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문산문

김득신의 '두 발발이의 싸움이야기(과설)'

New-Mountain(새뫼) 2022. 8. 2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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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설(猧說)

- 두 발발이의 싸움 이야기

김득신(金得臣, 1604~1684)

신영산 옮김

 

 

余投大軱兩猧, 一猧先齧之, 一猧次齧之.

先齧猧暴怒唅呀, 噬次齧猧, 則兩猧共鬪, 不暇齧軱.

여투대고양와 일와선설지 일와차설지

선설와포노함하 서차설와 칙양와공투 불가설고

 

내가 두 발바리에게 큰 뼈다귀를 던지니, 한 놈이 먼저 물어뜯자, 다른 놈이 다음에 물어뜯으러 달려들었다.

먼저 물어뜯은 놈이 사납게 성을 내며 입을 벌려 짖어대자, 다음에 물어뜯은 놈도 물어뜯으니, 두 놈이 함께 싸우느라 뼈다귀를 물어뜯을 겨를이 없었다.

 

忽一他猧過之見棄軱, 銜而走之.

兩猧以共鬪抎其軱. 一猧小者大傷, 一猧大者甚勞.

홀일타와과지견기고 함이주지

양와이공투운기고 일와소자대상 일와대자심로

 

이때 갑자기 다른 발바리 한 마리가 지나다가 버려진 뼈다귀를 보고, 물고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두 놈은 함께 싸우느라 그 뼈다귀를 잃고 말았다. 작은 놈은 크게 다쳤고, 큰 놈은 매우 지쳤기 때문이다.

 

嗟夫. 若使小猧知其力弱, 不與大猧鬪, 則固無大傷.

不量其力, 相與鬪而大傷, 彼小猧甚不量其力者也.

兩猧以軱共鬪, 竟以軱與他猧.

차부 약사소와지기력약 불여대와투 칙고무대상

불량기력 상여투이대상 피소와심불량기력자야

양와이고공투 경이고여타.

 

아아, 만약 작은 놈이 그 힘이 약함을 알아 큰 놈과 싸우지 않았다면, 진실로 크게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서로 싸우다가 크게 다쳤으니, 저 작은 놈은 심히 자기의 힘을 헤아리지 못하는 놈이다.

두 놈이 뼈다귀 때문에 함께 싸웠지만, 마침내 뼈다귀는 다른 놈에 빼앗겼다.

 

嗟夫. 世之爭功名者, 無乃亦如兩猧之爭軱耶.

차부 세지쟁공명자 무내역여양와지쟁고야

 

아아, 세상에서 공명을 다투는 사람들도, 또한 두 발바리가 뼈다귀를 다투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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