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총람(운문)/왕조한양가

한양오백년가(사공수) - 1.서사, 2.태조, 3.정종

New-Mountain(새뫼) 2020. 9. 1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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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사(序)

 

슬프다 친구님네, 이 가사 들어 보소.

어떤 사직 어떠한고, 한양가를 지었어라.

이 가사를 보시오면, 한양 역사 자세히 알아

오백 년 지난 사적, 흥망성쇠 여기 있고.

이십팔 왕 치국하신 선불선이 여기 있소.

 

 

2. 태조(太祖)

 

장할시고 우리 태조, 놀랍도다 우리 대왕

장략도 장할씨고, 문필도 유려하다.

아들이 팔형제니, 복력이 더욱 좋다.

이십에 등과하사, 삼십이 못 되어서

첫 벼슬 무엇인고, 총무대장 하시었다.

이때가 어느 때인고. 공양왕의 말년이라.

정포은은 정승이요, 권양촌은 판서로다.

황방촌은 보국이요, 길야은은 주서로다.

조정은 숙숙하나 임금이 혼미하니,

그 나라를 보전하며, 그 사직을 지킬쏜가.

태조 대왕 거동 보소, 송악산에 높이 올라

신혈사에 드려가서 글을 짓고 돌아올 제

천기를 바라 보고 국운을 요량하니

왕건 태조 전한 사적, 사백칠십 오년이라.

퉁두란은 상장군이요, 정삼봉은 모사되어

일조에 반정하여 수창궁에 등극하니,

그때가 어느 때냐, 임신(1392) 칠월 십육이라.

등극하신 칠일만에 태평과를 보이신들,

포은을 두려워 하여 어느 누가 과거 보리.

칠십이현 충신들은 두문동에 들어가고,

야은선생 어디 갔나, 금오산성 찾아간다.

포은선생 하나 있어, 복위를 어이 할까.

태조대왕 거동 보소, 선죽교 다리 위에,

포은선생 불러 내어 국사를 다툴 적에,

들으면 벼슬 주고, 안 들으면 죽이기로

조영규 철퇴 들려 좌편에 세워 두고,

동정을 보는 모양

주해역사 철퇴 들고 진비를 엿보는 듯,

박랑사중 창해역사 진시황을 맞힐 듯이

이렇듯이 위급할 제,

장할시고 포은선생 태산같이 굳게 앉아,

일월같이 빛난 충절, 송죽같이 굳은 절개,

죽는 것을 모르거든 철퇴 보고 두려 할까.

태조대왕 거동 보소, 포은 보고 하는 말이

성황당 저 대궐이 퇴락한 지 오래오니,

중수함이 어떠하오.

포은선생 대답하되,

백번 죽고 또 죽어서 백골이 사라져서

진토가 될지라도 절개는 못 변할세.

조영규 거동 보소. 사십 근 쇠방망이

소매 속에 얼른 내어 눈 위에 번쩍 들어

포은 머리 한 번 치니, 두골이 파쇄하고,

유혈이 낭자하여 선죽교 다리 위엔,

혈흔이 점점하여 풍마우세 오백 년에,

지금까지 흔적 있어 충절을 전해오니

장할시고, 선생 충절 천지도 동조하고

일월로 쟁광하네.

태조대왕 거동 보소.

정삼봉 분부하고, 무학을 불러다가

왕도를 정할 적에, 임진강을 얼른 지나

삼각산 일지맥에 대궐터를 잡아놓고,

대궐 좌향 어찌할꼬.

무학이는 해좌사향 정삼봉은 자좌오향,

둘이 서로 다툴 적에

정삼봉 하는 말이

네 모른다 이 중 녀석, 해좌사향 놓지 마라.

유도는 간데없고, 불도만 흥성한다.

무학이 하는 말이,

여보시오 서방님아, 아는 체 너무 마오.

자좌오향 놓아 보오. 다섯 번 온 난리와

열두 번 놀랄 일을 무엇으로 막아내리.

잡말 말고 이리 놓세.

정삼봉 하는 말이

미련하다 이 무학아, 막는 법이 여기 있소.

진방이 허하기로 그 두 가지 있을 줄은

모르지 않아 나도 안다.

동대문 현판 쓸 때 갈 지자로 놓았으면

아무 걱정 없을 거니, 자좌오향 놓아 보자.

무학이 분을 내어 동대문 밖 썩 나서서

왕십리를 찾아가서 대궐터를 돌아보고,

한 치 깊이 파고 보니, 석함이 들었거늘,

깨뜨리고 자세 보니 석함에 하였으되,

요망한 중 무학이가 그릇 찾아 예 왔도다.

무학이 자탄하고 그 길로 달아나서,

강원도라 금강산에 토굴을 묻어 놓고,

불도를 숭상하고 세월을 보내더라.

정삼봉의 거동 보소, 대궐을 지을 적에

남산 잠두 주작 되고, 무학재가 현무로다.

광나루가 수구 되고, 임진강이 인후로다.

남한산성 청룡 되고, 용산 삼개 백호로다.

이렇듯이 향배 놓고, 동서남북 사대문을

인의예지 네 글자로 서로 응해 지어 놓으니,

동대문은 흥인이요, 서대문은 돈의로다.

남대문은 숭례문, 북대문은 광지문

좌우 궁장 널리 쌓고 삼천 궁궐 지어 놓으니

동관 대궐 제일 좋다.

영독궁 만수궁은 웅장하고 화려하다.

은정전 선정전은 웅장하고 사치하다.

완월궁 육상궁은

장원하고 유벽하다.

근정전 신정전은 청아하고 선명하다.

홍덕궁 덕수궁은 황홀하고 정쇄하다.

흥인각 청련각은 능란하고 명랑하다.

수정궁 죽동궁은 청아하고 선명하다.

계월궁 경화궁은 놀랍고 장하도다.

집춘문 월근문은 지형이 험구하다.

춘당대 경무대는 높고도 넓었으니,

과거 보기 더욱 좋다.

남별궁은 좋거니와, 음침하여 귀궐 같다.

이렇듯이 좋은 궁궐, 태조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고, 안변한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뉘시던고, 안변 사람 한경이라.

둘째 왕비 뉘시던고, 곡산강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뉘시던가, 곡산 사람 윤성이라.

임금이 어지시와 국정을 선치하니,

왕비도 어지시고, 부원군도 착하도다.

치국하신 칠 년만에 창업공덕 장할시고,

요지일월 밝아 오니 순지건곤 이 아닌가.

도탄 중에 들던 백성 거리거리 춤을 춘다.

시화연풍 태평이요, 국태민안 치사로다.

공양왕의 모진 정사, 어이 그리 모질던가.

걸주만 못할쏜가.

요순 같은 우리 대왕 노곤하니 어이 하리.

재위하신 칠 년만에 정종에게 전위하고

상왕위에 계시기를 십 년을 지낸 후에

만수궁에 전좌하사 정사를 버리시니

서리 추풍 백발이라

 

 

3. 정종(定宗)

 

정종대왕 등극하니

그 왕비는 뉘시던가, 경주김씨 부인이요,

부원군은 뉘시던가, 문하시중 천서로다.

등극하신 십 년만에 정종대왕 거동 보소.

창업공을 의논컨댄 나의 공이 제일이라.

태종이 분을 내여 조회에 들어갈 제

용상 앞에 엎드려서 눈길이 수상하니

정종왕비 눈치 알아 정종을 권한 말씀

그 위를 내어주오, 골육상쟁 하오리다.

이때에 태종대왕 골육상쟁 무엇인가.

방연 방석 죽일 때라

정종대왕 그 말 듣고 태종에게 전위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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