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산문)/구운몽 한문본

권지이 - 8. 황상은 소유를 난양공주의 배필로 삼겠다고 알려오다

New-Mountain(새뫼) 2020. 11. 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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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황상은 소유를 난양공주의 배필로 삼겠다고 알려오다

 

 

一日天子燕坐於蓬萊殿, 使小黃門召楊少游, 黃門往翰林院則院吏曰, 翰林才已出去矣,

往問鄭司徒家則曰, 翰林不還矣, 黃門奔馳慌忙 莫知去向矣.

時楊尙書與鄭十三, 大醉於長安酒樓, 使名娼朱娘玉露唱歌, 軒軒笑傲 意氣自若,

黃門飛韁而來 以命牌召之, 鄭十三大驚跳出, 翰林醉目朦朧, 不省黃門之已在樓上矣.

일일천자연좌어봉래전 사소황문소양소유 황문왕한림원즉원리왈 한림재이출거의

왕문정사도가즉왈 한림불환의 황문분치황망 막지거향의

시양상서여정십삼 대취어장안주루 사명창주낭옥로창가 헌헌소오 의기자약

황문비강이래 이명패소지 정십삼대경도출 한림취목몽롱 불성황문지이재루상의

 

하루는 천자가 봉래전(蓬萊殿)에서 편안히 앉아, 황문(黃門)으로 하여금 양소유를 불러오게 하셨다. 황문이 한림원으로 간즉 원리가 이르기를, 한림께서는 방금 나가셨다고 했고, 정사도의 집에 가서 물어본즉, 한림께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황문이 황망하게 여기저기 찾았으나, 한림이 간 방향을 알 수가 없었다.

이때 양상서는 정십삼과 더불어 장안의 주루에서 크게 취하여, 명기 주낭(朱娘)과 옥로(玉露)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게 하고, 오만스레 껄껄 웃으며 의기가 태연하였다. 이때 황문이 급히 달려와 명패(命牌)를 가지고 그를 부르니, 정십삼은 크게 놀라 뛰어나가고, 한림은 취하고 눈이 몽롱하여, 황문이 이미 누각 위에 오른 것도 깨닫지 못하였다.

 

黃門立促之, 翰林使二娼扶而起 着朝袍, 隨中使入朝

天子賜座, 仍論歷代帝王治亂興亡, 尙書出入古今 敷奏明愷,

황문립촉지 한림사이창부이기 착조포 수중사입조

천자사좌 잉론력대제왕치란흥망 상서출입고금 부주명개

 

황문이 서서 그를 재촉하니, 한림은 두 창기의 부축을 받아 일어나 조복을 입었다. 황문을 따라 대궐에 들어가니, 천자께서 자리를 내주시고 뒤이어 역대 제왕의 치란 흥망(治亂興亡)을 의논하시더니, 상서가 고금의 일을 들추어내어 명확하고도 밝게 아뢰었다.

 

天顔動色 又問曰 : “組繪詩句 雖非帝王之要務, 惟我祖宗 亦嘗留心於此,

詩文或傳播於天下 至今稱誦, 卿試爲我 論聖帝明王之文章,

評文人墨客之詩篇, 勿憚勿諱定其優劣.

上而帝王之作 誰爲雄也, 下而臣隣之詩 誰爲最也?”

천안동색 우문왈 조회시구 수비제왕지요무 유아조종 역상유심어차

시문혹전파어천하 지금칭송 경시위아 논성제명왕지문장

평문인묵객지시편 물탄물휘정기우열

상이제왕지작 수위웅야 하이신린지시 수위최야

 

황상의 얼굴이 밝아지면서 다시 묻기를,

“시구를 짜서 읊기에는 비록 제왕의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라 하나, 오직 우리의 조종(祖宗)이 또한 언제나 이 일에 유의하였고, 시문이 간혹 천하에 전파되어 지금까지 칭송되었도다. 경이 나를 위해 시험 삼아 성제명왕(聖帝明王)의 문장을 논하고, 문인 묵객(文人墨客)의 시편(詩篇)을 평하되, 꺼리거나 숨김없이 그 우열을 정하도록 하라. 위로는 제왕의 작품 가운데서 누가 으뜸이며, 아래로는 신하들의 시 가운데 누가 최고가 되느냐?”

