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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옴에 대하여
- 동창회, 겨울바닷가에서
모랫바람에 마모된 햇빛은
이제 겨우 우리들 눈높이에서나
여기쯤이다 하고
제 존재를 확인시켜 줄 뿐이다
- 오기로 한 이들은
모두 모이지 않았다.
한 때는 뜨겁거나 혹은
아주 높이 저를 자랑했을 터인데
지금은 시간의 흔적으로 남아
긴 여정끝 파편처럼 남아 있다
- 몇몇이 더 왔지만
모두 모이지 않았다.
-그래도
과거를 향한
유쾌한 수다
현재형으로 치환되는
즐거운 과장
추억의 체취를 끌고가기에
수평선은 멀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지금 저 자리에
햇빛은 또 다른 자취를 부려둔다
-다 모이지 않아
모두 모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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