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들께
지난번에 글월을 올리고 거의 두 달여가 흘렀습니다. 그간 평안하셨습니까?
3학년 6반 담임 신영산입니다. 늘 글월로 안부를 여쭙는 무례입니다.
지난 주 엄청난 비가 쏟아지더니만, 이번 주는 상쾌하게 파란 하늘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바람과 안개와 비로 흘러가는 시간을 지체하던 4월과 5월이었는데, 이제 유월을 목전에 두고 봄에서 여름으로 순식간에 계절을 바꾸어 가는 듯합니다.
이런 시간의 흐름은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더 실감나게 느껴집니다. 이제 바야흐로 저나 아이들이나 부모님을 많이 피곤하게 하는 시간이 머지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벌써 수업 중 문득 널브러져 잠이 드는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되는 것도 그러합니다. 쥐어박아 깨우려 하다가고 머뭇거리게 되는 것은, 저 역시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책상 위해 눕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 아이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운동장에서 공을 차며 이겨내며 잘들 이겨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소 측은하기도 하지만 대견함도 있습니다.
고작 두 달일 뿐이지만, 그간 학교와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옷차림처럼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벌써 전국연합고사(수능모의시험)를 두 번이나 치렀고, 1회고사(중간고사)도 보았습니다. 만족한 결과를 얻어낸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고, 자신의 노력보다 너무 저조하여 실망하는 아이들도 있겠습니다. 만족하면 그 만족을 이어가기 위해, 부족하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지루한 책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끄러움과 미안함으로 자신들의 성적을 부모님께 알리지 않은 아이들이 있지는 않았는가 걱정이 되어 이 글월과 함께 성적표 석 장을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성적표는 4월말에 치렀던 “3학년 1학기 1회고사 성적표”입니다. 3학년 1학기 성적이 합산되어 내신 성적이 완성됩니다. 다만 2회고사와 수행평가가 합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확정된 결과는 아닙니다. 그래도 이번 시험에서 부족했던 점과 2회고사(기말고사)에서 어떤 과목에서 더 힘을 쏟아야 하는지 알 수는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결과를 살펴보시고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 한 장의 성적표는 “개인별 내신자료 일람표”인데, 아이들의 2학년 때까지의 내신 성적입니다. 숫자가 많은데 부모님들이 유의 깊게 보실 항목은 석차등급입니다. 이 등급을 통해 아이들의 상대적인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 3학년 성적이 합산되어 장차 닥칠 수시의 중요한 기반 자료가 될 것입니다. 다만 이 수치는 모든 과목을 다 합한 것이기에 대학이나 전형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개 자연계열에서는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교과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맨 아래 칸은 아직 3학년 성적이 포함되지 않았기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마지막 성적표는 “개인별 수능 일람표”입니다. 지난 3월과 4월 아이들이 치렀던 전국연합평가(모의수능고사) 결과입니다. 최저가 포함된 수시전형이나 정시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수능은 여전히 중요한 입시의 관문입니다. 지난 두 번의 시험을 통해 아이들의 현재 위치가 어디쯤 있는지와 앞으로 더 얼마나 열심히 노력을 쏟아야 하는지를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무거운 자료들을 보내드려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부모님들께 송구스럽기도 합니다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들 결과 모두가 우리가 함께 아프게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 사료됩니다.
또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의 곧 닥칠 유월이란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슬슬 수시 모집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는 때입니다. 수시의 일정이라든지, 모집대학, 모집인원 등은 본격적인 입시가 시작되는 7월경에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다만 수시 전형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말씀드리려 합니다.
우선 여러 방송매체에서 정시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보고 들으셨을 줄 압니다. 하지만 이는 확정되지 않은 것이고, 설사 확정되더라도 현재 3학년 학생들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올해도 대략 70% 이상의 학생들이 수시로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6반 아이들도 많은 수가 수시를 통해 대학에 입학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성적이나 적성, 특기, 장점 등이 가장 발휘될 수 있는 학교나 학과 전형 방법 등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그 첫 준비가 이루어지는 시기가 5월말부터입니다.
저도 5월말부터 아이들에게 전체적으로 전달하거나, 개별적인 상담을 통해 이러한 준비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들이 가장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입시에 대한 고민과 소통이 비단 학교에서의 일뿐 아니라 아이들과 부모님들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하겠습니다.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드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시고 고민도 함께 나누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혹 입시나 아이들의 생활에 대해 궁금하신 일이 전화로나 메일로나, 직접 내교하시거나 하여 언제든지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성심껏 답변 드리겠습니다.
너무 글을 길게 써서 혹 핵심을 놓치게 되지 않았는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입니다.
건강에 유의하시고 저와 부모님들이 함께 원하는 바가 꼭 이루어지지를 기원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담임 신 영 산 올림 (newmountain@ice.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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