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流丐滿巷(유개만항)
李衡祥(이형상, 1653~1733)
신영산 옮김
거지와 유민이 가득한 거리
今歲凶荒八路同 금세흉황팔로동 올해에도 흉년이 들었음은 팔도가 똑같으니,
九重春色倍夏忡 구중춘색배하충 하늘은 봄빛이어도 앞으로 여름날이 더 근심이라.
初仍地啞耕收絶 초잉지아경수절 처음 땅이 귀먹는 날 밭 갈기와 추수가 끊겨 있고,
更値天聾垤室空 갱치천롱질실공 다시 하늘 귀먹는 날 개밋둑 같은 집들 비었도다.
藁殣滿街山似窄 고근만가산사착 말라버린 시체들은 길마다 가득하여 산길도 좁아졌으니,
萑窺藏藪道難通 추규장수도난통 그 자리에 초목이 우거졌으니 다니기도 어려워라.
顔瓢抵處皆無巷 안표저처개무항 안회가 즐기던 단표누항 이 거리엔 없으니,
孰枕蔬肱可樂中 숙침소굉가락중 어느 뉘라 나물 먹고 팔베개 한다하며 즐거워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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