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이민성의 '보리타작 노래(타맥사)'

New-Mountain(새뫼) 2022. 4. 19.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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打麥詞(타맥사)  ;  보리타작 노래

 

李民宬(이민성, 1570~1629)

신영산 옮김

 

 

高田多稂莠         고전다랑유         산 아래 높은 밭엔 피가 많이 자라났고,

窊田易魯莽         와전역로망         물가의 낮은 밭도 가라지가 우거졌네.

田家豈不苦         전가기불고         이러하니 농가들이 어찌 힘들지 않겠는가.

六月少在戶         육월소재호         유월이니 집에는 일할 이도 적을 거라.

 

麥老南疇收正急 맥로남주수정급   보리가 잘 익어 남쪽 밭이 수확하기 급해가니,

傭徒飯腹腰鎌去 용도반복요겸거   일꾼들 먹이고서 허리에 낫을 채워 가는구나.

鎌如初月翻霜鍔 겸여초월번상악   초승달 같은 낫에 서리처럼 서슬이 번득이니,

割盡黃雲應幾許 할진황운응기허   베어 넘긴 보리 이삭 누렇게 펼쳐진 게 얼마인가.

短秉長束積如堵 단병장속적여도   짧게 잡아 길게 묶은 보릿단이 담장처럼 쌓이는데,

滯穗更利貧家女 체수갱리빈가녀   남겨진 이삭들은 가난한 집 여인들에게 도움 되네.

編條橫貫白木柄 편조횡관백목병   다발다발 묶어내어 흰 나무에 한꺼번에 꿰려는데,

晴日空中霹靂怒 청일공중벽력로   맑은 날 하늘에서 갑자기 벼락 소리 요란하구나.

伊邪聲促響山精 이사성촉향산정   아이고, 소리가 급하도다, 벼락은 산 울리고,

鵓鳩啼黑前峯雨 발구제흑전봉우   비둘기도 따라 울고 어두워지며 앞산에 비 내린다.

心忙不暇戀飢渴 심망불가련기갈   마음이 황급하고 여유가 없었으니 목이 타고,

橐底壺飧半成土 탁저호손반성토   밥 담아온 자루의 바닥까지 반이 넘게 흙 들었네.

 

十分精簸送官倉 십분정파송관창   보리쌀 잘 까불어서 관아의 창고로 보냈구나.

卒歲且有贏餘數 졸세차유영여수   올해도 이렇게 지내려니 잠시 틈이 생겼으니

田家雖苦有樂時 전가수고유락시   비록 농삿일은 괴롭지만 즐거운 때도 있어

飽臥終年帶鬆肚 포와종년대송두   배불리 먹고 누워 일 년 내내 배를 쓸게 되었어라.

但願官家不奪時 단원관가불탈시   다만 관가에 빼앗기지 않기를 원하노니

歲歲年年長此苦 세세년년장차고   해마다 이어가는 이 괴로움은 길기만 하였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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