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또는 함께/학교에서 생각하는

학교에서 - '사평역에서'를 패러디하여 (학생작)

New-Mountain(새뫼) 2016. 5. 13. 16:14
728x90

학교에서

- 사평역에서를 패러디하여

                                  인천ㄱㅎ 고 2학년  ㄱㅅㅇ


쉬는 시간을 좀처럼 오지 않았다

교실 칠판에는 수업 시간 내내 분필가루가 쌓이고

뜨거운 햇살을 반사시키는 유리창마다

선풍이 바람이 스치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손부채질로 펄럭거리고

즐거울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벽에 붙은 선풍기를 '강'으로 돌렸다

내면 깊숙이 쉬고 싶은 마음은 가득해도

땀나는 손바닥을 선풍기에 말려두고

모두들 칠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산다는 것이 때론 상장과 한 묶음의 생기부를

만지작거리며 대학 합격하는 기분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퍼럭이는 손부채질 소리와

후덥지근한 열기 속에서

싸륵싸륵 분필가루는 쌓이고

그래 지금은 모두들 

분필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

수능이 끝나면

힘듦도 뼈아픔고 다 추억인데

색색의 별표시를 치며

수업은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즐거울 순간들을 떠올리며 나는

한 방울의 땀을 닦아내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