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서거정의 '베 짜는 여인의 삶(직부행)'
New-Mountain(새뫼)
2022. 4. 17. 07:25
728x90
織婦行(직부행) ; 베 짜는 여인의 삶
徐居正(서거정, 1420∼1488)
신영산 옮김
霜風昨夜如箭瞥 상풍작야여전별 어제 밤엔 화살이 나는 듯이 서릿바람 불어오더니
機上絲頭半凍裂 기상사두반동렬 베틀 위의 실뭉치가 반이 넘게 얼어붙어 터졌다네.
機邊織婦續斷絲 기변직부속단사 베를 곁에 베 짜는 아낙이 끊어진 실 이어갈 제
兩手龜盡寒砭骨 양수구진한폄골 두 손은 거북처럼 갈라지고 뼈에 한기 사무치더라.
理絲軋軋鳴寒梭 이사알알명한사 끊긴 실을 이어가며 찰칵찰칵 싸늘하게 북 우는데
自恨身爲他人織 자한신위타인직 남을 위해 베를 짜는 아낙은 스스로 한스럽도다.
織成下機催刀尺 직성하기최도척 다 짜고는 베틀에서 베를 내려 가위질을 재촉하려니
官租私債迷緩急 관조사채미완급 관아에 낼 세금과 사사로운 빚 어느 것이 먼저인가.
官私兩糶那可辜 관사량조나가고 관아인들 사사롭든 두 빚을 어찌 벗어날 수 있으리오.
此身寧忍無裙襪 차신녕인무군말 이 몸은 치마와 버선 없이 참으면서 지내는도다.
嗚呼旣作田家婦 오호기작전가부 아아, 이미 이 몸은 농사꾼의 아낙이 되었으니,
卒歲甘分無衣褐 졸세감분무의갈 섣달에도 옷 한 벌 없는 것이 달게 받을 분수구나.
終然不學娼家兒 종연불학창가아 그리해도 술집에서 기생 일을 배우지 않으려니,
爲人謌舞衣滿篋 위인가무의만협 남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는 옷 원하지 않겠노라.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