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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온다고 했다.
하늘에서 또 땅에서도
오로지 비만 온다고
그리고 쏟아지는 빗속에
가끔 얼굴이 지나쳐버린
수백, 수천의 존재들은
너무도 쉽게 잊혀져 버리고
비에 대해서
그 전과
그 후와
또는 벌어질지 아닐지도 모를
그 다음 다음에 대해서
사람들은 TV만 본다
쾡한 시선으로
나 역시 저 화면 속의 주인공이 아님을
즐기면서
쾡한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비만 온다고 했다
그러나 비를 맞고 있는 건
TV뿐이고,
쓸려가는 물건과 동물과
인간들 중에
가장 안타까운 것은
TV이다.
더 이상 볼 수 없음이 안타까워
처절하게 제삼의 존재가
되어
비만 온다고 했다.
그리고 여기서 저리로
그 놀라운 소식을 옮겨주는
TV속에
깊이 휩쓸려 버렸다.
돌아오지 못할 곳에
살종되었음. 찾을 수 없음.
마지막 가능성은 TV 속일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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