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14년 이후

비오는데 새벽에

New-Mountain(새뫼) 2015. 6. 26.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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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잠을 깨다.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때에 

가만 누워 

빗소리를 하나하나 헤아리며 듣다가 

일어나 새벽으로 세상과 마주하다.


꽤나 흔들리고 있는 나뭇가지라든가

거기에서 부딪혀 오는 방울이라든가

이렇게 창문에 새겨지는 미세한 느낌들이 

감각을 더듬는다. 서늘하다.

지금 혼자라는 의미인가.


창밖을, 다시 창안을 둘러보아도 

아직 시간은 깨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선언할 수 있다.

온전히 이 풍경은 내것이라고. 

숨죽인 시간에 흩뿌려진 차분한 공기는 


내 것이라고. 그러니 세상을 활짝 열어 

흐음 하아 - 

빗줄기 빗소리를 흡입하려는데 

여전히 가족들은 곤하게 잠들어 있다.

그러면 핀잔받겠다.


아침인데 비오는데

나이 들어 아침 잠도 없어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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