 

尙書伏而對曰 : “君臣唱和 自大堯帝舜而始, 不可尙已無容議爲,

漢高祖大風之歌, 魏太祖月明星稀之句, 爲帝王詩詞之宗,

西京之李陵 鄴都之曺子建, 南朝之陶淵明 謝靈運二人, 最其表著者也.

自古文章之盛 毋如國朝者, 國朝人才之蔚興, 無過於開元天寶之間,

帝王文章 玄宗皇帝爲千古之首, 詩人之才才李太白, 無敵於天下矣.”

상서복이대왈 군신창화 자대요제순이시 불가상이무용의위

한고조대풍지가 위태조월명성희지구 위제왕시사지종

서경지이릉 업도지조자건 남조지도연명 사령운이인 최기표저자야

자고문장지성 무여국조자 국조인재지울흥 무과어개원천보지간

제왕문장 현종황제위천고지수 시인지재재이태백 무적어천하의

 

상서가 엎드려 답하기를,

“군신이 글로서 서로 부르고 화답함은 대요(大堯)와 제순(帝舜)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아직 이를 논할 계제는 아니옵니다. 다만 한고조(漢高祖)의 대풍가(大風歌)와 위태조(魏太祖)의 월명성희(月明星稀)는 제왕의 시사(詩詞) 중 으뜸이옵니다. 서경(西京)의 이릉(李陵), 업도(鄴都)의 조자건(曺子建), 그리고 남조(南朝)의 도연명(陶淵明), 사영운(謝靈運)의 두 사람이 가장 현저한 작품을 지은 자들이옵니다.

예로부터 문장의 성함은 당나라 시대 만한 것이 없었는데, 임금님들과 인재가 성하게 부쩍 일어남이 개원(開元), 천보(天寶)사이보다 더 두루 미친 때도 없었사옵니다. 제왕의 문장으로는 현종(玄宗) 황제가 천고의 으뜸이 되시고, 시인의 재주로는 천하에서 이태백(李太白)에 대적할 이가 없었나이다.”

 

上曰 : “卿言實合朕意矣. 朕每見太白學士淸平詞行樂詞,

則恨不與同時也, 朕今得卿何羨太白乎? 朕遵國制使宮女十餘人, 掌翰墨 所謂女中書也.

頗有彫篆之手, 能摸月露之形, 其中無有可觀者矣.

卿效李白倚醉題詩之舊事, 試揮彩毫 一吐珠玉, 毋負宮娥景仰之誠,

朕亦欲觀卿倚馬之作吐鳳之才.”

상왈 경언실합짐의의 짐매견태백학사청평사행락사

즉한불여동시야 짐금득경하선태백호 짐준국제사궁녀십여인 장한묵 소위녀중서야

파유조전지수 능모월로지형 기중무유가관자의

경효이백의취제시지구사 시휘채호 일토주옥 무부궁아경앙지성

짐역욕관경의마지작토봉지재

 

황상께서 일컫기를,

“경의 말이 실로 짐의 생각과 같도다. 짐이 매양 태백(太白) 학사의 청평사(淸平詞)와 행락사(行樂詞)를 보면서, 그와 한때에 있지 못한 것을 한했도다. 이제 짐이 경을 얻었으니, 어찌 이태백을 부러워하겠는가?

