미처 마치지 못했는데,

催租吏來怒 최조리래노   세금을 독촉하는 아전이 와 화를 내네.

家徒四壁立 가도사벽립   가진 게 없어 집안에는 네 벽만 남았으니

父子爲人雇 부자위인고   아버지와 아들은 머슴살이 나서는구나.

相携哭別去 상휴곡별거   서로 부여잡고 울면서 헤어지니,

誰識田家苦 수지전가고   어느 누가 농가의 이 괴로움 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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