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인천의 옛문학, 이규상의 '인천의 노래(인주요)'

New-Mountain(새뫼) 2022. 8. 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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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뫼한시)인주요-이규상.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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仁州謠(인주요) ; 인천의 노래 9

 

이규상(李奎象; 17271799)

신영산 옮김

 

 

(1)

仁州風俗似窮鄕 인주풍속사궁향   인주 고을 풍속은 궁벽한 시골과 유사하니

不識靑雲有玉堂 부지청운유옥당   높으신 벼슬아치 옥당에 있음을 모르더라.

女戴草囊男氈笠 여대초낭남전립   아낙들은 풀 광주리 머리 이고, 사내들은 털벙거지 머리 쓰고

日生忙出蛤魚場 일생망출합어장   해가 뜨면 조개 캐고 물고기 잡으러 급하게 나선다네.

 

 

(2)

端陽過後一旬垂 단양과후일순수   단오가 지난 뒤에 열흘 정도 지나면

政是鰣魚上浦時 정시시어상포시   바로 이때 준치가 포구로 올라올 때이구나.

馬賈船商來又去 거고선상래우거   말을 탄 장사꾼과 배를 탄 장사꾼이 오고 가니

繁華粧點碧波涯 번화장점벽파애   푸르른 바닷가가 번성하니 화려하게 꾸몄도다.

 

 

(3)

編箔排椽截海橫 편박배연절해횡   말뚝에다 발을 엮어 지나는 바닷물을 끊었으니

重重圈作內中城 중중권작내중성   겹겹으로 이어 놓은 어살 안이 내성이 되었다네.

潮來潮去須臾後 조래조거수유후   바닷물 밀려왔다 밀려가는 아주 잠깐 사이에

螺蟹魚蝦戢戢盈 나해어하집집영   소라와 게, 생선과 새우까지 가득가득 모였구나.

 

 

(4)

拿得鯔魚一尺全 나득치어일척전   숭어를 잡아 끌어 올리려니 한 자가 넘었구나.

瞥然飜手索頭懸 별연번수색두현   별안간 손을 날려 머리를 찾아내어 매달려니

忙從別浦潛身出 망종별포잠신출   재빠르게 달아나니, 특별한 포구에 잠긴 몸이 드러나서

或恐看於箭主前 혹공간어전주전   혹여나 어살 친 주인에게 보일까 봐 두려워함이라네.

 

 

(5)

童蛤淺埋大蛤深 동합천매대합심   어린 대합 얕은 데 묻혀 있고, 큰 대합은 깊게 있고

絡締巢穴杳難尋 낙체소혈묘난심   낙지가 숨은 구멍 묘연하여 찾기가 어려워라.

浦娘競把尖鉤鐵 포낭경파첨구철   포구의 아낙들은 다투어서 쇠갈퀴를 움켜쥐고

細掘融泥似捻針 세굴융니사념침   촘촘하게 뻘밭 파니 바늘로 찌르는 듯하구나.

 

 

(6)

蜂窠燕壘闢鹽廚 봉과연루벽염주   벌집인 듯 제비집인 듯 소금 삶는 부엌이 늘어있고

鹽釜鹽成白雪鋪 염부염성백설포   소금 솥에 소금이 말라가니 흰 눈처럼 퍼졌구나.

寄水生涯君莫笑 기수생애군막소   바닷물에 기대 사는 삶이라고 그대는 비웃지 마소.

五行民食一般需 오행민식일반수   세상 모든 백성들이 두루 먹는 소금을 구함이네.

 

 

(7)

四月風和平海波 사월풍화평해파   사월에 부는 바람 온화하고 파도가 잔잔하니

漕船千百一時過 조선천백일시과   세미 실은 수많은 조운선 일시에 지나가네.

大砲聲放紅旗颭 대포성방홍기점   대포 소리 울려 퍼져 붉은 깃발 허공에 일렁일 제

津吏迎舠似擲梭 진리영도사척사   나룻터의 관리들은 북 던지듯 재빠르게 배를 맞지.

 

 

(8)

孫石墳前潮打垠 손석분전조타은   손돌의 무덤 앞에 밀물이 벼랑에 부딪히니

精靈竟作海中仙 정령경작해중선   손돌의 혼 마침내 바다의 신선이 되었다지.

船人到此齊虔告 선인도차제건고   뱃사람들 예 이르러 정성스레 제사를 지내지만

不盡風波禍福人 부진풍파화복인   바람 파도 그치지 않았거니, 화도 복도 주었구나.

 

 

(9)

龍流島上産龍駒 용류도상산용구   용유도의 최상품은 용처럼 보이는 말이라지만

蒼白毛中聳骨癯 창백모중용골구   푸른 하늘 하얀 구름 사이로 뼈가 솟아 야위었네.

牧子來尋空見跡 목자래심공견적   목동이 찾아왔지만 헛되이 자취만 보았는데

雲騰雷掣海山紆 운등뇌체해산우   구름 오르고 우레 치니 바다와 산이 함께 얽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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