雇人行(고인행) ; 일꾼으로 살아가기
尹鉉(윤현, 1514~1578)
신영산 옮김
西江雇人健於牛 서강고인건어우 서강 나루 일꾼들은 소보다 건장하여
兩肩?峗如土阜 양견류위여토부 두 어깨 불끈 솟아 흙더미 같았구나.
每從販船巧射利 매종판선교사리 장사배를 매양 좇아 교묘하게 이익 찾아
巨商捐錢聽奔走 거상연전청분주 거상이 돈 준다면 일 맡으려 분주하다네.
淸晨比肩集江門 청신비견집강문 이른 새벽 어깨 나란히 강나루에 모였다가
較量轉輸立良久 교량전수입량구 싣고 내릴 양 헤아리며 오래도록 서 있구나.
卓午南風不欺潮 탁오남풍불기조 한낮에는 남풍 부니 틀림없이 밀물이라.
邂逅舴艦私傳受 해후책함사전수 크고 작은 배를 만나 짐을 싣고 내리더라.
終日負米得脅直 종일부미득협치 종일토록 쌀을 져서 품삯을 벌어오되
筋力攻食恐在後 근력공식공재후 근력으로 밥벌이하기 행여나 뒤질세라.
長身僂行仰脅息 장신루행앙협식 큰 몸 굽혀 일을 하다 고개 들어 헐떡여도
大索擔頭常在手 대색담두상재수 동아줄과 등태는 손에 꼭 쥐는구나.
行年六十不息肩 행년육십불식견 일을 한지 육십 년에 어깨는 쉴 날 없고
背坼皮皺生塵垢 배탁피추생진구 등 터지고 살갗은 갈라져서 때 그득하다.
終身勤苦得自給 종신근고득자급 평생 고되게 일을 해서 제 먹을 것 벌었는데,
但恐任重老無有 단공재중로무유 다만, 늘그막에 일없을까 걱정이라.
鮮羹白飯無饑歲 선갱백반무기세 생선국에 쌀밥으로 흉년 없이 살아가니
男自供薪女篘酒 남자공신여추주 사내는 나무하고 아낙은 술 거른다.
道傍流丐何爲者 도방류갈하위자 길가에 비렁뱅이들 무엇 하는 이들인가.
但能乞飯指其口 단능걸반지기구 제 입을 가리키는 구걸만이 능사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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