짐이 나라의 제도를 좇아 궁녀 십여 인으로써 글과 글씨를 맡아 관리하게 하였으니, 이른바 여중서(女中書)로다. 전자(篆字)를 새길 수 있는 재주도 있고, 달 아래에 생겨난 이슬을 모방할 수 있어서, 그 가운데 볼만한 자가 있도다. 경은 이백이 취중에 시를 짓던 옛일을 본받아서, 시험 삼아 채호(彩毫)를 사용하여 한 번 주옥같은 글을 토해내도록 하라. 궁녀들의 바라는 정성을 저버리지 말 것이며, 짐 또한 경의 의마지작(倚馬之作)과 토봉지재(吐鳳之才)를 보고 싶도다.”

 

卽使宮女以御前琉璃硯甲, 白玉筆床 玉蟾蜍硯滴, 移置於尙書席前,

諸宮人已承乞詩之命矣, 各以華牋羅巾畵扇, 擎進於尙書前, 尙書醉興方高詩思自湧,

遂拈彤管 次第揮洒, 風雲焂起雲煙爭吐, 或製絶句 或作四韻,

或一首而止 或兩首而罷, 日影未移 牋帛已盡.

즉사궁녀이어전류리연갑 백옥필상 옥섬서연적 이치어상서석전

제궁인이승걸시지명의 각이화전라건화선 경진어상서전 상서취흥방고시사자용

수접동관 차제휘세 풍운숙기운연쟁토 혹제절구 혹작사운

혹일수이지 혹양수이파 일영미이 전백이진

 

곧 궁녀들을 시켜 어전에 유리 벼룻집과 백옥 책상, 옥두꺼비 연적을 상서의 자리 앞으로 옮겨 놓게 하셨다. 모든 궁녀가 이미 상서의 글을 받으라는 어명을 들었으므로, 각각 예쁜 종이, 비단 수건과 그림 부채를 상서 앞에 공경하며 올렸다. 상서가 바야흐로 취흥이 돌아 시상이 저절로 용솟음쳐서, 드디어 채색 붓을 들어 차례로 시를 쓰는데, 풍운이 별안간 일고 구름과 안개가 다투어 일어나는 듯하였다.

혹은 절구를 짓기도 하고, 혹은 사운(四韻)도 지으며, 한 수를 쓰다가 그치기도 하고, 두 수를 다 쓰기도 하였는데, 해그림자가 아직 옮기지 아니하였는데, 종이와 비단이 이미 소진되었다.

 

宮女以次跪進於上, 上一一鑑別 箇箇稱揚,

謂宮娥等曰 : “學士亦旣勞矣 特宣御醞.”

諸宮女或擎黃金盤, 或把琉璃鍾 或執鸚鵡杯, 或擎白玉床

滿酌淸醴 備列佳肴, 乍跪乍立 迭勸迭進, 翰林左受右接 至十餘觥.

궁녀이차궤진어상 상일일감별 개개칭양

위궁아등왈 학사역기로의 특선어온

제궁녀혹경황금반 혹파류리종 혹집앵무배 혹경백옥상

만작청례 비열가효 사궤사립 질권질진 한림좌수우접 지십여굉

 

궁녀들이 차례로 무릎을 꿇어 황상께 바친즉, 황상께서 하나하나 감별하시고 개개의 것들에 칭찬하시며 궁녀들에게 이르시기를,

“학사가 또한 이미 수고하였으니, 궁중에서 빚은 술로 특별히 대접할 것이로다.”

모든 궁녀가 혹은 황금 쟁반에 받들어 올리기도 하고, 혹은 유리로 만든 술병으로 올리기도 하며, 혹은 앵무 술잔을 잡고 혹은 백옥상을 내오는데, 그 위에는 좋은 술이 가득하고, 맛 좋은 안주가 차려져 있었다. 잠깐 꿇어앉았다가 잠깐 서면서, 다투어 바치고 다투어 권하므로, 한림은 좌우 두 손으로 받은 것이 십여 잔에 이르렀다.

 

韶顔已酡 玉山欲頹, 上命止之 又敎曰 : “學士詩句可直千金, 眞所謂無價寶也.

詩曰 投之木果 報以瓊琚, 爾輩以何物 爲潤筆之資乎?”

