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신의 '두 발발이의 싸움이야기(과설)'
과설(猧說)
- 두 발발이의 싸움 이야기
김득신(金得臣, 1604~1684)
신영산 옮김
余投大軱兩猧, 一猧先齧之, 一猧次齧之.
先齧猧暴怒唅呀, 噬次齧猧, 則兩猧共鬪, 不暇齧軱.
여투대고양와 일와선설지 일와차설지
선설와포노함하 서차설와 칙양와공투 불가설고
내가 두 발바리에게 큰 뼈다귀를 던지니, 한 놈이 먼저 물어뜯자, 다른 놈이 다음에 물어뜯으러 달려들었다.
먼저 물어뜯은 놈이 사납게 성을 내며 입을 벌려 짖어대자, 다음에 물어뜯은 놈도 물어뜯으니, 두 놈이 함께 싸우느라 뼈다귀를 물어뜯을 겨를이 없었다.
忽一他猧過之見棄軱, 銜而走之.
兩猧以共鬪抎其軱. 一猧小者大傷, 一猧大者甚勞.
홀일타와과지견기고 함이주지
양와이공투운기고 일와소자대상 일와대자심로
이때 갑자기 다른 발바리 한 마리가 지나다가 버려진 뼈다귀를 보고, 물고 달아나버렸다.
하지만 두 놈은 함께 싸우느라 그 뼈다귀를 잃고 말았다. 작은 놈은 크게 다쳤고, 큰 놈은 매우 지쳤기 때문이다.
嗟夫. 若使小猧知其力弱, 不與大猧鬪, 則固無大傷.
不量其力, 相與鬪而大傷, 彼小猧甚不量其力者也.
兩猧以軱共鬪, 竟以軱與他猧.
차부 약사소와지기력약 불여대와투 칙고무대상
불량기력 상여투이대상 피소와심불량기력자야
양와이고공투 경이고여타.
아아, 만약 작은 놈이 그 힘이 약함을 알아 큰 놈과 싸우지 않았다면, 진실로 크게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 그 힘을 헤아리지 못하고 서로 싸우다가 크게 다쳤으니, 저 작은 놈은 심히 자기의 힘을 헤아리지 못하는 놈이다.
두 놈이 뼈다귀 때문에 함께 싸웠지만, 마침내 뼈다귀는 다른 놈에 빼앗겼다.
嗟夫. 世之爭功名者, 無乃亦如兩猧之爭軱耶.
차부 세지쟁공명자 무내역여양와지쟁고야
아아, 세상에서 공명을 다투는 사람들도, 또한 두 발바리가 뼈다귀를 다투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