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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솔 최현배의 '함흥 감옥에서'
반룡산(盤龍山) 좋다 하여, 유산차(遊山次)로 예 왔느냐?
성천강 맑다 하여, 뱃놀이로 예 왔느냐?
아니라, 광풍이 하 세니, 지향 없이 왔노라.
벽돌담에 둘러서, 열 길이나 높아 있고,
겹겹이 닫힌 문에, 낮밤으로 지켜 있다.
지상이 척척(呎尺) 곧 천리라 저승인가 하노라.
아랫목은 식당 되고, 윗목은 뒷간이라,
물통을 책상 하여, 책으로 벗 삼으니,
봄바람 가을비 소리, 창밖으로 지나다.
앉으니 해가 지고, 누우니 밤이 샌다.
보느니, 옛글이요, 듣느니 기적이라.
궁금하다, 세계사 빛이 어드메로 도는고?
* 반룡산, 성천강 : 함흥시에 위치한 산과 강.
* 유산차 : 구경삼아 놀라다는 것.
* 척척 : 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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