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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苦(전가고) ; 농가의 괴로움
蘇世讓(소세양, 1486~1562)
신영산 옮김
田家苦 전가고 농가의 괴로움이여,
日夜長傴僂 일야장구루 한낮이 밤 되도록 등을 펴지 못한다네.
揮鋤汗如流 휘서한여류 괭이를 휘두르니 진땀이 흐르는데,
赤日正當午 적일정당오 아직도 붉은 해는 중천에 떠 있구나.
農歌一聲長 농가일성장 농부가 한 곡조를 길게 길게 불러보니
口裏生炎土 구리생염토 입안은 타들어 말라 버린 흙이 되네.
婦姑共辛勤 부고공신근 며느리와 시어미가 힘들여 일을 하니,
有兒那暇乳 유아나가유 아이가 있다 한들 젖 줄 틈이 있었겠나.
蒸藜且煮葵 증려차자규 나물이나 겨우 삶고 아욱국을 끓여 내어
壟上炊瓦釜 농상취와부 밭둑에서 질그릇 걸어 두고 끼니 한다.
勤農天不惜 근농천불석 부지런히 농사해도 하늘은 아끼지 않아
夏旱秋多雨 하한추다우 여름에 가뭄 들더니 가을에는 비 많도다.
刈穫未云竟 예확미운경 벼베기를 미처 마치지 못했는데,
催租吏來怒 최조리래노 세금을 독촉하는 아전이 와 화를 내네.
家徒四壁立 가도사벽립 가진 게 없어 집안에는 네 벽만 남았으니
父子爲人雇 부자위인고 아버지와 아들은 머슴살이 나서는구나.
相携哭別去 상휴곡별거 서로 부여잡고 울면서 헤어지니,
誰識田家苦 수지전가고 어느 누가 농가의 이 괴로움 알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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