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또는 함께/보고읽은 뒤에

두개의 별, 두개의 지도 - 연암과 다산

New-Mountain(새뫼) 2014. 9. 2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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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드라망, 2013, 고미숙 저


연암은 지혜와 유머가 흘러넘치고 다산의 글은 박학과 격정이 솟구친다. 

연암이 좁쌀 한 알에서 우주적 징후를 간파하고자 한다면, 

다산은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다 담아내겠다는 결기로 충만하다. 

연암의 생애는 뱀처럼 매끄럽다. 변곡점이 있긴 하지만 급격하게 꺾이는 대목은 드물다. 스스로 물처럼 흘러갔기 때문이다. 

반면 다산의 행로와 동선은 급격하다. 가장 큰 변곡점은 정조의 죽음이다. 이전에는 오직 왕을 향해 달려갔다면, 왕이 죽자 그의 인생은 졸지에 곤두박질친다.(32)


연암의 우도가 타자들의 네트워크라면, 다산의 친교는 동일성의 집합이다. 

저나자 시끌벅적다면 후자는 세련되고 고상하다. (60)

 

'열하일기'를 통해 글쓰기에 필요한 상상력과 저력을 배울 수 있다면, 

'목민심서'에선 책읽기에 필요한 근기와 집중력을 익힐 수 있다.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쓸 수 있다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건 불가능하다. (268)


다산은 방대하지만 고독하고, 연암은 간결하지만 시끌벅적하다.

다산의 글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그 방대함 때문에 압도당하고, 

연암의 글은 까다롭고 심오하지만 왠지 친근해 보인다. (409)



학교에서 걸어서 5분거리의 영종도서관에서 강연을 한다기에 나섰다. 

대부분은 근처에 사는 지긋한 여인들이다.

섬인지라 문화적인 혜택이 반가운 이들이다. 

그들 틈에서 들었다.


강의주제는 '돈, 몸, 사랑'

순간순간의 강의는 재미있게 들었지만

다 모아두고는 그리 절시하게 와 닿지는 않았다. 

돈은 없고, 몸은 부실하고, 하고 있는 사랑은 극히 제한적이다. 

그래서일까


끝나고 추첨이 있었고, 추첨에 당첨되어 위 책을 받았다.

읽고 재미있었다. 그런데 무엇이 재미있었는지는....

확실히 비교하는 것은 재미있다.

내가 비교 당하지 않는 다는 것이 전제되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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