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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의 '납작납작'을 패러디하여
오 O O
꾸벅꾸벅 그렇게 수업 시간
한 몇 분을 졸다가
벽에 걸어놓고 바라본다
흰 배경과 그 위에 줄 두 개가
십자가 모양으로 뻗어있다
이제 긴장하면
친구들과 보조 선생님들도
한 몇 분을 가만히 벽에 붙여 놓고
선생님 보시기 어떻습니까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 선생님께 내 그림을 보이며
발소리도 없이 슬그머니
말소리도 없이 슬그머니
표정도 없이 슬그머니
그렇게 보고 나서
말이 안 나올 정도로 한숨쉬기
그리고 드디어 입을 열고
피도 눈물도 눈꼽만큼도 없이
이게 다 너희들을 위한 거야
네가 보기에 만족하니
- 선생님이 내 그림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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