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풀어 읽기/한시,부

이형상의 한시, '구담방석(구담사의 스님을 찾아가서)'

New-Mountain(새뫼) 2022. 2. 20.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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瞿曇訪釋  구담방석

 

                         이형상(李衡祥, 1653~1733)

                         신영산 옮김

 

吟笻先訪老瞿曇 음공선방노구담

獘衲何年結此庵 폐납하년결차암

堆寂逗雲窺色相 퇴적두운규색상

指空飛錫鎖烟嵐 지공비석쇄연람

禪心已啓藏龍鉢 선심이계장룡발

大性猶期照佛龕 대성유기조불감

工倒劫塵堪此腹 공도겁진감차복

未生顔目果誰探 미생안목과수탐

 

          구담사의 스님을 찾아가서

 

끙끙이며 대지팡이 의지하여 찾아가니, 부처 같은 스님 있어

헤어진 장삼 입고 맞이하니, 이 암자에 어느 해에 들었는가.

머무는 구름들을 고요하게 쌓아가며, 만물 형상 엿보다가

허공 향해 지팡이를 던져두어, 안개와 아지랑이에 잠겼도다.

마음은 고요하게 이미 열려, 바리때에 용을 담아 가두었을 터

커다란 깨달음이 암자 안에 비추기를, 오히려 기약하는가.

공부를 잘못하여 속세에 유혹됨은, 이내 몸이 감당하려니

얼굴에 보는 눈도 아직 없는 그대이니, 과연 누가 찾으려나.

 

* 구담사 : 신라 문무왕 때 원효가 창건한 영종도 백운산의 동북쪽 기슭에 사찰로, 흥선대원군이 중수하면서 이름을 용궁사로 바뀌었음.

* 바리때에 용을 가두다 : 석가모니가 제자인 가섭이 섬기던 화룡의 굴에 들어가, 용을 바리때(승려가 쓰는 나무그릇) 안에 담아 가지고 나왔다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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