소안이타 옥산욕퇴 상명지지 우교왈 학사시구가직천금 진소위무가보야

시왈 투지목과 보이경거 이배이하물 위윤필지자호

 

상서의 예쁘고 잘생긴 얼굴이 벌써 붉어지고 아름다운 자태가 무너지고자 하거늘, 황상께서 그만두도록 명하시고 또 하교하시기를,

“학사의 시 한 구절은 천금과 맞먹을 만하니, 이는 진실로 이른바 가치를 헤아릴 수 없는 보석이로다. 모시(毛詩)에 이르기를, 모과를 던지니 옥돌로 갚는다고 하였으니, 너희는 무슨 물건으로 글에 대해 사례를 하려느냐?”

 

群娥 或抽金釵 或解玉珮, 或卸指環 或脫金釧,

上召謂黃門曰 : “爾收取尙書所用筆硯及硯滴, 宮娥潤筆之物, 隨尙書而去 傳給於其家.”

尙書叩頓謝恩 欲起還仆, 上命黃門扶掖而出, 至宮門 騶從齊擁上馬.

군아 혹추금채 혹해옥패 혹사지환 혹탈금천 쟁투란척 경각성퇴

상소위황문왈 이수취상서소용필연급연적 궁아윤필지물 수상서이거 전급어기가

상서고돈사은 욕기환부 상명황문부액이출 지궁문 추종제옹상마

 

궁녀 중에는 혹은 금비녀를 빼거나, 혹은 옥패도 떼어 내고 또는 가락지를 빼고 금팔찌를 빼기도 하여, 다투듯이 어지러이 던지니, 눈 깜짝할 사이에 더미를 이루었다.

황상께서 황문을 불러 이르기를,

“너는 상서가 쓰던 붓과 벼루 연적, 그리고 궁녀들이 내놓은 물건들을 거두어, 상서를 따라가서 그 집에 전하여 주도록 하라.”

상서가 머리를 조아려 사은하고 일어나다가 다시 자리에 쓰러지는지라. 황상께서 황문에게 부축하여 데리고 나가도록 명하니, 궁문에 이르러 따르던 종들이 일제히 부축하여 말에 태웠다.

 

歸到花園 春雲扶上高軒, 解其朝服而問曰 : “相公過醉 誰家酒乎?”

翰林醉甚 不能答已而, 蒼頭奉賞賜筆硯 及釵釧首飾等物, 積置於軒上,

尙書戱謂春雲曰 : “此物皆天子賞賜春娘者也, 我之所得 與東方朔誰優?”

귀도화원 춘운부상고헌 해기조복이문왈 상공과취 수가주호

한림취심 불능답이이 창두봉상사필연 급채천수식등물 적치어헌상

상서희위춘운왈 차물개천자상사춘랑자야 아지소득 여동방삭수우

 

양상서가 돌아와 화원에 이르니, 춘운이 붙들어 높은 난간으로 올리고, 그의 조복을 벗기며 묻기를,

“상공께서 지나치리만큼 취하셨는데, 뉘 집에서 술을 드셨습나이까?”

한림이 몹시 취하여 대답할 수가 없을 뿐인데, 창두(蒼頭)가 황상께서 상으로 주신 붓과 벼루, 비녀, 팔찌와 머리 장식품 등의 물건을 받들어, 헌함(軒檻) 위에 쌓아 놓았다. 상서가 희롱 삼아 춘운에게 이르기를,

“이 물건 모두 황상께서 춘랑에게 상으로 내리신 것이라. 나의 소득이 동방삭(東方朔)과 견주어 누가 더 나은가?”

 

春雲更欲問之, 翰林已昏倒 鼻息如雷.

翌日高舂 尙書始起盥洗矣, 閽者走告曰 : “越王殿下來矣.”

尙書驚曰 : “越王之來 必有以也.”

顚踣出迎王 上座施禮, 年可二十餘歲, 眉宇炯然 眞天人也.

