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서거정의 '농사 지으며 살아가기(전가행)'

New-Mountain(새뫼) 2022. 4. 6.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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田家行(전가행)  ;  농사 지으며 살아가기

徐居正(서거정, 1420∼1488)

신영산 옮김

 

 

 

田家田家樂未樂 전가전가락미락   농가여, 농가여, 즐거운가, 즐겁지 아니한가,

一家辛苦皆仰力 일가신고개앙력   온 집안이 고생고생 농사한다 있는 힘을 다하느라

主翁白髮親扶犁 주옹백발친부리   아비는 늙었어도 흰머리로 쟁기질을 몸소 하고,

大兒小兒皆耕耨 대아소아개경누   큰아들 작은아들 모두 다 땅을 갈고 김 매누나,

 

去年種粟田力薄 거년종속전력박   지난해엔 밭에 조를 심었지만 땅힘이 척박하니

充租納糶猶未足 충조납조유미족   세금을 바쳤더니 빌린 곡식 갚기에도 부족했지.

今年種秫因旱澇 금년종출인한로   금년에는 차조를 심었는데 가뭄과 홍수 들어

一粒不收命如繰 일립불수명여조   한 톨도 거두지 못했으니 목숨이 실낱이라.

 

南池菱芡猶未飽 남지릉검유미포   남쪽의 연못에서 따온 연밥 배 채우기 부족한데

昨夜府帖徵靑苗 작야부첩징청묘   어젯밤에 세금 내라 독촉하여 청묘전*을 징수하네.

 

欲向東隣賣黃犢 욕향동린매황독   동쪽의 이웃에게 송아지를 팔려고 하였더니

黃犢背瘡蹄盡斲 황독배창제진착   송아지의 등은 헐고 발굽은 다 깎여 버렸구나.

蹄盡斲可奈何     제진착가내하      발굽이 다 깎였으니 이 송아지 어찌 팔 수 있겠는가.

門前催吏如火急 문전최리여화급   문 앞에서 아전의 독촉이 급하기는 불같은데.

 

* 청묘전 - 나라의 쓰임이 급하다고 벼가 익기도 전에 부과하던 세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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