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자작소설/시; 98년 즈음

광야에서

New-Mountain(새뫼) 2013. 2. 19. 00:47
728x90

광야

 

나는 그 곳에 서 있지 않다.

그리하여 다시 나는 그 곳에 서 있다.

바람도 불지 않는 곳에서

새소리 물소리도 흐르지 않는 곳에서

인적도 없는 그 곳에서

나는 서 있고 싶다.

 

나는 그 곳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그리하여 다시 나는 그 곳에서 마냥 외쳐본다.

사람이여, 땅이여,

환한 낮이여, 저문 저녁 하늘이여.

듣는 이 하나 없는 그 곳에서

나는 마냥 외치고 싶다.

 

나는 그 곳에 살지 않는다.

그리하여 다시 나는 그 곳에서 살아간다.

처절하게

땀방울 흘리며 핏방울 마시며

이슬 방울 소중히 두 손 가득 담아가며

문득 돌아보아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나는 그 곳에서 살아가고 싶다.

728x90

'자작시와 자작소설 > 시; 98년 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 3일 아침 제물포 역앞 풍경  (0) 2013.02.19
오늘도 비  (0) 2013.02.19
98, 거리에서  (0) 2013.02.19
폭력 연구  (0) 2013.0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