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총람/만화본 춘향가

(한시)만화본 춘향가 - III. 본사 2 (3/3)

New-Mountain(새뫼) 2020. 7. 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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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춘향과 이어사가 함께 상경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다

 

如天驛路路文飛, 여천역로노문비

有女同車歸竝軌. 유녀동거귀병궤

雙轎靑帳半空擧, 쌍교청장반공거

兩耳生風驅綠駬. 양이생풍구녹이

吹鑼六騎響前後, 취라육기향전후

淸道雙簇影旖旎. 청도쌍족영의니

監官邑吏設供帳, 감관읍리설공장

座首軍校執鞭弭. 좌수군교집편미

長羈短轡夾路馳, 장기단비협노치

使客之行卿相儗. 사객지항경상의

花容之女玉貌郞, 화용지녀옥모랑

望若神仙同渡泚. 망약신선동도자

傾城傾國月梅女, 경성경국월매여

百譽喧喧無一譭. 백예훤훤무일훼

夫人貞烈好加資, 부인정렬호가자

敎旨踏下金泥璽. 교지답하금니새

床琴並和室家慶, 상금병화실가경

拜謁廟堂祖考妣. 배알묘당조고비

銀臺玉堂貴閥女, 은대옥당귀벌녀

同姓同門作妯娌. 동성동문작축리

門楣亦高老嫗家, 문미역고노구가

孝誠堪稱同虎蜼. 효성감칭동호유

纖葱玉手坐無事, 섬총옥수좌무사

不使春田勞採芑. 불사춘전로채기

盈盈玉粒共案食, 영영옥립공안식

分命家奴田器庤. 분명가노전기치

金屛內室貯紅玉, 금병내실저홍옥

門對終南石磈硊. 문대종남석외위

能文又是等薛濤, 능문우시등설도

尤物元非似妺嬉. 우물원비사말희

春花秋月合歡酒, 춘화추월합환주

玉壺金甁釀黑秠. 옥호금병양흑비

泉源淇水不盡思, 천원기수부진사

時望南湖頻陟圯. 시망남호빈척이

嬌姿爾有笑中香, 교자이유소중향

貴格吾誇眉上痏. 귀격오과미상유

蛾眉好砂誥軸峰, 아미호사고축봉

人賀先山山峛崺. 인하선산산리이

宜春進士女僧歌, 의춘진사여승가

佳約何年逢杜渼. 가약하년봉두미

狂心好色世或譏, 광심호색세혹기

度外讒言同伯嚭. 도외참언동백비

當來好爵領議政, 당래호작영의정

不羡區區楚司烜. 불이구구초사훤

星山玉春緫無色, 성산옥춘총무색

嘗得櫻脣甘似酏. 상득앵순감사이

淸霄東閣樂鍾鼓, 청소동각악종고

遲日南園採芣苢. 지일남원채부이

朝雲可愛還相隨, 조운가애환상수

孟光甘心共耘耔. 맹광감심공운자

醫娥棉婢愧欲死, 의아면비괴욕사

檀屑氷床輕步躧. 단설빙상경보사

先稱絳桃花不發, 선칭강도화불발

更詠周詩江有汜. 갱영주시강유사

 

하늘같이 높은 행차 역마다 노문 날려

춘향과 수레 타고 나란히 올라간다.

쌍교의 푸른 장막 반공중에 우뚝 섰고

두 귀에는 바람 일 듯 녹이를 몰아가네

여섯 기병 나팔 소리 앞뒤에 요란하고

한 쌍의 청도기는 바람에 나부끼누나.

감관과 서리들은 장막치고 어사 맞고

좌수와 군교들은 채찍 잡고 길을 여네.

긴 굴레 짧은 고삐 좁은 길을 내달리니

어사의 행차 길은 정승에 못지않다.

꽃 같은 춘향이와 위엄있는 어사또가

신선이 자수를 건너듯이 함께 간다.

경국지색 아름다운 월매의 딸 춘향이

칭찬은 자자해도 흠은 하나 없구나.

정렬 부인 높은 품계 가자를 내리시니

교지에 금빛 옥새 뚜렷하게 찍혔구나.

부부 서로 화목하니 집안의 경사이고

사당의 조상님을 찾아가 참배한다.

은대 옥당 벼슬 지낸 명문거족 귀한 딸과

한 집안 안에서 동서가 되는구나.

월매가 거처하는 집 문미도 높을시고

효성도 지극하니 호유라고 할 만하다.

가늘고 고운 손이 일 없으니 앉아 있고

봄밭에서 차조 뜯어라 종 부리지 않았구나.

넘쳐나는 좋은 쌀로 상을 차려 함께 먹고.

노복에게 농기구를 다 갖추라 명 내린다.

금 병풍 두른 방엔 홍옥이 쌓여 있고

종남산 쪽 문을 내니 기암괴석 앞에 뵌다.

뛰어난 글재주는 설도와 다름없고

고와도 말희 같은 미색은 아니라네.

봄꽃 보고 가을 달에 합환주를 즐기면서

혹 항아리 금 술병에 기장 술을 빚었구나.

천원과 기수 생각 잊을 길 전혀 없어

때때로 남원 보려 언덕을 올라가누나.

네 자태 웃음 속에 향기가 배어나니

귀골인 이내 몸은 눈썹이 떨리누나.

아미산 좋은 주사 축융봉에 올리고자

선산 가는 사람들은 산처럼 이어졌네.

봄날에 진사들이 여승가를 부르르니

가약 맺은 두미포에서 어느 해에 만나려나.

호색에 빠진다면 세상이 나무라고

뜻밖의 참소는 백비와 한가지라.

앞으로 높은 벼슬 영의정에 오르리니

구차한 초사훤 벼슬 부러워 않으리라.

성산의 좋은 봄도 무색하기 그지없어

고운 입술 입 맞추니 달기가 술과 같다.

맑은 날엔 동각에서 종과 북을 연주하고

해 긴 날엔 남쪽에서 질경이도 캐는구나.

조운이 사랑하여 서로서로 따르는 듯

맹광이 즐거워서 김을 함께 매는 듯.

약시비와 계집종은 부끄러워 죽을 듯하고

얼음 깔린 길을 걷듯 걸음도 조심조심.

강도화를 불러보나 꽃은 피지 아니하고

주나라 강유사를 다시금 읊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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