춘운갱욕문지 한림이혼도 비식여뢰

익일고용 상서시기관세의 혼자주고왈 월왕전하래의

상서경왈 월왕지래 필유이야

전부출영왕 상좌시례 년가이십여세 미우형연 진천인야

 

춘운이 다시 묻고자 하나, 한림은 이미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코 고는 소리가 마치 천둥과도 같았다. 이튿날에 무척 늦게서야 상서가 비로소 일어나 손과 낯을 씻는데, 문 지키는 자가 달려와서 아뢰기를,

“월왕(越王) 전하께서 오셨사옵니다.”

상서가 깜짝 놀라 말하기를,

“월왕이 몸소 왕림하시니 필연 일이 있도다.”

엎어지고 넘어질 듯 급히 나아가 왕을 맞이하여, 상좌에 앉히고 예를 베푸니, 나이는 대략 이십여 세인데, 얼굴이 환하게 빛나니 정말 천인(天人)과 같았다.

 

尙書跪問曰 : “大王枉屈於陋地 抑有何敎?”

王曰 : “寡人竊慕盛德雅矣, 玆奉上命來 宣聖旨矣.

蘭陽公主正當芳年, 朝家方揀駙馬矣,

皇上愛尙書才德, 已定釐降之儀, 先使寡人諭之, 詔命將繼下矣.”

상서궤문왈 대왕왕굴어루지 억유하교

왕왈 과인절모성덕아의 자봉상명래 선성지의

난양공주정당방년 조가방간부마의

황상애상서재덕 이정리강지의 선사과인유지 조명장계하의

 

상서가 꿇어앉아 아뢰기를,

“대왕께서 누추한 곳에까지 왕림하시니, 무슨 가르치심이 있나이까?”

왕이 답하기를,

“과인(寡人)은 은근히 경의 큰 덕을 사모하여 왔는데, 이제 황상의 명을 받들고 와서 황상의 뜻을 전하오이다. 난양공주가 정말로 꽃다운 나이가 되어, 조정에서 바야흐로 부마(駙馬)를 간택하려고 하오. 황상께서는 상서의 재주와 덕을 매우 사랑하시어, 공주 혼사의 의논을 정하시고, 과인으로 하여금 먼저 이 일을 알리라 하신 것이니, 장차 오래지 않아 황상의 명을 받게 되리이다.”

 

尙書大駭曰 : “皇恩至此 臣首至地,

過福之災 有不暇論, 而臣與鄭司徒女子, 約婚納聘已經歲矣. 伏望大王以此意 奏達於皇上.

王曰 : “吾當歸奏於天階而惜乎! 皇上愛才之意已歸虛矣.”

尙書曰 : “此關係人倫之大事 不可忽也. 臣當請罪於闕下矣.”

 

상서대해왈 황은지차 신수지지

과복지재 유불가론 이신여정사도녀자 약혼납빙이경세의 복망대왕이차의 주달어황상

왕왈 오당귀주어천계이석호 황상애재지의이귀허의

상서왈 차관계인륜지대사 불가홀야 신당청죄어궐하의

 

상서가 깜짝 놀라며 아뢰기를,

“황상의 은혜가 이 정도까지 이르니 신은 머리를 들 수 없나이다. 복이 지나치면 재앙이 생긴다 함은 말할 나위 없는 것이옵니다. 신은 이미 정사도의 딸과 약혼하여 예물까지 받은 지 여러 해가 지났사오니, 대왕께서는 이 뜻을 황상께 아뢰어 주시기를 엎드려 바라나이다.”

왕이 답하기를,

“내가 돌아가서 마땅히 황상께 아뢰리다. 아깝도다. 황상께서 인재를 사랑하시는 뜻이 이미 허사로 돌아갔도다.”

상서가 여쭙기를,

“이 관계는 인륜대사이오니 소홀히 할 수 없사옵니다. 신이 마땅히 궐 아래에서 죄를 청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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